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삼성전자 설비투자 확대..中 추격 불가능할 수도"

황민규 기자 2020. 11. 18. 14: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투자 22% 늘어날듯… "군계일학"
"삼성전자,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 신흥기업과 격차 크게 벌렸다"
"美 반도체 제재로 中 반도체 투자 위축, 내년에도 상황 비슷할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 TSMC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부 외신은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인해 중국 메모리 굴기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삼성의 이같은 투자로 인해 한국 반도체 기업과 중국이 '추격 불가능한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전경. / 삼성전자 제공

18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등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꾸준히 늘면서 코로나19 여파에도 올해 반도체 시장 전체 설비투자는 872억달러(한화 96조37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반도체 전문지인 EE타임스는 "삼성전자와 같은 일부 반도체 대기업들은 세계적인 바이러스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19를 단기적인 장애로 여기는 것 같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궁극적인 목표와 역량, 로드맵에 맞는 설비투자 지출을 지난 수년간 흐트럼 없이 진행해왔다"고 분석했다.

IC인사이츠와 EE타임스는 특히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지출에 주목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아시아 기업들이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는 수년간 투자를 늘리고 있어 다른 기업들 사이에서도 두각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빌 맥클린 IC인사이츠 사장은 EE타임스와 진행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규모는 2020년말 기준으로 전년보다 2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잠재적 경쟁자인 중국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 등과 같은 중국 기업들과의 격차를 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맥클린 사장은 이어 "지난 4년동안 삼성전자의 설비 투자와 R&D 비용 지출 비용은 믿을 수가 없는 수준이었다"며 "이같은 노력은 중국의 신진 메모리 기업들과의 기술, 생산능력 격차를 멀찌감치 벌릴뿐 아니라 아예 따라잡기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버릴 지도 모른다"고 평가했다.

IC인사이츠는 코로나19 악영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2021년에도 반도체 설비투자는 한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기술 제재를 지속하며 중국의 반도체 설비 투자를 억제하고 있지만, 한국이나 대만 기업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공장을 짓고 연구개발 시설을 설립하고 싶어도 첨단 장비를 구하기 어려워 쉽사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 중 하나인 SMIC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8억달러 정도 감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고 바이든 정권이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맥클린 회장은 "내년에도 중국 기업들은 올해와 비슷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적어도 단기적(2021년)에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한편 바이든 정부가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가운데 내년 1월부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가 침체된 자국의 반도체 제조업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해서 과감한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수 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EE타임스는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지출 둔화와 함께 아시아 내 기업들의 지출 증가는 미국이 경제와 국가 안보에 중요한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잃고 있다는 우려를 커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업 투자를 되살리려는 미국 정부의 행동을 자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