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OLED 성장 기대 속 '웃는' 삼성·LG에 '우는' 中 BOE

박진우 기자 입력 2020. 11. 2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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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스마트폰 OLED 침투율 34% 예측…6억70000만대 규모
시장 지배 삼성디스플레이·추격 시작한 LG디스플레이…韓 업체 전망 ‘맑음’
화웨이 잃은 中 BOE, 삼성·애플에 패널 납품 추진했으나 ‘실패’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는 스마트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업체간의 표정이 갈리고 있다.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 패널 공급으로 출하량을 늘리고 있는 LG디스플레이와 달리, 화웨이를 통해 덩치를 키웠던 중국 BOE는 최근 연달아 공급 계약에 실패했다.

5G·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개화로 스마트폰 OLED 패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2 5G./삼성전자 제공

20일 하나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에서 OLED를 채택한 비율을 의미하는 침투율은 글로벌 기준으로 지난 2019년 28%에서 올해 32%로 높아졌다. 이어 내년에는 34%로 올해 대비 2%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을 12억대 수준(전년대비 9.5% 감소)으로 전망하고 있다. IDC는 내년에 기저효과와 경제회복 등의 요인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에 비해 약 9%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런 가운데 OLED 침투율의 상승은 OLED 패널 출하량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투자증권은 내년 OLED 침투율 34%를 가정한 상황에서의 OLED 패널 수요가 올해 5억9000만대에서 내년 6억700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폰 OLED 시장 절대 강자는 삼성디스플레이다. 2019년 기준 시장의 93%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중국 BOE 4%가 2위, LG디스플레이 2%로 3위다. 이외 업체들은 1% 내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에만 1억2435만대의 OLED 패널 출하가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4분기 스마트폰 OLED 수요의 80%에 해당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폼팩터에 따라 형태 변화가 자유로운 플렉시블(Flexible) OLED에서 후발주자와의 ‘초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김현수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5G·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OLED 패널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어 후발 주자들의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패널 출하량 기준 시장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압도적"이라며 "다만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향후 시장 점유율 하락이 불가피 할 수 있어 폴더블 패널 등 프리미엄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는 전략을 전개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용 OLED 공급에 성공하면서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애플 아이폰 12./애플 제공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출하량을 늘리며 삼성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부터 모바일용 OLED(P-OLED·플라스틱 OLED)에 투자를 집중했던 것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애플 아이폰 11 프로에 패널 공급을 시작했고, 올해는 아이폰 12 일부 모델에 OLED 패널을 납품한다.

이에 따라 한 해 500만대 수준이었던 LG디스플레이의 P-OLED 출하량은 올해 4배 증가해 2000만대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의 P-OLED 패널 출하량이 내년 4000만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은 내년에 출시될 아이폰 13(가칭)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화웨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오던 BOE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대안이 필요한 상태다. BOE의 큰손이었던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올 2분기 세계 출하량 1위를 차지할만큼 급성장한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은 미국의 추가제재가 지난 9월 중순 개시된 이후 위축되기 시작했다. 화웨이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기로 한 게 이를 보여준다.

문제는 BOE가 새로운 큰손으로 잡으려던 삼성전자와 애플로부터 주문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품질에 발목을 잡혔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저렴한 패널 가격으로 구애를 보냈음에도 테스트에서 연달아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다.

지난 10월 일부 외신들은 BOE가 아이폰용 6.1인치 패널의 소량 공급에 성공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저조한 수율 문제로 대량 납품은 결정되지 않았다. 지난 6월 있었던 애플의 테스트 때는 수율이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현지시각) 기즈모도 차이나 등 외신에 따르면 BOE는 최근 이뤄진 아이폰 12의 수리용(리퍼브) 패널 납품 테스트에서도 불합격했다. 내년 초 다시 한번 공급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결과는 내년 5~6월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BOE의 AMOLED(능동 행렬 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BOE 홈페이지

다만 BOE가 이후 테스트에서 ‘적합’ 판정을 받아 아이폰 리퍼브용 OLED 패널을 납품하기 시작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될 수 있다. BOE가 본격적으로 경쟁 체제에 합류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BOE는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의 사업 불확실성이 커져 새 매출원 확보가 절실한 상황으로, 애플이 최선"이라며 "애플은 BOE로부터 패널을 공급 받을 경우 삼성과 LG를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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