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명 뽑으면 6000명 나가는 쿠팡, '고용 빅3'의 딜레마
20일 쿠팡 및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쿠팡과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코리아는 9월말 국민연금 가입자수 기준으로 총 4만3171명을 고용하고 있다. 쿠팡은 고용 규모에서 삼성전자(10만4723명), 현대자동차(6만8242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LG전자(4만500명)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 근로자에 해당한다. 여기엔 1개월 이상 근무하면서 월 8일 이상 또는 월 60시간 이상 근로한 일용근로자도 포함된다.
또 쿠팡은 현재 가동하고 있는 물류센터 이외 올해 대전·금왕·광주·김천·제천 등 5개 물류센터 설립 계획을 밝혔다.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한 곳당 최소 500명에서 2000명 이상 신규 일자리가 생겨난다.
하지만 뽑은 인원 규모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인원들이 쿠팡을 떠났다. 9월 한달간 쿠팡의 국민연금 상실가입자수(퇴직·실직자수)는 6017명에 달했다. 물론 국민연금 신규취득자수와 상실가입자수에 휴·복직 인원 등도 섞여있어 정확한 쿠팡의 고용인원과 퇴사인원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대략 한달에 뽑은 인원 규모의 73%에 해당하는 인원들이 나갔다고 볼 수 있다.
비율은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쿠팡은 정규직보다 계약·단기직 형태의 직원 비율이 더 높다. 일례로 배송직원인 쿠친(쿠팡맨)만 놓고 봤을때 현재 쿠친 중 정규직 비율은 20% 미만이다. 쿠친 노조인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 관계자는 "쿠친은 1년 계약 형태로 2년째 테스트를 거친 뒤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며 "최근 쿠팡이 고용을 급격하게 늘리면서 비정규직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쿠팡을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기업으로 비난하긴 힘든 측면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간 물류센터 일자리는 3D 일자리로 불릴 만큼 힘들다는 인식이 많았다"며 "정규직으로 일할 생각으로 들어오기 보다는 주로 대학생들이나 코로나19로 힘들어진 자영업자들이 계약직·단기직 형태로 투잡을 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쿠팡의 고용 형태를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재는 다양한 고용 형태를 통해 탄력적인 일자리 자체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산업 구조가 유연해지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기면서 과거처럼 정규직 중심의 고용형태를 유지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새로운 산업 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에 맞춰 고용 형태를 다시 정의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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