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전셋집에 부채질 하는 정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게 질좋은 전셋집인가. 그렇게 좋은 집이면 당신들이 들어가 살아라."
정부의 전세 대책이 임대차3법 시행으로 들끓은 민심에 불을 붙였다.
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부가 당장 전세로 내놓는다는 빈집은 아파트 조차 3인가구가 살기에 빠듯한 저소득층용 소형 임대 단지 뿐"이라며 "전세대책이 아니라 '빈집 대책'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장선 비판 속출..수요 고려 없이 숫자만 채워
호텔방 공급엔 "차라리 캠핑카 지원해달라"
정책실패 책임회피도 논란. 국민 불만 증폭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문제원 기자] "이게 질좋은 전셋집인가. 그렇게 좋은 집이면 당신들이 들어가 살아라."
정부의 전세 대책이 임대차3법 시행으로 들끓은 민심에 불을 붙였다. 정책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는커녕 정책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우는 악순환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자세가 민심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전날 11만4000가구 규모의 전세형 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담은 '서민ㆍ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한 이후 부동산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정책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쏟아내는 비판글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질 좋은 집을 공급한다는데 대책 내용 어디를 둘러봐도 전부 다세대ㆍ연립뿐"이라며 "수억원 오른 아파트 전셋값 낼 능력이 없으면 연립이나 다세대로 가서 살라는 얘기로밖에 안들린다"고 말했다. 호텔 개조를 통한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한 성토도 잇따랐다. SNS 등에서는 "여당과 정부 인사들이 먼저 호텔방으로 이사해라", "차라리 캠핑카를 지원해 달라", "호텔을 개조한들 환기, 난방, 조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선 중개업계의 반응 역시 차갑다. 강남구 대치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부가 당장 전세로 내놓는다는 빈집은 아파트 조차 3인가구가 살기에 빠듯한 저소득층용 소형 임대 단지 뿐"이라며 "전세대책이 아니라 '빈집 대책'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대책 중 당장 공급이 가능한 빈집 활용방안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ㆍ서울주택공사(SH) 보유한 공공임대주택 중 3개월 이상 비어있는 3만9000여가구를 전세형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입주자도 못 채운 공공임대주택을 돈 없는 서민들로 재활용하는 격", "지금도 공실이 많은데, 임대주택을 왜 추가 공급하나" 등 정부 정책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은 정책 내용 보다 정부의 시장 인식 자체에 더 실망하는 분위기다. 여전히 전세난의 원인이 임대차3법 등 정책 탓이 아니라는 정부 주장에 대해 "이번 정부 수준이 이 정도다", "정부가 할 줄아는게 뭐냐", "차라리 대책을 내놓지 말라" 등 강도 높은 비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전세 대책을 발표한 후 오히려 불만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며 "정치권과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어떤 대책을 내놓더라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딸 사랑했다"…14년간 이어진 부친과의 법정분쟁 드디어 끝낸 브리트니 - 아시아경제
- 마스크 다시 꺼내야…'발작성 기침' 환자 33배 급증 '이 병'에 비상 - 아시아경제
- 부유층서 구하기 열풍…"갤S24 없어서 못 판다"는 곳 - 아시아경제
- "깜빡, 사고날 뻔"…지하 주차장서 발견된 보트에 '황당' - 아시아경제
- 30억 '고급 아파트'에 웬 중국산 유리창…'KS마크' 위조했다 - 아시아경제
- 한국 예능, 발리서 무허가 촬영하다…효연·윤보미 억류 - 아시아경제
- BTS·아일릿 사이비 종교와?…하이브 "도 넘은 음해 법적 조치" - 아시아경제
- "음란 영상 생산" 50만 구독 이라크 女 인플루언서, 괴한 총격에 피살 - 아시아경제
- '4천만원 벌었네'…까르띠에 다이아 귀걸이 2만원에 산 남성 - 아시아경제
- 해지한다고 하면 '혜택' 와르르? 장기 고객일수록 손해[헛다리경제]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