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조두순, 보복 두려워 푸시업 1000개씩" 재소자 증언

나성원 2020. 11. 18. 15: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 동료 재소자 A씨 "조두순, 기억 안 난다며 자신의 범행 부인"
조두순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보호관찰소 면담서는 "반성" 취지 밝혀
경북북부 제1교도소 독방에 수감된 조두순의 2010년 3월 16일 CCTV 화면(왼쪽). 오른쪽은 한 네티즌이 컬러로 복원한 조두순의 모습.

아동 성폭행을 저지르고 다음달 출소하는 조두순이 수감 생활 중에 자신의 범행을 부인해왔다는 동료 재소자의 증언이 나왔다. 그는 출소 후 자신에게 벌어질 수 있는 보복을 상당히 두려워했고 하루 1000개씩 팔굽혀펴기를 하며 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두순과 함께 경북북부제1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가 출소한 A씨는 18일 국민일보에 이같이 밝혔다. A씨의 증언을 종합하면 조두순은 동료 재소자들에게 자신의 범행을 부인해 왔다. 조두순은 9사동(수용동) 독거실(독방)에 수용돼 있었고 하루 한 시간 운동을 할 때만 재소자 4~5명과 함께 있었다. 한 수용동에는 보통 재소자 20명이 있고 A~D조로 나눠 돌아가며 운동을 했다. A씨는 운동 시간에 조두순에게 범행을 반성 하냐고 물었는데 그는 “술에 취해 기억도 안 나고 그런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출소 후 계획에 대해 ‘부인과 함께 집 근처 산에서 커피 장사를 하려고 한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

조두순은 한 시간에 팔굽혀펴기를 1000개씩 하는 등 운동에 열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33개씩 1세트를 하는 식인데 조두순은 35세트까지도 했다고 한다. 동료들이 왜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냐고 물으니 ‘출소 후 보복이나 테러를 당할까봐 걱정 된다.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그는 출소 후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질 경우 부인이 자신을 떠날 수도 있다며 걱정해왔다고 한다. 교도관들에게도 이런 심경을 수차례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두순과 같은 경북북부제1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 수감됐었던 A씨가 남긴 2019년 4월 6일자 개인 노트. 조두순이 배식량이 적다는 이유로 불평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A씨 제공

조두순은 2018년 7월부터 포항교도소로 이송돼 심리 치료를 받았다. 포항교도소 심리 치료를 받은 후 지난해 초쯤 다시 경북북부제1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포항교도소에 비해 경북북부제1교도소의 처우가 좋지 않다고 자주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독거실의 CCTV와 텔레비전에서 이상한 전파가 나온다며 동료 재소자들에게 괴로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배식량이 적다는 이유로 소란을 벌이기도 했다. 조두순은 “이걸 사람이 먹으라고 주는 거냐. 나만 적게 주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불만을 제기했고 교도소 측에서는 “다 똑같이 나눠주는 건데 왜 그러느냐”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한다. 결국 당시 조두순은 12~15일 정도 11사동에 있는 징벌방에 수용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징벌방에서는 개인 물품을 쓰지 못하고 텔레비전을 시청하지 못한다. 조두순의 이런 불평은 지난 1월에도 이어졌다고 한다.

조두순과 같은 경북북부제1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 수감됐었던 A씨가 남긴 2020년 1월 8일자 개인 노트. 조두순이 배식량이 적다는 이유로 불평했고 교도소 측에서 달랬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A씨 제공

그는 지난 7월 안산 보호관찰소 심리 상담 과정에서 “내 범행이 사회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알고 있다. 안산으로 돌아가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범행을 반성한다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추가로 진행된 상담에서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내가 보고 들은 기간 중에는 조두순이 범행을 반성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함께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던 오원춘은 매일 자신의 독거실에서 피해자를 위해 108배를 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경북북부제1교도소 관계자는 “재소자의 개인적인 수용 생활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두순은 아동 성폭행 범죄로 징역 12년을 선고 받고 다음달 출소한다. 조두순은 최근 출소 직전에 진행되는 특별 심리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교도소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출소를 어느 교도소에서 할지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재소자가 어느 교도소에서 생활하는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두순은 최근 출소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법무부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하기도 했다. 다만 고령의 나이 등을 고려하면 실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두순의 범행 피해자 가족들은 조두순이 안산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안산을 떠나기로 최근 결정한 상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