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라고? 집어치워!..K팝에 신경 곤두선 中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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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군무로 상징되는 K팝은 혹독한 연습생 생활과 다년계약으로 비난받기 일쑤였다. 자연스레 자유와 저항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하지만 BTS와 블랙핑크 등으로 인해 전세계 각국으로 확산된 팬들은 K팝을 진화시켰다. 미국의 인종차별 반대(BLM) 시위와 홍콩, 태국과 칠레 등에서는 정권에 대한 항의 수단으로까지 승화시킨 것이다. 아미(A.R.M.Y)는 저항의 동맹군(Allied Forces)이 됐다.
홍콩의 유력매체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6일 '한국의 K팝이 중국 공산당과 만나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중국 대학 강의에서 BTS(방탄소년단) 관련 내용이 검열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쓰촨대-피츠버그학원(SCUPI)에 근무하는 한국 국적 정아름 조교수가 최근 K팝의 소프트파워에 대한 강의를 할 예정이었으나 학교가 BTS 관련 부분을 삭제하라고 종용해 강의를 거부했다.
정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학술기관이 강의 내용을, 그것도 국수주의자들이 뿜어낸 터무니없는 말을 근거로 검열하려는 것에 대해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BTS 부분을 삭제하는 대신 강의를 거부한 정씨는 "나는 자기검열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달 BTS의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이 중국에서 파장을 일으키면서 교육현장에서 BTS 관련 검열이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이와 관련 BTS의 발언에 대해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왔다.
SCMP는 "중국의 수많은 젊은층이 BTS 등 K팝에 매료되면서 K팝이 중국 당국에 의해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BTS의 경우도 일부 극우매체와 네티즌 들이 BTS를 공격했지만 과민반응을 보였다며 오히려 역풍을 맞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입장이 아니라며 선을 그으며 논란이 일단락된 듯 했으나 BTS 강의 내용 검열이 알려지면서 뒤로는 검열을 진행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수 이효리는 한 예능프로에서 "예명으로 마오 어때요?"라고 말했다가 중국 네티즌들은 이효리가 우리에게 세종대왕과 같은 존재인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전 국가주석을 모욕했다며 십자포화를 쏟아 부었다.
중국 네티즌들의 이런 반응은 2016년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쯔위가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이 논란이 된 것과 유사하다. 쯔위는 무심결에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공개 사과까지 해야 했다.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홍콩 시위와 관련한 한 인터뷰를 리트윗 했다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최시원의 리트윗을 홍콩 시위 지지 표현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논란이 커지자 최시원은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자신의 웨이보에 글을 올려 "나는 단지 (홍콩의) 혼란과 폭력 사태가 조속히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관심을 표현했을 뿐"이라고 해명해야 했다.
이같은 충돌은 K팝에 관심이 많은 중국 밀레니얼세대에 대한 애국주의 교육이 맞물리면서 벌어지는 일로 평가된다. K팝은 유튜브와 SNS를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고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에서 유독 중국을 공격하는 듯한 일들에 대해 과민반응이 나오는 것은 중국의 젊은 네티즌들이 애국주의 강화교육을 받은 첫 세대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000년대 출생한 '링링허우(00后)'는 2013년 시진핑(習近平) 시대 강화된 애국주의 교육을 온전히 받은 첫 세대다.
이들은 중국이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이후 자랐는데, 애국주의 교육이 강화되면서 맹목적 애국주의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상 통제가 절실한 중국 정부 입장에선 맹목적 애국주의의 발현이 싫지 않을 수 있다.
또 K팝의 확산이 정치적인 목소리로 이어지는 것이 결코 달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 K팝이라고 강력한 통제와 보복이 뒤따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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