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냉전 데자뷔..美 최강 군사력 앞세워 '中 고립작전'

김대기,신혜림 2020. 11. 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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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무부 대중 봉쇄 보고서
"中, 대규모 지식재산권 침해"
中관련 교육 등 10대 과제 제시
바이든 전략과 유사해 추진력
中 남중국해 군사훈련 기간에
美폭격기, 中방공식별구역 진입
미중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 우려
북한 ICBM 겨냥한
美군함 발사 미사일
모의 격추시험 성공
하와이 인근 해상에 위치한 미 해군 이지스함 존 핀호에서 17일(현지시간)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체를 요격하기 위한 SM-3 2A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 제공 = 미국 미사일방어청 홈페이지]
미국 국무부가 곧 공개할 대중 정책 청사진은 세계 2차대전 후 당시 소련의 팽창을 막았던 '소련 봉쇄 전략'과 유사하게 중국을 고립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맹 체제 강화와 국제질서 재정립 등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 외교 전략과도 유사한 내용이 많아 차기 행정부에서도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 정책기획국은 새로운 대중 외교 전략을 담은 '중국 도전 요소(the Elements of the China Challenge)'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곧 발표할 계획이다. 액시오스는 이 보고서가 1947년 미 국무부 외교관 조지 케넌이 창안한 '소련 봉쇄전략'을 연상케 한다고 분석했다.

총 74쪽 분량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의 유해한 행태, 사상적 출처, 중국이 직면한 취약점 그리고 미국과 동맹국의 대중전략 등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은 세계 질서를 근본적으로 수정해 중국을 중심에 두고 중국의 권위주의적 목표와 패권적 야심을 섬기도록 하는 게 목표"며 "중국의 도전 앞에서 미국은 자유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고서는 중국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부패하고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중국 국가 차원의 경제 및 산업 스파이 활동, 강제적인 기술 이전, 사이버 공격 등은 미국의 경제 손실을 초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미국 내 입헌정치와 시민사회 촉진 △세계 최강 군사력 유지 △원칙주의에 기반한 국제질서 강화 △동맹체제 재평가 △민주주의·인권 개선을 위한 새 국제기구 창립 △기존 동맹체제 강화 등 10가지 장기적인 과제를 제시했다.

이 같은 동맹 관계 강화를 통한 대중 압박은 바이든 당선인의 대중정책 기조와 유사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올봄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중국에 맞설 가장 좋은 방법은 동맹과 '통합 전선'을 형성하는 것이라며 "동료 민주주의 국가와 결합한다면 우리의 힘은 배 이상 늘어난다. 중국은 세계 경제의 절반 이상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강경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보고서의 대중전략이 그대로 차기 행정부에서 채택돼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최근 중국군이 남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미군 전략폭격기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IDZ)에 진입한 사실이 알려졌다. 일각에선 남중국해 일대에서 미·중 간 대치가 우발적 충돌로 발현될 수 있다며 염려하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Aircraft Spots)'을 인용해 "지난 17일 오전 미국령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1B(랜서) 전략폭격기 2대가 동중국해를 지나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보하이만, 훙하이만 등 네 곳에서 동시에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B-1B는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힌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이 있다. 에어크래프트 스폿은 "B-1B가 대만 방공식별구역 북동쪽 지점에 매우 가까이 접근했으며 계속 같은 방향으로 비행했다면 대만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진입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B-1B는 이번 비행 중 공중 급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B-1B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는 것은 미군이 중국에 보내는 직설적인 경고이자 명백한 무력시위"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또 "B-1B의 출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여전히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미국의 혼란 속에 이뤄졌다"며 "중국은 미국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미·중 간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 서울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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