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색깔 보면 알아" 대구 달서구의원 여기자 성희롱 논란

김정석 입력 2020. 11. 14. 10:22 수정 2020. 11. 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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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의회 본회의장 모습. 대구=김정석기자


대구 달서구의회 소속 국민의힘 A 의원이 의회 출입 여성 기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달서구의회 등에 따르면 A 의원은 “여자 가슴 모양이나 배꼽 모양 등을 보면 그 사람의 여러 가지를 알 수 있다”는 내용으로 인터넷 언론사 여성 기자 B씨에게 말했다고 한다.

B 기자는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A 의원으로부터 수 차례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슴 색깔, 모양을 봐야 한다, 배꼽 모양을 정확하게 알고 몸을 한 번 딱 섞어보면 그 사람의 관상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B 기자가 A 의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녹음된 녹취록에 따르면 A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A 의원은 “후배한테 농담도 좀 할 수 있지 않느냐”며 “비유를 한 것이지 (성희롱 발언을) 한 적은 없다. 농담이든 어떻게 됐든 (불쾌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달서구의회 여성 의원들은 13일 달서구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희롱 및 여성비하 발언을 한 의원과 이를 무마하려 한 의원은 공개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성 의원들은 김귀화·김정윤·이신자·홍복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화덕·조복희 국민의힘 의원, 안영란 무소속 의원 등이다.

이들은 “의회를 출입하는 기자가 A 의원으로부터 원색적인 성희롱적 발언을 수 차례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A 의원이 다른 여성 의원들에게도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B 기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A 의원이 ‘여성 구의원들은 공천을 받기 위해 부적절한 행동을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A 의원과 함께 여성 의원들의 비판을 받은 민주당 소속 C 의원은 B 기자에게 전화해 “의회를 대표해서 전화한다. 저를 봐서라도 좀 덮어 달라”며 중재를 시도했다고 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권근 달서구의회 의장은 “이런 사태가 생긴 것 대해 의장으로서 사과 드린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의장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여성의원들은 대구지검 서부지청에 A 의원을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B 기자도 11일 A 의원을 성희롱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달서구의회는 오는 18일 긴급 임시회를 열고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A 의원과 C 의원의 징계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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