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 눈독들이는 '올리고' CDMO 강자 에스티팜
블록버스터 될 고지혈증 약 '인클리시란' 허가 임박
글로벌 제약사 "증설 투자할테니 원료의약품 달라"
모더나 등 mRNA 백신 CDMO 진출.."수주 가능하다"
최근 공격적으로 올리고 핵산 치료제의 원료의약품 CDMO 수주를 따내고 있는 에스티팜(237690)이 내년부터 비상을 꿈꾼다. 사업 모델 전환에 절치부심해온 에스티팜 김경진 대표(이학 박사)를 13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났다. 에스티팜은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 그룹의 원료의약품 계열사다.
올리고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라는 화합물의 줄임말로 차세대 핵산 치료제의 원료다. 올리고 핵산 치료제는 저분자 화학합성의약품(1세대)과 항체 치료제(2세대)에 이은 제3세대 치료제로 불린다. 앞선 치료제가 질병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표적(타깃)으로 하는 반면 3세대의 올리고 핵산 치료제는 그런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특정 유전자 DNA·RNA에 직접 작용한다. 이 때문에 질병을 근원적으로 없애는 치료법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실제로 올리고 핵산 치료체로 성공한 약이 적다는 점이다. 올리고 핵신 치료제의 인체내 전달 문제와 독성 이슈를 해결하기 어려워서다. 실제 상용화된 약은 바이오젠의 척수성근위축증(몸과 사지가 말을 안 듣는 질환)치료제 ‘스핀라자’(Spinraza)등 8개에 불과하다. 치료제 역시 희귀질환에 집중돼 바이오의약품보다 시장규모도 작다.
에스티팜은 지난 9월 다국적 제약사와 438억원(3873만달러)규모의 올리고 핵산 치료제 원료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업계는 이 계약이 인클리시란 CDMO건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계약 상대방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시장분석 기관(EvaluatePharma)은 인클리시란의 2026년 기대 매출액을 21억달러(2조5000억원)로 본다.
에피스팜은 침체를 겪어왔다. 주력 사업이었던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제 원료 수요가 줄어 2017년 2000억원까지 갔던 회사 매출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치료제 효능이 뛰어나 환자 자체가 사라진 탓이다. 하지만 ‘뜨는’ 올리고 핵산 치료제가 구원투수로 기대된다. 올리고 핵산 치료제 원료 가치는 글로벌 제약사가 에스티팜에 설비 투자를 해줄테니 원료를 공급해달라는 정도까지 커졌다. 에스티팜은 8월말과 10월초에 두 차례 공장 증설 계획을 밝혔다. 이 중 10월말 공장 증설이 글로벌 제약사 투자건이다. 이 회사는 앞선 438억원 계약을 체결한 다국적 제약사와 다른 회사다. 이 회사는 생산설비 투자 지원과 설비 사용 대가로 754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두 차례 증설이 끝나면 세계 3위(0.8t)의 생산규모는 1위(2t)가 된다.
에스티팜은 제3의 성장동력 찾기에도 나섰다. 최근 전령RNA(mRNA)를 이용한 백신과 치료제 CDMO사업에도 진출했다. 화학합성의약품 CDMO에서 유전자 치료제인 바이오의약품 CDMO까지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미국 화이자, 모더나, 독일의 큐어백 등이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백신이 mRNA를 활용한 백신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의 기술 이전을 전제로 수주를 따낸다면 모더나 등이 만들고 있는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도 할 수 있다”며 “내년까지 mRNA백신 생산설비를 구축하면 국내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커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혜민스님 “승려 본분 다하지 못해…활동 중단”(전문)
- “아, 코로나”…하나투어, 전원 무급휴직
- "바이든 조기 레임덕 가능성…韓, 對美외교 서두르지 말아야"
- 경제 선방 힘입어 日 엔화 英 파운드 누른 韓 원화…내년 1100원 가나
- 프로배구, 오버액션 논란...경기 중 감정표현 어디까지 허용?
- Z세대 "트위터 친구랑 현실 친구랑 뭐가 다르죠?"
- 26조달러· 23억명 메가FTA 닻올렸다…신남방정책 가속도
- '돌아온 일인자' 최혜진, 마지막 대회서 시즌 첫 승..김효주 6년 만에 상금왕(종합)
- 대한항공+아시아나 M&A…'독과점 불허' Vs '조건부 허용'
- 제네시스 GV80, 美 사전계약 2만대 돌파‥현대·기아차 SUV `돌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