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직원이 억대 보험사기..회사는 숨기기 급급
[KBS 대구]
[앵커]
DB손해보험의 한 직원이 지인들의 명의를 도용해 억대의 보험사기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감추기에만 급급합니다.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4월 평소 알고 지낸 보험회사 직원으로부터 보험 가입을 부탁받은 A 씨.
보험료도 대신 내주고 영업 실적만 올린 뒤 곧바로 계약을 해지해주겠다는 말에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를 알려줬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실적을 안 채우면 안 된다. 한 달에 얼마씩 채워야 한다.' 간곡하게 부탁하는데, 누가 안 들어줍니까. 자기가 돈을 먼저 입금하고, 보험을 들어준 다음 그 돈을 다시 돌려달라고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보험은 가입하지도 않았고, A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접수한 뒤 보험금을 받아 챙긴 겁니다.
모두 37명이 명의를 도용당했습니다.
이렇게 지인의 계좌에 들어온 보험금을 다시 되돌려받는 수법으로, 이 직원은 1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편취했습니다.
보험회사 직원이 사고를 접수해도 회사가 실제 사고가 났는지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사고 접수와 보험금 지급 과정에 허점이 발견됐는데도 DB손해보험 측은 직원 교육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DB손해보험 측은 명백한 보험사기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고, 해당 직원을 해고하는 데 그쳤습니다.
[DB손해보험 관계자/음성변조 : "나쁘게만 생각하면 당연히 전 직원이 사기 칠 수 있죠. 저희 직원을 믿고 (교육을) 하는 거잖아요. 조직이라는데가..."]
한편, DB손해보험 측은 명의 도용 피해자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가 KBS 취재가 시작되고서야 피해 사실을 알려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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