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 모더나·화이자 백신..'더블딥' 위기 美·유럽 구하나

김정남 2020. 11. 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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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백신 중간 결과, 예방률 94.5%
독감, 홍역 등 다른 전염병 백신보다 높아
최종 결과 아니지만 충분히 고무적인 수치
美 백신 공급 속도.."내년 상반기 분수령"
백신 낭보, '봉쇄→더블딥' 우려 해소할까
세계 증시 환호..소외됐던 항공주 등 급등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제약업체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이 예상을 뛰어넘는 94.5%의 예방률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 중간 발표일 뿐이고 최종 결과는 달라질 수 있지만, 기존 독감 혹은 홍역 백신보다도 높은 예방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외에 코로나19 대응에 뾰족한 수가 없던 와중에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는 이유다. 백신 소식에 이목이 쏠리는 건 결국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은 각종 봉쇄 정책 탓에 사상 최악의 경제위기에 빠져 있는데, 효과가 검증된 백신이 나타나면 이는 단박에 풀릴 수 있다.

화이자보다 더 진화한 모더나 백신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3만여명이 참여한 3상 임상시험에서 95건의 감염 사례를 기초로 한 중간 분석한 결과 94.5%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95건 중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5건이었다. 90건의 발병은 플라시보(가짜 약)를 맞은 경우였다. 백신의 효과를 나타내는 예방률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시험 참여자 중 백신 후보 물질을 맞은 사람과 플라시보를 접종한 사람간 비율로 나타난다. 예방률이 94.5%라는 건 백신을 맞았을 경우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다.

가장 고무적인 건 다른 전염병 백신에 비해 예방률이 높다는 점이다. 겨울철을 앞두고 흔히 맞는 독감 백신은 예방률이 40~60% 정도다. 홍역 백신은 90% 남짓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백신 예방률 권장치(70% 이상)와 비교해도 더 높다. 아직 최종 결과는 아니지만 희망을 가질 만한 수치인 셈이다.

스테파네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높은 예방률을 주목하며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모더나와 협업 중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90% 이상의 효과가 있는 백신이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이를 확신하지는 않았다”며 “매우 인상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은 일주일 전 중간 결과가 나온 화이자보다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다. 예방률부터 차이가 있다. 화이자 역시 90%로 높았지만 모더나보다는 낮다. 모더나 백신의 유통이 더 용이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모더나 백신은 일반 가정용 냉장고에서 한 달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화이자의 경우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한다.

‘경제 봉쇄→더블딥’ 우려 해소할까

미국 정부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공급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장관은 이날 CNBC에 나와 “최대한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에이자 장관이 이끄는 보건복지부는 두 회사가 승인 신청을 하는 식품의약국(FDA)의 상급 기관이다. 그는 “내년 2분기까지 코로나19 모든 미국인에게 충분한 백신을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화이자, 모더나 외에 존슨앤드존슨(J&J), 사노피-글라소스미스클라인,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백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백신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면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코로나19를 퇴치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백신 소식이 고무적인 것은 결국 경제를 정상 궤도로 올려놓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최근 미국과 유럽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 탓에 ‘W자형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팽배해 있다.

올해 3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33.1%(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반짝 반등했는데, 4분기는 다시 고꾸라질 게 유력하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뉴욕주 제조업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9월 17.0까지 올라선 후 4분기가 시작된 지난달 10.5, 이번달 6.3으로 각각 내렸다. 경제 봉쇄 외에는 해답이 없는 방역 정책이 근본적인 악재다.

그 와중에 이르면 올해 안에 나올 백신은 경제 회복 기대를 키우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모더나 백신 소식 직후 일제히 ‘백신 랠리’를 펼친 게 그 방증이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팬데믹 내내 소외됐던 항공주, 금융주, 에너지주 등 경기순환주가 큰 폭 올랐다. 아메리칸항공 주가는 4.49% 뛰었고, 주요 크루즈주인 카니발은 오름 폭이 9.74%에 달했다. 대표 에너지주인 셰브런 주가는 하루새 7.14% 급등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각각 1.66%, 1.70% 상승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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