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단계 첫 불금 단속 따라가보니.."20대 청춘이 아까워 나왔죠"│한민용의 오픈마이크

한민용 기자 입력 2020. 11. 21. 19:46 수정 2020. 11. 21. 20: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픈마이크, 이번에는 마이크를 들고 밤거리로 나가봤습니다. 겨울이 오고 있다는 경고, 지금 우리 상황이 딱 이렇죠. 코로나를 억제하기 더 어려운 겨울로 접어드는 대부분 나라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도 12월로 접어들면, 600명씩 확진자가 쏟아질 수 있다고 오늘(21일) 정부가 경고했죠. 겨울의 문턱에서, 우리는 얼마나 방역지침을 잘 지키고 있는지, 오픈마이크에서 담아왔습니다.

[기자]

지금은 금요일 밤 10시입니다. 저도 뉴스를 마치고 이곳 종로 번화가로 바로 나와봤는데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올라가고 처음 맞는 주말이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금요일 밤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방역지침은 어떻게 잘 지켜지고 있는지, 단속현장을 따라가보겠습니다.

손님들로 북적이는 음식점.

테이블 사이 간격이 너무 좁습니다.

[이웅진/서울시 식품안전팀 주무관 : 1m로 해야 되는데… (그런데 손님들이 왔다가 움직이는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안 됩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아예 떼든지, 누가봐도 지금 너무 밀집돼 있어요. 충분히 떼 있어야…]

면적이 50제곱미터가 넘는 가게에서는 테이블 사이 1미터 이상 거리를 두거나, 칸막이를 설치해야 합니다.

[죄송한 말인데, 코로나 때문에 지금 딱 이 시간 한 번 차요. 근데 그것까지 해서 테이블 6~7개를 빼버리면, 여기가 월세가 2천100만원이에요. 살아남을 수가 없어요.]

이곳은 '칸막이'는 모두 잘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출입자 명부'가 문제가 됐습니다.

[이웅진/서울시 식품안전팀 주무관 : 지금 여기 보니까 전자출입명부가 아예, 설치는 돼 있는데 이용도 안 하고 지금 수기명부가 손님이 언뜻 봐도 50, 60명 되는데 3건밖에 안 적었잖아요. 여기서 구멍이 뚫려버리면 역학조사할 때 그냥 끝나는 거예요.]

명부가 없는 셈입니다.

이러면 확진자가 다녀가도, 그 주변에 누가 있었는지, 그 사람도 감염되지는 않았는지, 추적할 길이 사라집니다.

직원들이 마스크를 잘 쓰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이 프랜차이즈 카페는 음식 만드는 직원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아 적발됐습니다.

이렇게 적발된 곳들은 모두 처벌 대상입니다.

[박경오/서울시 식품안전팀장 : 바로 확인서를 받아서 집합금지나 또는 과태료 처분하기 때문에 기본이 집합금지 같으면 2주. 과태료 1차 150만원, 2차는 300만원 이렇게 부과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 가게들은 방역 지침을 잘 지키고 있었습니다.

자영업자야말로, 코로나가 퍼져 문을 닫게 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계속 문을 닫았었잖아요. 앞으로는 이제 문을 안 닫기 위해서 방역수칙 더 잘 지키고…]

두 달 만에 문을 연 노래방 사장님도 소독에 환기까지 꼼꼼히 기록하며 방역지침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정재천/노래방 사장 : 나가시면 환기하고 소독하고 있죠. 시간대별로 제가 체크 다 해가지고요, 방 번호하고.]

하지만 자영업자들이 잘 지키는 것만으로는, 코로나를 막아낼 수 없습니다.

손님들도 함께 따라줘야 합니다.

[(출입명부) 거의 안 써요. 그렇게 말을 해도 안 써요. 그거 때문에 노인분들하고 트러블이 있고 굉장히 피곤하네요.]

[그걸 (테이블을) 밀고 손님들이 붙는 건 저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특히 자영업자들이 애를 먹는 것이 손님들에게 음식 먹지 않을 때는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실제 서울시 단속반이 야구를 보는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당부해도,

[이웅진/서울시 식품안전팀 주무관 : 음식 취식하시지 않을 때는 마스크 좀 부탁드릴게요. 지금 좀 부탁드릴게요.]

[먹을 때라도 해야 한다고? 뭐 어떻게 하라고. 어디서 나왔다고?]

다시 음식을 먹고 있다며 거부합니다.

[저희가 말씀드리면 손님들이 되게 화를 내시고 그런 경우가 있죠.]

[이웅진/서울시 식품안전팀 주무관 : 이 방역수칙중에 제일 좀 힘든게 음식 섭취시 외에는 마스크를 써야 되는데, 손님들이 많이 항의를 하죠. (아까같이) 아까같이…]

마스크를 안 쓴 채, 그대로 밖으로 나온 사람도 있습니다.

[(코로나가 걱정 되지는 않아요?) 뭐 마스크 잘 쓰고 하니까 괜찮은 것 같아요. (마스크 안 썼잖아요) 지금 같이 나와가지고…]

어느덧 자정에 가까워진 밤거리, 사람들에게 코로나가 걱정되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스무살에 약간 청춘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여기에 나온 것 같아요. 2.5단계 이상으로 갔을 때는 집에서만, 모든 수칙을 다 지켰어요.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는 거여서 너무 집에서만 낭비하기는 좀 아쉬워 가지고.]

하루 사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좀 더 늘어서 이제 모두 386명.

우리의 일상은 다시 위험이 돼 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윤주 /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연출 : 홍재인)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