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지지층은 없다.."문대통령 40% 지지율은 모래성"

고수정 2020. 11. 2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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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초반..역대 대통령 동기간 지지율 중 최고치
차기 주자 주목도 높아질수록 하락세는 필연적
노무현은 정동영·이명박은 박근혜 반기에 레임덕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의 연세대 인천 글로벌 캠퍼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청와대

40%대. 임기를 1년 반 가량 남겨둔 문재인 대통령의 현재 국정 지지율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두고 혹자는 '콘크리트'로, 혹자는 '모래성'이라고 부른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역대 대통령의 동기간 지지율과 비교해 현저히 높다는 점은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 초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본보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해 지난 18일 발표한 11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2.4%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42.5%로 집계됐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는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2주차(41.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임기 말로 갈수록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관측한다. 모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초 고공행진 하다 임기 말 곤두박질 쳤다. 이를 미국 정치학계에서는 '대통령 지지율 필연적 하락 법칙(the law of inevitable decline)'이라고 부른다.


실제 한국갤럽의 역대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와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대 지지율로 임기를 마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 결정을 앞둔 마지막 조사에서 12% 지지율에 그쳤다.


대통령과 측근의 비리 등도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인 원인이지만, 5년 단임제라는 한국의 정치 구조 특성 상 대선 국면에 가까워질수록 대통령의 지지율은 필연적으로 하락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집권 4년차 문 대통령의 40%대 지지율은 다른 변수가 있지 않는 한 차기 주자가 전면에 드러나는 시기와 맞물려 역대 대통령과 같은 추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간 공직자는 차기 주자에 주목하고, 차기 주자와 여당은 대통령과 청와대에 반기를 드는 현상이 반복돼 왔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그간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는 사람들이 '그 다음'을 바라보기 때문"이라며 "차기 주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지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현 대통령에게 관심을 상대적으로 덜 갖기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현 여론조사는 '대통령 대신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라는 대안을 묻는 게 아니다"라며 "차기 주자가 나온다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는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후반 차기 유력 대권 주자였던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자신의 목소리를 강하게 내기 시작하면서 지지율 하락을 겪었다. 참여정부 시절 여당의 대권주자였던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도 노 전 대통령의 레임덕을 촉발시킨 원인 중 하나로 해석된다. 과거 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 30%대로의 하락과 정권 교체론이 동시에 부상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대권 주자로 이름만 거론되고 있지, 대선 국면이 본격화된 건 아니기 때문에 문 대통령에게 관심이 더 쏠리고 있는 듯하다"며 "차기 주자들의 대권 도전 공식화, 각 정당의 대선 경선 국면이 되면 문 대통령도 여느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지지율 하락세를 겪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모래성과 같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알앤써치 조사는 지난 16~17일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5.3%다. 리얼미터 조사는 16~18일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4.8%다.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알앤써치, 리얼미터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데일리안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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