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 팔아 상속세? 남 일 아니다..1주택자도 세금 비상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대주주 상속세율(60%)이 가장 높은 나라 대한민국. 직계 비속의 기업승계시 더 많은 할증 세금을 물려 벌주는 나라. 공평과세와 부의 재분배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전국민의 3%만을 대상으로 하는 부자세이면서도 전체 세수에서의 비중은 2%가 채 안되는 상속세. 100년 기업으로의 성장을 가로막는 상속세의 문제점을 짚고, 합리적 대안을 찾아봤다.
대기업 총수 자녀들의 문제로만 인식되던 상속세 문제가 집값 상승 바람을 타고 1주택 상속 자녀들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15일 국세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주택, 토지 등 부동산 자산을 물려받아 상속세를 낸 사람은 연간 4000~6000명 수준이다. 한 해 사망자가 약 30만 명이란 점을 고려하면 상속자 중에서도 2% 이내만 부담하는 일종의 부유세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3~4년간 서울 아파트를 비롯해 전국 집값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강남권에서는 한 채에 20억~30억 원대 아파트가 즐비하고, 강북권에서도 입지가 좋은 신축 아파트는 정부가 초고가주택으로 설정한 시세 15억 원을 훌쩍 넘는다.
상속세 공제(기본 5억+배우자 5억)를 적용해도 과세 대상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평생 모은 재산으로 서울에 주택 한 채를 마련한 중산층마저 상속세 부담을 안게 된다는 얘기다.
머니투데이가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세무사)에 의뢰해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 소유자 사망 시 상속세 납부액을 추정한 결과, 3년 전 비과세였던 전용 84㎡ 이하 중소형 아파트들이 새롭게 과세 대상에 포함됐고 납세액도 수천만 원~수억 원대에 달했다.
자산, 가구원 수 등 상속세 납부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수가 있는 점을 고려해 가상의 납세자를 설정했다. 별도 소득 없이 공적연금으로 생활하며, 자녀가 2명인 중산층을 가정했다. 금융자산 규모는 강남권 1억원, 비강남권 5000만원으로 책정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에 살았다면 3년 전엔 배우자 사망 시 상속세를 내지 않았다. 당시 시세가 8억5000만원으로 공제 한도를 넘지 않아서다. 하지만 이 아파트의 최근 시세(14억5000만원)를 반영하면 상속세 5571만원이 부과된다. 배우자가 없거나 동시 사망한 경우 자녀들에 부과되는 상속세는 약 2억2698만원에 달한다.
같은 단지 전용 84㎡의 경우 배우자가 있을 때는 3년 전엔 상속세 비과세 대상이었지만 최근 시세를 반영하면 약 7788만원의 상속세가 부과된다. 배우자가 없을 때는 세부담이 3억원을 넘어선다.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84㎡는 배우자가 있을 때 상속세 부담액이 7593만원에서 2억3778만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한다. 배우자가 없는 경우 최대 6억8676만원의 상속세가 예상된다.
대치동 선경 아파트 전용 124㎡의 경우 배우자가 있을 때는 3억9298만원, 배우자가 없을 때는 9억5836만원의 상속세액이 산출됐다. 이 주택에 거주 중인 자녀들은 부모가 동반 사망할 경우 웬만한 서울 아파트 한 채 값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성년이 된 후 10년 이상 장기 동거주택 상속공제 6억원을 하더라도 부담은 만만치 않다.
우병탁 팀장은 "법이 바뀌지 않으면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상속세를 내야 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보완책을 주문한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전 한국세무학회장)는 "상속세 부과 대상이 중산층으로 확대되는 것은 법 취지에 어긋나고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며 "특히 1주택자는 배우자 사망에 따른 상속세 때문에 강제로 주택을 팔거나 이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시세 상승을 고려해 주택 상속세 공제 한도를 높이거나, 1주택자 사망 시 배우자는 추후 자녀 세대에 물려줄 때까지 과세를 유예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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