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와 하루 밥 두번 먹었다, 점점 힘 세지는 81세 킹메이커

도쿄/이하원 특파원 2020. 11.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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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와 하루 2끼 함께 먹기도… 박지원 국정원장 면담도 주선

관방장관이었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를 일본 총리로 만든 주역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의 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일본 자민당 간사장이 1일 오전 도쿄 나가타초(永田町)의 당 본부에서 열린 당직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교도통신 연합뉴스

16일 자민당·공명당 연립 여당의 당정 협의회에서 벌어진 이례적인 일도 그런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통상 스가 총리와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대표의 공개 발언이 끝나면 기자단이 물러난 상태에서 비공개회의를 해왔다. 그러나 이날은 니카이 간사장 요구로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대해 당이 하나가 돼 정부를 지원하겠다”는 그의 발언까지 언론에 공개됐다.

니카이는 지난 9월 스가 내각 발족 후 “간사장의 발언이 가볍게 다뤄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면서 지난달 당정 협의회 때부터 양당 대표에 이어 자신의 발언도 언론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그는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간사장의 발언도 의미가 있다. 공개는 당연한데 그런 일이 없었던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올해 81세로 12선(選)인 니카이는 당내 파벌이 없는 스가를 아베 신조(安倍晋三) 후임으로 밀어 자민당 총재 및 총리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그가 무소불위의 실력자가 됐다는 말이 일본 정계 일각에선 나온다. 최근 스가에게 박지원 국정원장을 만나줄 것을 요청해 관철한 것도 그였다. 그는 박 원장과는 20여 년 전부터 막역한 사이다. 자민당 관계자는 “니카이 간사장 역할이 없었다면 스가 총리가 외국 정보기관장을 공개적으로 만나는 일은 불가능했다”고 했다.

니카이가 지난 12일 점심⋅저녁 연속으로 스가와 회식한 것도 그의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배경 속에 자민당 내 니카이파는 지난달 지미 하나코 참의원 의원을 받아들여 소속 의원이 48명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기시다파를 제치고 단독으로 당내 제4파벌이 됐다. 마이니치신문은 니카이가 미국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직접 방미(訪美) 의사를 밝히는 등 외교적으로도 영향력을 발휘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니카이는 2016년 간사장이 된 후 지난 9월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의 간사장 통산 재임 일수를 넘어서며 역대 최장수 간사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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