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내전' 으로 번지나..가덕도 신공항에 분열하는 국민의힘

이혜미 2020. 11. 20. 17: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김해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재검토 취지의 결론을 내린 이후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급기야 20일 가덕도신공항 필요성에 동의하는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 15명이 자체적으로 특별법까지 발의하자, 원내를 총괄하는 TK 출신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가 발끈했다.

부산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부산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오른쪽) 의원과 부산 남갑을 지역구로 둔 박수영 의원이 20일 국회 의안과에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이 공동발의한 '부산가덕도신공항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정부가 '김해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재검토 취지의 결론을 내린 이후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의원들간 지역적 이해가 갈려 당 차원의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각자도생하는 분위기다. 급기야 20일 가덕도신공항 필요성에 동의하는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 15명이 자체적으로 특별법까지 발의하자, 원내를 총괄하는 TK 출신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가 발끈했다. 내년 4월 서울과 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자칫 내전 양상으로 번질까 우려의 목소리가 당 내부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부산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부산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대표 발의자인 박수영 의원을 비롯해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과 서병수 조경태 김도읍 의원 등 부산에 지역구를 둔 의원 15명 전원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별법에는 김해공항을 이전하고 새로 건설하는 공항이 가덕도에 위치하도록 명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법안 제출 이후 기자들을 만난 하 의원은 "대통령이 결단해서 추진하면 법안도 필요 없다"며 "부산 야당 의원 전원이 특별법 발의한 것의 중요 메시지는 대통령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라 취지를 설명했다. 박수영 의원은 "대한민국이 수도권 집중으로 경상도와 전라도 전체 경제가 망가졌다"며 "(가덕도) 신공항을 계기로 대구·부산·광주에 신공항이 연결되면 남부권 경제가 살아나 균형 이루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당 지도부와 상의 없는 부산 의원들의 독자적 행보에 '원내사령탑'인 주 원내대표는 발끈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와 논의 없이 부산 의원들이 (법안을) 낸 것에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며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위해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던진 이슈에 우리가 말려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이 던진 신공항 화두에 TK와 PK 여론이 갈리면서 갈등 양상으로 번지자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권영세(서울 용산)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검증위의 결론은 '가덕도 신공항'을 하라는 게 아닌데, 정확한 의도를 논의조차 하지 않고 우리 당이 성급하게 대응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도부 역시 검증위 발표 직후 내용을 파악한 뒤 우리 당의 입장을 빨리 정리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내분 양상으로 번지는 국민의힘 분위기에 민주당은 표정 관리에 나선 모습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부산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발의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가덕신공항을 추진한다는 특별법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