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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돈봉투 만찬' 감찰 지시했던 文대통령.. '심재철 돈봉투'도 감찰할까

표태준 기자 입력 2020.11.22. 15:14 수정 2020.11.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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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 후보자(오른쪽)와 인사청문회준비단 소속 심재철 당시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현 검찰국장)가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에 마련된 준비 사무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특활비를 이용해 ‘돈봉투 격려금’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직접 감찰을 지시했던 ‘돈봉투 만찬’ 사건이 주목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그때와 유사한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지 법조계 이목이 쏠린다.

◇”文 대통령, 돈봉투 문제에 매우 단호하게 감찰 지시”라던 靑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7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간 이른바 ‘돈봉투 만찬’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법무부와 대검 직원 22명이 투입된 대규모 합동감찰반이 꾸려졌다. 당시 청와대는 “사안이 불거진 뒤 검찰이 내놓은 해명이 부적절해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대통령께서 매우 단호하게 (감찰을) 말씀하셨다”는 입장을 밝혔다.

‘돈봉투 만찬’은 2017년 4월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 안태근 당시 검찰국장과 검찰국 간부가 서울 서초동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이 자리에서 안 국장은 특수본 검사들에게 70만~100만원씩, 이 지검장은 검찰국 과장들에게 100만원씩 격려금을 지급한 사건이다. “정치검찰을 개혁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던 문 대통령은 취임하고 7일 만에 이 사건에 대해 공개 감찰을 지시했다.

당시 감찰반은 감찰 착수 20일 만에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에 대한 면직 징계와 이 전 지검장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감찰 결과 발표 뒤 이 전 지검장은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식대가 김영란법상 처벌 예외에 해당하고 격려금 액수가 각각 100만원을 초과하지 않아 처벌 대상이 아니라며 이 전 지검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2심도 음식물과 현금 모두를 청탁금지법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은 2018년 10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 전 지검장은 법무부를 상대로 낸 면직처분 취소소송에서도 복직 판결을 얻어냈으나, 복직 이튿날 사표를 제출하고 변호사로 개업했다. 안 전 국장도 소송 끝에 지난 2월 대법원에서 면직 취소 판결을 받아내 복직했지만, 사표를 내고 법무부를 떠났다.

결국 이 사건은 문 대통령이 전 정권에서 임명된 검찰 간부들에 대해 감찰 지시를 내려 ‘찍어내기’ 수사를 한 것이라는 논란을 불러왔다.

◇”돈봉투 만찬과 달라” 선긋기 나선 법무부… 검사들 “다를 것 전혀 없어”

법조계에서는 “정치 검찰을 개혁하겠다던 이번 정부에서도 결국 일선 검사들 환심을 사려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지난 10월 ’2021년 신임 검사 역량평가'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차장·부장검사 24명에게 1인당 50만원씩을 격려금 명목으로 자기 이름이 적힌 돈봉투에 넣어 지급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런 지적에 대해 21일 “검찰국장이 예산 집행 현장에 간 것도 아니고, (돈을) 직접 지급한 사실도 없어 ‘돈봉투 만찬’과 빗대어 비교하는 것은 왜곡”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법무부가 정확한 당시 상황을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심 검찰국장은 지난달 14일 직접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을 찾아 면접위원 24명을 불러모아 오찬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당일 심 검찰국장이 오찬 일정을 취소하고 대신 직원을 통해 격려금 50만원이 든 돈봉투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은 용인분원에 근무하던 한동훈 검사장을 충북 진천본원으로 보내는 ‘원포인트 좌천 인사’가 단행된 날이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심 검찰국장이 사정이 생겨 오찬을 취소하지 않았다면 ‘돈봉투 만찬’ 사건과 다를 것이 전혀 없다”며 “2017년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심 검찰국장 역시 ‘정치 검사’이고, 대통령이 감찰을 내려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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