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n스토리] 갈 곳 없는 노숙자 눈에 밟혀 생계대책 세워준 형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형사가 도둑만 잡는 게 아니다." 이를 몸소 보여준 형사가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에 있다.
노숙자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그를 도울 대책을 세운 한 경장은 노숙자가 다시 경찰서를 찾아 올 것으로 믿고 있다.
한 경장 등 형사들의 도움으로 대기업 자회사에 취업해 자리를 잡은 '광주 장발장'은 정규직이 된 후 지난 5월 경찰서를 찾아와 거듭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형사가 도둑만 잡는 게 아니다." 이를 몸소 보여준 형사가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에 있다.
주인공은 한광희(31) 경장, 한 경장은 올해 한 노숙자가 계속 눈에 밟혔다.
50대 노숙자인 그는 경찰서를 제집 드나들듯 하며 수시로 범죄를 저질렀다.
범죄의 수준은 배고파서 돈 없이 식당 밥을 먹거나, 추위에 못 견뎌 공공시설에 들어갔다가 소동을 피우는 정도였다.
살 곳도 가족도 없는 그는 남의 밥을 몰래 먹거나, 남의 공간에 숨어 들어가는 식으로 의식주를 해결했다.
한 경장은 "다시 또 그러면 더 큰 벌을 받습니다"라는 엄한 꾸짖음으로 그를 돌려보냈지만, 냉혹한 사회로 되돌아가는 쓸쓸한 노숙자의 뒷모습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한 경장은 그를 도울 방법을 찾기에 나섰다.
노숙자의 주소지인 전남 장성군과 협의해 긴급 숙박비 지원, 임시 보호시설 입소,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지원, 주거 지원 등 방안을 마련했다.
노숙자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그를 도울 대책을 세운 한 경장은 노숙자가 다시 경찰서를 찾아 올 것으로 믿고 있다.
한 경장은 "날이 더 추워지면, 다시 이런저런 잘못을 저질러 경찰서로 올 겁니다"며 "매번 그랬으니, 별다른 방도 없는 그는 다시 올 겁니다"고 말했다.
한 경장이 범죄자를 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해 형사지원팀 근무 시절에는 마트에서 빵 등을 훔친 30대 장애인 절도범이 대기업 자회사에 취업할 수 있게 도와 '광주 장발장'을 도운 경찰로 이름을 알렸다.
이 밖에도 교도소 출소 후 갈 곳이 없는 생계형 범죄자,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한 근로자의 유가족 지원, 공황장애 피해자 치료 지원, 알코올 중독 폭력범 재기 지원, 조현병 우범자 재범 방지 등의 사례만 수건에 달한다.
한 경장 등 형사들의 도움으로 대기업 자회사에 취업해 자리를 잡은 '광주 장발장'은 정규직이 된 후 지난 5월 경찰서를 찾아와 거듭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 경장은 22일 "범죄 피해자 지원이나 범죄자 사회 복귀를 돕는 일도 형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을 알게 됐다"며 "회복적 경찰 활동을 위해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 ☞ '조덕제 성추행' 피해 여배우, 언론사 손배소 일부 승소
- ☞ 말라리아·뎅기열·코로나 이어 독사에 살아남은 불굴의 英남성
- ☞ 투표조작으로 뒤바뀐 인생…연습생 눈물은 누가 보상하나
- ☞ '후지산이 무너진다' 78세 송재익 캐스터의 마지막 중계
- ☞ 내 난자 몇개 남았지…'언젠가' 낳겠다, 난자 냉동 급증
- ☞ 남친 죽기 13일 전 결혼 약속 지키고 아이도 낳았어요
- ☞ '바나나 훔쳤다' 의심에 몰매 맞고 숨져…알고 보니
- ☞ 관광 명소 '아치 절벽' 밤사이 영원히 사라졌다…왜?
- ☞ '노마스크' 트럼프 장남도 확진…그 아비에 그 아들
- ☞ 사귀던 고교생 제자에 절도시킨 30대 기간제 교사 석방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울릉서 달리던 버스 지붕에 지름 50㎝ 낙석…3명 경상 | 연합뉴스
- 나경원 "용산 대통령, 여의도 대통령 따로 있는 정국" | 연합뉴스
- '의정부 하수관 알몸 시신' 전말…발작 후 응급실 갔다 실종 | 연합뉴스
- 어린이날 연휴 폐지팔아 산 과자박스 두고 사라진 세아이 부모 | 연합뉴스
- 아이유, 어린이날 맞아 1억원 기부…"건강한 어른으로 자라길" | 연합뉴스
- 초등생 의붓딸에게 강제로 소금밥 주고 상습폭행 계모 집행유예 | 연합뉴스
- [OK!제보] 도심에 4년 방치된 쓰레기 더미…악취·벌레 진동 | 연합뉴스
- 길거리서 술 취해 커플 향해 바지 내린 60대 검거 | 연합뉴스
- 울산서 새벽 조업 나섰던 70대 노부부 숨진 채 발견 | 연합뉴스
- 경남 양산 공원주차장서 신원 미상 여성 불에 타 숨져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