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만 '99명 제한'..동시다발적 수백 명 집회

김상민, 홍영재 기자 입력 2020. 11. 14. 20:21 수정 2020. 11. 1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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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4일) 가장 관심이 쏠린 건 지금부터 전해드릴 집회 소식입니다. 확진자가 200명을 넘은 가운데 서울과 부산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동시에 집회가 열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회의 자유보다 국민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감염이 번지면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며 재고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집회는 예정대로 진행됐습니다. 일부 도시에서는 집회 참가자가 700명 이상 모였습니다. 

집회 현장, 김상민, 홍영재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오늘 하루에만 19개 집회가 예정됐던 서울 여의도 일대는 오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국회 주변으로 기다란 차벽이 만들어졌고 일부 경찰관은 전신 방호복까지 챙겨 입었습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은 전국 분산 개최, 인원수 제한을 내걸고 집회를 밀어붙였습니다.

[집회 참가자 : 코로나 때문에 너무 힘든 노동자들이 많거든요. 목소리들은 잘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면서도 인원수를 분산하는 쪼개기식 집회를 강행하는 데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한 듯 참가자를 99명으로 제한해 일정 간격을 두고 띄워 앉히고 투명 얼굴 가리개까지 쓰게 했습니다.

[한미경/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 (집회가 끝난 뒤) 삼삼오오 식사를 하시거나 이런 일이 절대 없도록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민중대회 신고 구역 안에는 이렇게 의자 500석이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뒤쪽에는 보이지 않는 전태일이 앉아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로 비워뒀고, 무대 앞에 앉은 대표단과 시민, 그리고 행사 진행 요원 99명만 들어와 있습니다.

집회장 바로 옆에서는 일부 관계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함께 구호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여러 단체가 저마다 진행한 집회와 거리행진에서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습니다.

참가자가 99명으로 제한된 서울과 달리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수백 명이 모인 진보단체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부산에서는 580명이 참가했고, 세종 700명, 청주에도 550명이 모였습니다.


참가자가 많다 보니 바짝 붙어 앉는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됐습니다.

경찰은 오늘 서울 30곳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40여 곳에서 노동자와 민중대회가 열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양현철·하호영 KNN,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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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집회에서는 불만부터 터져 나왔습니다.

정부가 지난 10월, 개천절 때 보수단체의 집회는 차벽까지 쌓아 막아놓고서는 오늘 노동자와 시민단체에게는 99명씩 쪼개기식 집회를 허용했다는 겁니다.

[집회 참가자 : (집회) 금지 그러는데 '왜 그래? 불공정하잖아' 하면 (정부가) 방역 방해라고 해요. 이것도 징역 5년이야.]

나름 의자 간격을 띄고 옷에 표식까지 붙여 참가 인원 99명을 맞췄다지만, 방역 수칙을 어겨 현장 감독에 나선 공무원과 실랑이도 이어졌습니다.

[(마스크 착용 지적) 나는 처음 들었잖아요. 저한테 말한 적 있어요? 지금 쓴다고요. 쓴다고.]

서울 시내에서는 15개 보수 단체가 27곳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일부 보수단체에서는 주요발언 이후 행진을 이어갔는데, 정작 걸어가는 과정에서 2m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종종 보였습니다.

방역 당국은 이번 주말 집회가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집회가 열려 참가자를 특정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감염이 발생할 경우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입니다.

경찰도 일부 단체들의 도로 점거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해 채증자료를 분석해 사법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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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홍영재 기자ms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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