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국산 車 안 사"..中 소비자들 "브랜드 경쟁력 떨어져, 외제차 선호 극심"

윤솔 인턴 기자 2020. 11. 13. 18:3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내수 수요 충성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두자릿수 성장세를 보인 반면 중국 소비자들의 외제차 선호 경향은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다.

13일(현지 시각)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세단은 닛산의 ‘실피’였고, 그 뒤를 도요타의 ‘코롤라’, 폭스바겐의 ‘라비다’가 차지했다.

이 외에도 판매량 상위 리스트를 독일 폭스바겐, 미국 제네럴모터스(GM), 일본 닛산·혼다·도요타가 차지하면서 판매량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외제차들이 들어섰다.

지난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국유 기업인 디이자동차(FAW 그룹) 공장을 방문해 "국가 브랜드 강화를 위해 기술 자립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시 한 번 자체 자동차 개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중국도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은 부족하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중국 국유 기업인 디이자동차(FAW 그룹)의 ‘홍치'.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정부는 오래 전부터 이미 국내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해왔다. 지난 1994년 발표된 자동차 산업 육성 계획에서 중국은 "2010년까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진 3~4개 브랜드를 구축하고 이들의 독점 개발, 생산, 판매를 가능케 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중국 자체 브랜드 자동차들은 2010년 중국 국내 자동차 시장의 45.6%를 점유하면서 순조로운 성장을 보이는 듯 했지만, 해당 년도 이후 점차 하락하더니 올해 14.1% 하락한 37.1%를 기록했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의 3분의 2가 외제차인 셈이다.

닛케이는 특히 2010년부터 10년간 독일제 수입차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했으며, 일본제 수입차의 경우 이미 2010년 이전부터 꾸준히 20%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하이에 위치한 컨설팅 기업 알릭스파트너스의 스티븐 다이어 상무는 "대부분의 자동차 시장은 국내 브랜드가 다수를 차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결과적으로는 중국에서도 자체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 과정이 무척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어는 중국 정부가 오랜 시간 동안 해외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중국 국유기업들과의 합작을 의무화했던 점이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 정책 덕분에 국유기업들이 상당한 이윤을 얻고, 자체 브랜드 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반면, 국유기업들이 자체 제품과 자체 기술을 개발해야 할 긴박감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는 정부 규제가 완화되면서 해외 메이커들이 기존의 합작투자의 소유권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게 됐지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큰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한편 일부 국유 기업들은 최근 급부상하는 ‘전기차 시장’을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새 희망으로 보고 있다.

국유기업인 광저우자동차(廣州汽車)는 지난 9월 자체 브랜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하이엔드 전기차 브랜드인 보이아(Voyah)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이들은 화웨이, 텐센트 등 정보기술(IT) 회사들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내년 초 독자적인 전기차 모델을 계획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국유기업인 상하이자동차(SAIC)는 최근 2025년까지 60개의 독점 모델을 포함한 100여개의 신에너지 자동차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중국 정부 또한 국무회의 문건에서 "신에너지차 개발은 자동차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언급하며 강력한 투자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 속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의 두궈중 차장은 지난 10월 베이징 국제자동차박람회에서 "중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중국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중국 자동차 브랜드를 이해하고 있지 않고, 인정하고 있지 않다"며 "브랜드 인식개선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