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시아경제(남양주)=이영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술실 CCTV 설치는 환자와 의료진 간의 신뢰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지사는 13일 경기도 지원을 받아 수술실 CCTV를 설치한 첫 민간병원인 남양주 소재 국민병원을 찾아 병원 관계자, 의료사고 피해자 가족 등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수술실 CCTV는 본인 동의하에 촬영했다가 꼭 원하는 경우에 열람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기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나 기술 유출의 문제가 전혀 없다"며 "(환자와 의료진 간) 완벽한 신뢰관계가 만들어 진 것으로 의료사고를 방지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익적 차원에서 입법화하기 전에 공공영역 의료기관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했으면 좋겠다"며 "자발적으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한 국민병원에 감사드리고 더 원활하게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상욱 남양주 국민병원 원장은 "개인적으로 수술실 CCTV는 의료진 감시가 아니라 의료진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병원이 시발점이 돼서 의사들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응천 국회의원은 "과거 검사로 일할 때 가장 꺼려하던 사건이 의료사고다. 입증 책임이 의료지식이 없는 피해자 쪽에 있기 때문에 결국은 불명확하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전제 아래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 수술실 CCTV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남국 국회의원은 "법안을 발의할 때 지역 병원장님들께서 환자와 의사 사이에 신뢰를 회복하고 더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는 제도라며 오히려 긍정적인 의사표시를 해주셨다"며 "막연하게 불편함과 부담을 느끼는 의사들에게 이런 점을 더 적극적으로 알려 많은 병원이 참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환자나 보호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없이 CCTV 촬영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나금 씨는 "선량한 의사들을 보호하고 수술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번 21대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가 꼭 법제화되길 바란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이 씨는 2016년 아들이 수술을 받다 사망한 이후 수술실 CCTV 법제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현재 '민간의료기관 수술실 CCTV 설치ㆍ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비의료인 수술 등 불법 의료행위로 인한 의료사고 방지와 환자 인권침해 예방 등을 위해 수술실 CCTV 설치를 민간의료기관까지 확대하기 위한 사업이다. 도는 CCTV를 민간 병원이 설치할 경우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도는 지난 5~6월 의료법 제3조에 따른 병원급 민간의료기관 중 수술실이 설치된 기관을 대상으로 두 차례의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2개 기관이 선정됐고 국민병원이 도비 3000만원을 지원받아 전국 최초로 민간의료기관 수술실 CCTV 설치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국민병원은 수술실 3곳에 CCTV 3대를 설치했다. 지난 2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국민병원은 최근 1년 간 1000건이 넘는 수술건수를 기록한 곳이다.
이재명 지사는 앞서 지난 7월 국회의원 300명에게 '의료기관 수술실 CCTV 설치' 입법지원 요청 편지를 전달했다. 김남국ㆍ안규백 의원이 이런 내용을 담은 '의료법 일부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도는 앞으로 '경기도 지원 수술실 CCTV 설치ㆍ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수술실 CCTV 설치 확대를 위한 도 차원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도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은 모두 수술실에 CCTV가 설치돼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9월말까지 총 수술건수 3892건 중 2591건에 대한 촬영이 이뤄져 동의율이 67%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열람 요청은 한 건도 없다.
한편, 정부는 이날 '무리한 유도분만으로 신생아가 사망했다'며 분만실, 신생아실, 수술실 등의 폐쇄회로(CC)TV 설치를 요청한 국민청원에 대해 "관련 입법 논의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답변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청원은 이전에도 몇 차례 청원 답변 요건을 넘기고 답변도 했을 만큼 국민의 요구가 높은 사안"이라며 "다만 환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의 프라이버시 침해, 의료인의 방어적 진료 가능성 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다른 의견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숙고의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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