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펴다 ‘검은 땀’ 줄줄… 기자회견서 망신만 당한 트럼프 변호사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2020. 11. 21.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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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니, 근거없는 주장 반복… 폭스뉴스마저 “이젠 증거 대라” “가장 미친 기자회견” 비난 폭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19일(현지 시각) 워싱턴DC 공화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검은 땀'을 흘리며 열변을 토하고 있다. 이 '검은 땀'은 염색약과 땀이 함께 섞였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EPA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 사상 가장 미친 기자회견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워싱턴DC 공화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이렇게 평가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이번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승리로 갈 수 있는 확실한 길”이라고 했지만, 기자회견에선 음모론만 반복했기 때문이다. 보수 성향 폭스뉴스 진행자 중 트럼프가 가장 좋아한다는 터커 칼슨도 이날 방송에서 “이제 증거를 대라”고 했다.

줄리아니는 약 9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가) 30만표 차이로 이긴 것, 미시간에서 5만표 차이로 이긴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했지만 어떤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또 “조 바이든(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며칠 전에 세계 최고의 선거 사기팀을 가졌다고 우리에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줄리아니가 주장한 바이든의 ‘선거 사기팀’ 언급은 조작된 영상으로 페이스북에서 차단된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줄리아니는 또 “조지아주의 재검표는 우리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조작된 표를 또 세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지아주는 이날 수작업을 통해 약 500만표를 재검표한 결과 바이든이 트럼프를 1만2284표 차로 앞섰다고 발표했다. 재검표로 바이든 표가 약 2000표 깎이기는 했지만 승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것이다. 그러자 줄리아니는 “조작된 표를 또 셌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또 다른 변호사인 시드니 파월은 전자 투표업체 스마트매틱스 등이 사용한 소프트웨어가 “우고 차베스(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시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차베스는 7년 전인 2013년에 숨졌기 때문에 2020년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 스마트매틱스 등이 과거 2000년대 베네수엘라 선거 시스템 교체 작업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현재 베네수엘라와 어떤 지분 관계도 없다고 WP는 전했다.

두 볼 타고 흘러내린 ‘염색약 땀’ - 19일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눈을 크게 뜨고 있다. 줄리아니 얼굴 양옆으로 흐른 검은 액체는 땀과 섞인 검은 염색약인 것으로 추정된다. /EPA 연합뉴스

이날 온라인에서 관심을 끈 건 기자회견 도중 줄리아니가 흘린 ‘검은 땀'이었다. 염색약이 땀과 함께 흘러내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뉴욕타임스(NYT)는 미용 전문가를 인용해 “(머리가 빈 부분을 가리기 위해) 마스카라를 썼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바이든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대선 불복에 대한 질문에 “지금 미국 국민은 믿어지지 않을 만한 무책임의 극치를 보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해로운 메시지가 전 세계로 보내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바이든은 그동안 트럼프에 대한 직접 비판을 자제했는데 대선 불복이 이어지자 직접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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