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갈 곳 없는 노숙자 눈에 밟혀 생계대책 세워준 형사

박철홍 2020. 11. 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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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가 도둑만 잡는 게 아니다." 이를 몸소 보여준 형사가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에 있다.

노숙자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그를 도울 대책을 세운 한 경장은 노숙자가 다시 경찰서를 찾아 올 것으로 믿고 있다.

한 경장 등 형사들의 도움으로 대기업 자회사에 취업해 자리를 잡은 '광주 장발장'은 정규직이 된 후 지난 5월 경찰서를 찾아와 거듭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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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 취업 지원한 광주북부경찰서 한광희 형사 잇단 '회복적 경찰 활동'
회복적 경찰 활동에 나서는 형사들 (광주=연합뉴스)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 2팀이 회복적 경찰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광희 경장은 앞줄 오른쪽 끝.[광주 북부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형사가 도둑만 잡는 게 아니다." 이를 몸소 보여준 형사가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에 있다.

주인공은 한광희(31) 경장, 한 경장은 올해 한 노숙자가 계속 눈에 밟혔다.

50대 노숙자인 그는 경찰서를 제집 드나들듯 하며 수시로 범죄를 저질렀다.

범죄의 수준은 배고파서 돈 없이 식당 밥을 먹거나, 추위에 못 견뎌 공공시설에 들어갔다가 소동을 피우는 정도였다.

살 곳도 가족도 없는 그는 남의 밥을 몰래 먹거나, 남의 공간에 숨어 들어가는 식으로 의식주를 해결했다.

한 경장은 "다시 또 그러면 더 큰 벌을 받습니다"라는 엄한 꾸짖음으로 그를 돌려보냈지만, 냉혹한 사회로 되돌아가는 쓸쓸한 노숙자의 뒷모습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한 경장은 그를 도울 방법을 찾기에 나섰다.

노숙자의 주소지인 전남 장성군과 협의해 긴급 숙박비 지원, 임시 보호시설 입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지원, 주거 지원 등 방안을 마련했다.

노숙자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그를 도울 대책을 세운 한 경장은 노숙자가 다시 경찰서를 찾아 올 것으로 믿고 있다.

한 경장은 "날이 더 추워지면, 다시 이런저런 잘못을 저질러 경찰서로 올 겁니다"며 "매번 그랬으니, 별다른 방도 없는 그는 다시 올 겁니다"고 말했다.

한 경장이 범죄자를 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형사지원팀 근무 시절에는 마트에서 빵 등을 훔친 30대 장애인 절도범이 대기업 자회사에 취업할 수 있게 도와 '광주 장발장'을 도운 경찰로 이름을 알렸다.

이 밖에도 교도소 출소 후 갈 곳이 없는 생계형 범죄자,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한 근로자의 유가족 지원, 공황장애 피해자 치료 지원, 알코올 중독 폭력범 재기 지원, 조현병 우범자 재범 방지 등의 사례만 수건에 달한다.

한 경장 등 형사들의 도움으로 대기업 자회사에 취업해 자리를 잡은 '광주 장발장'은 정규직이 된 후 지난 5월 경찰서를 찾아와 거듭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 경장은 22일 "범죄 피해자 지원이나 범죄자 사회 복귀를 돕는 일도 형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을 알게 됐다"며 "회복적 경찰 활동을 위해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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