전세기 운항 취소에도, 삼성 '5나노 최신칩' 中서 화려한 데뷔
삼성이 최신 미세공정인 5나노미터(㎚·10억분의 1m)를 적용한 모바일용 칩셋을 중국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B2B2C' 전략에 따라 삼성은 현재 중국의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B2B2C는 스마트폰·TV 같이 소비자와 기업이 직접 거래하는 B2C에만 의존하지 말고,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을 늘려야 삼성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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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기 취소됐지만, 삼성 최신칩 공개는 그대로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5나노 공정을 적용한 최신 칩셋 '엑시노스 1080'의 공개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중국 정부가 삼성 전세기 두 편의 운항을 돌연 취소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발표회는 약 200명이 모인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상하이 지역 최대 종합편성채널 '동방위성 TV'에서 방송 뉴스에 다룰 정도였다.
엑시노스 1080은 비록 중급기기용 칩셋이지만, 삼성이 중앙처리장치(CPU) 개발팀을 재편하고 처음 내놓은 신작이다. 삼성전자에서 비메모리 칩 개발을 맡는 시스템LSI사업부는 애플·퀄컴과의 성능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회사 내부에 있던 중앙처리장치(CPU) 개발팀을 해체하고, ARM의 '코어텍스' 설계도를 그대로 쓰는 '레퍼런스 칩' 전략을 택했다. 이에 따라 CPU의 뼈대를 이루는 코어 구조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이날 발표회에서 판슈에바오(潘学宝) 삼성전자 중국 반도체연구소 상무는 "엑시노스 1080은 최대 2.8기가헤르츠(㎓)로 작동할 수 있고, 멀티코어 성능은 전작(엑시노스 980) 대비 약 두 배 높아졌다. 전력 효율성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미지센서는 최대 2억 화소, 카메라는 최대 6개까지 칩셋에서 성능 지원이 가능하다. 고해상도 센서를 선호하는 중국 스마트폰 이용자를 겨냥했다.
일단 엑시노스 1080은 중국 비보의 신작 스마트폰 'X60'에 처음 탑재된다. 이어 '갤럭시 A시리즈' 2021년 작에 들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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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나노 최상급 '엑시노스 2100'도 조만간 공개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1080와 같은 5나노 공정에서 설계한 최상급 칩셋 '엑시노스 2100'(가칭)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로써 삼성도 애플이 아이폰12에 장착한 'A14'와 마찬가지로 5나노 칩셋 성능 경쟁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 공정의 선로폭이 좁을수록 칩을 더 작게 만들수 있고, 이에 따라 발열량도 줄어든다. 애플의 A14과 맥북용 최신칩 'M1'은 대만 TSMC가 5나노 공정에서 위탁생산(파운드리)하고 있다.
퀄컴도 다음 달에는 5나노 공정을 적용한 '스냅드래곤 875'를 공개할 예정이다. 스냅드래곤 875의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담당할 업체로는 삼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TSMC가 5나노 공정을 애플·AMD에 우선 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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