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5세'와 성관계 중 "그만하자" 말 무시한 남성 '무죄', 대법서 뒤집혔다
먼저 대법은 군인인 A씨가 2017년10월 만 15세인 B씨를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에 대해 고등군사법원이 내린 무죄 판단을 파기했다.
당시 A씨는 B씨와의 성관계 도중 “그만하면 안 되냐. 힘들다. 그만하자.”라는 요구를 받았는데 성관계를 계속한 것으로 군검찰에서 조사됐다. 이에 군검찰은 A씨가 아동인 피해자를 간음함으로써 성적 학대행위를 했다며 기소했다.
그러나 대법은 “원심이 피해자의 연령과 피고인과의 성관계 등을 이유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들어 판단한 부분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며 “아동복지법이 정한 성적 학대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무죄 부분을 파기했다.
2심이 든 근거만으로는 A씨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 등을 신중하게 판단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군검찰은 A씨가 C씨를 간음하려는 의도와 수단으로 사진 유포를 거론했다고 보고 청소년성보호법상 협박 혐의로 기소했다. A씨는 2017년10월 C씨에게 “넌이제 내평생노예야” 등의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C씨를 만나서 간음하려 했으나 당시 B씨 관련 범행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자 겁을 먹음으로써 미수에 그쳤다고 군검찰은 판단했다.
2심은 이같은 혐의에 대해 “이 협박이 간음행위에 사용하려는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거나 간음행위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주었다. A씨가 C씨를 만나기로 계획한 2017년12월 말까지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었으며 위 협박 이후 다른 협박을 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이 그 같은 판단의 근거였다.
그러나 대법은 A씨가 페이스북에 여러 계정을 만들어 1인 다역을 한 점 등을 들어 2심과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놨다. 당시 A씨는 가공의 계정을 통해 C씨에게 접근해 금전을 대가로 제시하며 신체 노출 사진을 받아냈었다. 이후 A씨는 C씨에게 자신의 본 계정을 알려주며 ‘유혹하여 성관계를 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했다. C씨는 A씨의 요구를 거부하다가 결국 A씨의 본 계정에 연락했다.
대법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협박에 못 이겨 A씨 계정으로 접촉하기에 이른 이상 피해자가 성관계를 결심하기만 하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간음행위를 실행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이라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협박하여 간음행위에 사용하려는 고의가 있었고, 위 협박이 간음행위의 수단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결론을 냈다./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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