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순간 방심에..110년 의료거점 전남대병원 사이렌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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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110년 동안 광주지역 거점 의료기관 역할을 해온 전남대병원이 한국전쟁 시기 이후 처음으로 외래·응급 진료를 중단했다.
병원이 연쇄감염의 진원지 구실을 한 탓에, 의료진이 좀 더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거점 의료기관 의료진의 모임을 제한하는 등 일반인보다 높은 방역수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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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 역사상 첫 일주일 외래진료 중단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110년 동안 광주지역 거점 의료기관 역할을 해온 전남대병원이 한국전쟁 시기 이후 처음으로 외래·응급 진료를 중단했다. 병원이 연쇄감염의 진원지 구실을 한 탓에, 의료진이 좀 더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전남대학교병원 본관 앞에서는 처방전을 받기 위해 환자와 보호자 등이 100m에 이르는 줄을 섰다. 이들은 길게는 한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고, 직원들은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달랬다. 하루 평균 응급환자 16명이 이송돼 오던 응급실에서는 며칠째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끊겼다.
전남대병원은 병원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자 이날 오전 9시부터 1동 본관 건물을 동일집단(코호트) 격리한다고 발표했다. 격리된 의료진은 285명(의사 30명), 환자·보호자는 301명이다. 외래·응급실 진료는 사흘 전인 지난 14일부터 중단됐다. 이 조치는 22일까지 이어진다. 원무과와 검사실, 수술실 등이 몰려 있는 본관과 응급실이 폐쇄되자 병원 업무는 사실상 마비됐다.
전남대병원이 일주일 동안 마비된 적은 한국전쟁 기간을 빼면 처음이다. 17일 오후 6시 기준 전남대병원을 매개로 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30명이고, 이 가운데 14명이 병원 안에서 감염됐다. 지난 13일 밤 11시 이 병원 신경외과 전공의(광주 546번째)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나흘 만이다.
이 전공의는 12일 밤 동료 전공의 12명과 회식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회식 자리에 참석한 신경외과 동료 전공의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후 간호사와 입원환자, 보호자로 연쇄감염이 확산됐다. 이 전공의가 전남대병원 관련 첫 확진자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형병원이 방역수칙을 지키는 데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병원 일부 환자와 보호자, 간병인들은 병원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돌아다녀도 별 제지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병원 쪽은 방역수칙 준수를 다짐했다. 박경화 감염관리실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보호자 출입이나 마스크 착용, 손소독 관리가 미흡했다. 기본적인 수칙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거점 의료기관 의료진의 모임을 제한하는 등 일반인보다 높은 방역수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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