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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줄리아니, 30년만에 트럼프 선거재판 변호사로

차미례 입력 2020. 11. 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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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판사이름도 착각, 용어도 몰라 되묻기도
"선거조작으로 민주당이 승리를 훔쳤다"는 트럼프주장 반복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최측근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찬조연설을 하고 있다. 줄리아니는 연설에서 "민주당이 폭력도시를 만들 것"이라며 오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2020.8.28.

[윌리엄스포트( 미 펜실베이니아주)=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선거조작으로 재선기회를 빼앗겼다고 주장함에 따라서 거의 30년만에 그의 법정 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한 루디 줄리아니가 빛바랜 실력과 서툰 진행을 노출시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 연방검사와 뉴욕 시장을 지냈던 줄리아니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결과 불복과 고소에 따라서 1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의 법정에 출두했다. 법원 앞에는 수 십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나와서서 줄리아니가 길을 건너 법원으로 들어갈 때 환호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그 뒤 몇시간에 걸쳐서 줄리아니는 어떤 판사가 담당판사인지 조차 잊어버려서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이리 저리 탐색하며 이름을 찾았다. 그리고 민주당이 대선 결과를 훔치기 위해서 전국적인 음모를 꾸몄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면서 녹슨 역량을 드러냈다.

그런 주장은 선거일 이후 지금까지 어떤 증거도 나온 것이 없는 데다가, 연방정부의 선거관리 최고 책임자들까지도 이번 선거가 역대 선거중 가장 안전하고 공정하다는 발언을 이미 내놓은 상태였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 AP통신이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 어떤 카운티의 선거관리 공무원들이든 한결 같이 선거와 개표과정에서 특별히 심각한 문제는 나온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줄리이는 17일 맹목적으로 공세를 취했고, 반대편 변호사에게 맞서면서 나중에 그를 지칭할 때 "나에게 대단히 화를 내던 그 작자, 이름은 잊었다"는 식으로 폄하했다.

줄리아니는 펜실베이니아의 한 독립 선거구에서 트럼프 선거본부의 고소를 기각한 판사를 연방 판사로 착각하기도 했다. "나는 당신의 판결문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고 비난 받았는데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불투명성"(opacity)이란 단어의 뜻도 착각했다.

"고소인(트럼프)이 문제 삼은 카운티들에서는 투표과정에서 (공화당이) 방해받지 않고 참관할 기회를 거부하고 불투명성을 확보했다는 데 , 불투명성이란 말이 뭔지 확실히 잘 모르겠다. 그건 아마 잘 볼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 "라고 줄리아니가 말하자 미 연방지법의 매튜 브랜 판사는 "아니다, 볼 수 없다는 뜻이다"라고 대답했다.

줄리아니는 법정에서 상당히 많은 소송을 제기했는데도 대부분 재판부가 "실수로" 기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브랜 판사의 반대심문에서는 그 소송들이 실제로 선거조작을 했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뒤엎기도 하는등 횡설수설했다.

줄리아니는 어떤 때는 브랜 판사의 질문들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도 못했으며, 줄리아니와 함께 일하는 필라델피아의 린다 컨스 변호사가 대신 대답을 해야하는 경우도 많았다.

어떤 순간에는 반대측 변호사인 마크 아론치크 변호사가 줄리아니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카운티 행정부가 유권자의 투표를 돕는 것이 불법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론을 폈다. 그는 "줄리아니 변호사가 펜실베이니아주의 선거법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혀 준비 안된 외지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줄리아니는 아직 재판이 진행중인 도중인데도 자신의 첫 변론의 발언이 멋지다는 누군가의 트윗을 보고 그에게 리트윗 답장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줄리아니는 한 때 콧대높은 연방 검사였으며 1980년대 뉴욕의 갱단을 검거한 것으로 명성을 쌓았지만 법원 기록에 따르면 1992년 이후로는 법정에 나온 적이 없다.

그는 뉴욕 남부 검찰의 유명 검사였지만 1993년에 뉴욕시장에 두번째로 도전해 시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2001년 9.11 테러 당시에도 시장이었다가 임기만료로 2002년 시장직을 마쳤고 2008년에는 대선 후보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의 오랜 측근으로, 2016년에는 트럼프선거본부의 맹렬한 투견 역할을 했고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서 선거전을 도와 트럼프의 감사를 받았다. 러시아 대선개입조사를 위한 로버트 뮬러 특검이 발족했을 때에는 트럼프의 개인변호사로 변호인단을 이끄는 공식 대표이기도 했다.

최근 트럼프의 대선결과 불복으로 갑자기 대중의 눈 앞에 변호사로 돌아온 줄리아니는 아직까지 트럼프 선거본부의 법정 소송에 특별히 기여한 것이 없다.

윌리엄스포트의 재판을 위해 법원에 도착한 줄리아니는 오고가는 동안 경찰의 삼엄한 경호를 받고 두대의 검은색 차량을 법원 앞에 특별 주차하는 등 예우를 받았다.

하지만 17일 밤 법정을 나서면서 76세의 줄리아니는 이번 소송에서 지든 이기든 상관없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내 생각에는 만약 우리가 이번에 지면, 그 때는 상고를 하면 될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트럼프 선거본부의 달걀은 한 바구니에 다 들어있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번 고소사건은 8개나 된다"고 줄리아니는 강조했다.

그런데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수임료로 하루 2만 달러(약 2200만원)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개인 변호사인 줄리아니가 승산이 없다고 평가되는 소송전을 진행하는 배경에는 거액의 수임료가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NYT)는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줄리아니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패배에 대한 법정 싸움을 감독하는 보상으로 이 같은 수임료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하루 2만 달러 수임료는 어느 지역 기준으로도 최고 수준이다. 워싱턴과 뉴욕의 최고급 변호사가 하루 전체를 한 고객에게 쓸 때 요구하는 금액이 1만5000달러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 일부는 줄리아니가 법정 싸움을 계속하라고 부추기는 건 금전적인 이익을 보기 위해서라고 의심하고 있다. 줄리아니가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기계 이상 등 근거 없는 여러 음모론을 믿도록 조장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줄리아니는 수임료 2만달러 요구 사실을 부인했지만, 그의 형편없는 법정활동을 두고 벌써부터 트럼프의 빠른 패소를 점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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