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덜어낸 인텔, GPU 전쟁 본격 참전.. 엔비디아·AMD 겨냥

장우정 기자 2020. 11.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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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 그래픽카드 시장 철수 21년만의 복귀… ‘원칩’ 여정 성과
엔비디아·AMD와의 전쟁서는 외부 파운드리 활용이 관건될 듯

인텔이 노트북용 외장 그래픽카드(GPU), 서버용 GPU 등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이미 내장 그래픽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인텔이지만, 내장용이기 때문에 전력에서는 강점이 있는 반면 성능에서는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SK하이닉스에 낸드플래시(메모리반도체) 사업을 매각하며 비주력 사업 정리에 나선 인텔이 본업인 로직반도체 시장에서 ‘원칩(One Chip)’을 향한 여정에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텔이 20여년 만에 내놓은 외장 그래픽카드 ‘아이리스 Xe 맥스’. /인텔 제공

인텔은 한국 시각으로 지난 2일 노트북용 외장 그래픽카드 ‘아이리스 Xe 맥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인텔이 내장 그래픽 성능을 강화하고, 나아가 외장 그래픽카드 시장까지 진출하기 위해 AMD에서 3년 전 영입한 라자 코두리(인텔 수석설계자 겸 수석부사장)의 작품이다. 1999년 외장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철수했던 인텔이 21년 만에 복귀한 셈이다. 인텔은 이로부터 꼭 열흘 만인 12일 최초의 데이터센터용 외장 그래픽처리장치인 서버 GPU도 공개했다.

◇ CPU 강자, 왜 GPU 시장까지?

CPU(중앙처리장치) 최강자인 인텔이 엔비디아, AMD가 양분하고 있는 GPU 시장까지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는 로직반도체 시장이 CPU, GPU, 신경망처리장치(NPU),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등이 하나로 통합되고 있는 추세에 따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한다.

장지훈 가젯서울 미디어 대표는 "통합칩에서는 각 칩이 램(RAM·주기억장치)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 소비량을 줄이고 속도도 개선할 수 있다"며 "전성비(電性比·전력 대비 성능 비율)면에서 인텔은 GPU를 무조건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텔이 지난 2015년 FPGA 유력 업체였던 알테라를 인수한 만큼 GPU까지 내재화함으로써 원칩으로 가기 위한 퍼즐을 맞추게 된 것이다.

인텔은 12월 원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도구 출시도 앞두고 있다. 원API는 인텔 CPU, GPU, FPGA 등 이종 칩간 호환을 지원하는 공통·개방형 표준 프로그래밍 도구다.

단기적으로 보면 현재 갖고 있는 CPU와 팔 수 있는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지는 효과가 있다. 고객사 필요에 따라 서버용 CPU인 ‘제온’과 서버 GPU를 묶어 팔거나, 제온과 FPGA를 묶어 파는 식으로 메뉴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GPU는 특히나 ASP(대당 평균 판매단가)가 CPU보다 높다는 점도 회사 이익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 "두 보 전진 위한 한 보 후퇴가 필요한 때"

인텔의 생산시설 전경. /인텔 뉴스룸

현재 인텔과 CPU, GPU에서 경쟁하고 있는 AMD, 엔비디아의 경우 세계 최첨단 공정기술을 보유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를 활용해 칩을 생산 중이다. 인텔이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미터) 이하 미세공정에서 양산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AMD의 경우 대만 TSMC와 파트너십을 맺고, 7나노 CPU를 내놓는 식이다. 이런 생산공정 기술 개발 지연은 차세대 제품 출시 지연으로 연결되며 ‘인텔의 시대가 끝났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인텔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외부 파운드리 파트너의 이용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인텔이 여전히 반도체 설계·제조·판매를 다 하는 종합반도체 기업(IDM)으로의 비즈니스 모델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현재 보유 하고 있는 칩 설계력을 외부 파운드리 7나노미터, 5나노 등으로 구현할 수 있다면 경쟁력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보 전진(역량 향상)을 위한 한 보 후퇴(자체 생산 포기)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미세공정으로 갈수록 칩은 더 빨라지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며 발열도 적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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