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나선 강성부..산업은행 한진칼 유증에 가처분 소송

정용환 2020. 11. 1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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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고 코 베인' 강성부 펀드(KCGI)가 법적 행동에 나섰다.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제기하면서다. 부채비율이 높지 않은 한진칼에 산업은행이 유상증자를 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할 뿐더러, 기존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강성부 KCGI 대표. 중앙포토

KCGI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6일 졸속 결정된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한진칼 이사회가 현재의 지분구도를 크게 변동시키는 내용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에 대해 오늘 법원에 긴급히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산업은행은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증자(5000억원)와 교환사채 인수(3000억원) 방식으로 총 8000억원을 투입하고, 이 자금을 발판 삼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양사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같은날 한진칼과 대한항공 등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방안을 결의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2년여에 걸쳐 경영권 분쟁을 펴온 KCGI에 악재다. KCGI는 2018년 11월 15일 '한진칼 지분 9%를 취득했다'는 공시와 함께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뒤, 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손잡고 현재 지분율을 45.23%까지 끌어 모았다. 산은의 증자가 현실화하면 KCGI 측 지분율은 40.4%까지 떨어진다. 반면 조 회장 측은 산은(지분율 약 10.7%)의 우호지분을 등에 업고 47.33%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KCGI는 보도자료에서 "이 거래에 따른 모든 자금부담은 산은이 집행하는 국민의 세금과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한항공의 일반 주주들의 주머니에서 충당된다"며 "정작 조원태 회장은 자신의 돈은 단 한푼도 들이지 않고, 산은을 백기사로 맞이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연합뉴스

KCGI는 산은이 선택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명분이 없음을 꼬집었다. "한진칼은 현재 부채비율 108%의 정상기업으로서, 이미 KCGI를 비롯한 한진칼의 주요주주들이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에 현재 8000억원을 자체 조달하는 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로 "굳이 산은이 한진칼에 긴급하게 국민의 혈세를 동원할 아무런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진칼 이사회가 경영권 분쟁 중임에도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았단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KCGI는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신주발행이 무효라는 것은 우리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라며 "한진칼 이사회는 주주들의 의견에 대한 어떠한 수렴절차도 거치지 아니하고 심지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 등에 관한 아무런 실사조차 실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으로 신주발행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KCGI 측이 법적 반발에 나서면서 산은과 한진그룹의 국적 항공사 인수합병 시도는 발표 이틀 만에 첫 번째 장애물을 마주하게 됐다. KCGI는 "법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통해 한진칼 이사회의 위법행위를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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