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층 '엘베 갑질' 논란 아파트, 이번엔 택배함 폐쇄한 이유

진창일 2020. 11. 1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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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무인택배함까지 잠겨 배송 못 해"


영광서 ‘엘리베이터 갑질’ 논란 확산
택배기사에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으로 택배 배송을 강요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전남 영광군의 한 아파트가 무인공동택배함도 폐쇄했다.

18일 전남 영광군의 A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비실 옆 무인택배함이 폐쇄됐다. 앞서 이 아파트에서는 한 택배기사가 “몇몇 입주민이 택배 배송 시 엘리베이터 이용을 금지하고 무거운 짐도 계단으로 배송하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이 담긴 공고문을 붙여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18일 전남 영광군의 한 아파트 무인 공동택배함이 자물쇠로 잠겨 있다. 사진 독자 제공


이 택배기사는 공고문에 “다리가 불편한데도 17층부터 뛰어 내려오면서 배송하는데, 엘리베이터를 쓰지 말라고 했다”며 “몇몇 입주민이 강력한 항의와 불만을 표시하면서 경찰까지 출동하는 일이 벌어져 앞으로 택배 물건은 경비실에 보관하겠다”는 말도 남겼다. 택배 기사가 택배 보관장소로 지정한 경비실 옆에는 무인 공동택배함이 있다.

택배기사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하루에 배송해야 할 택배가 100건이 넘는데 자택에 입주민이 없어 택배를 받을 수 없는 경우는 무인 공동택배함에 보관해뒀다”며 “오늘 배송하러 갔더니 무인택배함까지 폐쇄돼 택배 물건을 모두 그대로 싣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기사와 대화하려 폐쇄한 것”
이에 대해 A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말라는 요구는 안 했다”면서도 “택배기사가 모든 층을 누르면서 각 세대에 배달하면 엘리베이터가 못 움직이는 시간이 5~10분은 걸리니 꼭대기 층부터는 걸어 내려오면서 배달하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무인 공동택배함을 폐쇄한 것을 놓고는 “논란을 제기한 택배기사와 대화하기 위해 폐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A 아파트 관리소장은 “무인 공동택배함이 운영되면 택배가 경비실에 너무 많이 쌓이고 논란을 제기한 택배기사도 짐만 놓아두고 가기 때문에 붙잡고 이야기를 하려 했던 것”이라며 “서로 입장차가 있는 만큼 무인 택배함은 당분간 계속 폐쇄할 예정”이라고 했다.

영광=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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