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알게 된 '중국 구멍'..과기부 왜 몰랐나
[앵커]
무선 이어폰과 같은 블루투스 기능 제품의 전파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국내에 유통시킨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이를 관리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사실을 무려 9년 동안이나 모르고 있었습니다.
시험성적서 검증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건데, 오승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이 발급받았다는 '시험성적서'입니다.
시험기관 주소는 미국 캘리포니아, 그러나 실제 발급한 곳은 중국에 있는 회삽니다.
[중국 시험소 관계자/음성변조 : "미국 연구소와 우리는 같은 회사입니다. (위조 주장은) 아마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해당 미국 시험기관의 성적서와 비교해봤습니다.
기관명의 위치도, 성적서 형식도 다르고 우리나라와의 상호인정협정 표식은 아예 없습니다.
한눈에 봐도 확연히 다른 성적서인데도, 과기부는 9년 동안이나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컴퓨터, 모니터 등 전파 유해성이 비교적 낮은 제품은 시험성적서를 따로 검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삼영/국립전파연구원 전파시험인증센터장 : "소비자하고 기업의 편의성을 위해 빨리 처리를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고 있는 거죠. 옛날에는 10일간 리뷰 기간을 거쳤는데..."]
무선전화기와 IPTV 설비, 선박 레이더 등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은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아 검증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소홀했습니다.
신청 물량이 많아 일일이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인증센터의 해명입니다.
[정삼영/국립전파연구원 전파시험인증센터장 : "(국내외 시험기관) 백몇 군데 정도 되는데, 그(성적서) 커버 페이지를 아이디하고 주소 정도 이 정도만 확인을 하기 때문에..."]
더군다나, 과기부는 지난 5월에 제보를 받고도 위조 성적서를 발급한 중국 시험소에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시험소 관계자/음성변조 : "(한국 정부에서 전화해서 이런 문제를 확인한 적이 있나요?) 이런 확인 전화는 받아본 적 없습니다."]
전수조사 6개월 만에 적발 업체를 공개한 과기부는, 뒤늦게 일부 제품에 대해 인체 유해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 심규일/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고석훈 김지훈
오승목 기자 (osm@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왜 불법 주차 스티커 붙여?” 고가 수입차로 주차장 막고 경비원에 욕설
- [특파원리포트] “4년 더”에서 “4년 뒤”…트럼피즘은 계속된다
- [일요진단 라이브] 추-윤 갈등 ‘격화’…윤석열 돌풍 계속되나?
- 폐지는 아니라지만…사실상 막힌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
- [팩트체크K] 화이자 백신 “영하 70도에서 5일밖에 못 산다”고?
- 문 대통령, RCEP 협정 최종 서명…세계 최대 FTA 탄생
- 19일부터 2주간 수능 특별방역기간…학원서 코로나 감염시 명칭 공개
- 축구대표팀, ‘코로나19 추가 확진’ 혼란 속 멕시코에 역전패
- ‘나쁜 아빠들’에게 명예란?…신상 공개 무죄 판결에도 ‘법적 대응’
- “해수전지 상용화 이끈다”…연구센터 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