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알게 된 '중국 구멍'..과기부 왜 몰랐나

오승목 2020. 11. 1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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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선 이어폰과 같은 블루투스 기능 제품의 전파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국내에 유통시킨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이를 관리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사실을 무려 9년 동안이나 모르고 있었습니다.

시험성적서 검증엔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건데, 오승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이 발급받았다는 '시험성적서'입니다.

시험기관 주소는 미국 캘리포니아, 그러나 실제 발급한 곳은 중국에 있는 회삽니다.

[중국 시험소 관계자/음성변조 : "미국 연구소와 우리는 같은 회사입니다. (위조 주장은) 아마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해당 미국 시험기관의 성적서와 비교해봤습니다.

기관명의 위치도, 성적서 형식도 다르고 우리나라와의 상호인정협정 표식은 아예 없습니다.

한눈에 봐도 확연히 다른 성적서인데도, 과기부는 9년 동안이나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컴퓨터, 모니터 등 전파 유해성이 비교적 낮은 제품은 시험성적서를 따로 검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삼영/국립전파연구원 전파시험인증센터장 : "소비자하고 기업의 편의성을 위해 빨리 처리를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고 있는 거죠. 옛날에는 10일간 리뷰 기간을 거쳤는데..."]

무선전화기와 IPTV 설비, 선박 레이더 등 인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품은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아 검증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소홀했습니다.

신청 물량이 많아 일일이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인증센터의 해명입니다.

[정삼영/국립전파연구원 전파시험인증센터장 : "(국내외 시험기관) 백몇 군데 정도 되는데, 그(성적서) 커버 페이지를 아이디하고 주소 정도 이 정도만 확인을 하기 때문에..."]

더군다나, 과기부는 지난 5월에 제보를 받고도 위조 성적서를 발급한 중국 시험소에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시험소 관계자/음성변조 : "(한국 정부에서 전화해서 이런 문제를 확인한 적이 있나요?) 이런 확인 전화는 받아본 적 없습니다."]

전수조사 6개월 만에 적발 업체를 공개한 과기부는, 뒤늦게 일부 제품에 대해 인체 유해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 심규일/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고석훈 김지훈

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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