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인민 불만 많고 선진국 수준 멀어" 소신 발언..냉정한 현실인식 주문

이종섭 기자 2020. 11. 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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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리커창 중국 총리. 중국정부망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18일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것이 당의 근본 목적이며, 경제 발전의 근본 목적도 민생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에 냉정한 현실 인식을 주문했다. 리 총리는 공산당 지도부 내 ‘소수파’로 알려진 데다 당의 권력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더욱 집중된 상황이지만 이따금씩 소신 발언을 통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리 총리는 이날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통해 발표한 ‘14·5계획 시기 경제사회 발전 지도방침’이라는 글에서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산업 현대와와 국민 생활, 생태환경 등에서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고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 발전) 분균형과 불충분 문제가 여전히 두드러진다”며 “구조적·체제적 문제들이 서로 얽힌 가운데 혁신 능력은 높은 질적 발전 요구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고, 생태 환경과 민생 보장 등에서 여전히 확실히 부족함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현재 교육, 의료, 주택, 식품·의약품 안전, 소득분배 등의 방면에서 인민대중이 느끼는 불만이 여전히 많다”면서 “인민의 성취감과 행복감, 안전감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보다 나은 생활에 대한 인민들의 요구가 더 광범위해지고 다원화됨에 따라 경제사회 발전 과정에서 새로운 요구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인민중심의 발전 사상을 실제적인 곳에 접목해 가장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 공평을 촉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중국 공산당이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14·5계획(14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을 결정한 후 경제발전의 청사진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가 14·5계획의 기본 방향을 설명하는 동시에 경제적 불균형과 국민적 요구 등에 관한 보다 현실적 인식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총리는 지난 5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6억명의 월 수입이 겨우 1000위안(약 17만원) 밖에 안 되고, 그것으로는 집세조차 내기 힘들다”며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발언은 시 주석이 강조해 온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을 반박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두 사람 사이 갈등설도 불거졌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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