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담] 평균 연봉 9000만원, '신의 직장' 마사회의 추락

신준섭 입력 2020. 11. 2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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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만 해도 누구나 선망하던 직장이었다.

평균 연봉은 9000만원대, 초임도 올해 기준 4440만원이나 된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올해 4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피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온라인 불법 경마 규모는 6조8898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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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올해 사상 처음 적자 코앞
내년 말 산업 전반 구조조정 불가피할 듯

지난해까지만 해도 누구나 선망하던 직장이었다. 평균 연봉은 9000만원대, 초임도 올해 기준 4440만원이나 된다. 공기업이다 보니 고용 안정성도 뛰어나다. 다만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까지만 통용되던 상식이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한국마사회는 이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처지에 놓였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누적된 손실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경마가 주 수입원인 마사회에서 경주를 할 수가 없다 보니 이익이 나지 않았다. 22일 마사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5조124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당기순이익의 70%가 축산발전기금으로 들어가는 구조상 이 금액이 모두 적자로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올해 4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피하기는 힘들다고 한다. 해방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낸 한 해라는 암울한 기록 달성이 코앞까지 왔다.

한 해 적자가 난다고 큰 일이 나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감내하기에는 일자리 충격파가 너무 크다. 국내 말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2만3000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도 기수나 말 관리사, 농가가 직격타를 맞았다. 축산 관련 단체 협의회는 지난 4일 성명서를 내고 “경주마 생산 200여 농가가 8개월간 600억원 손실을 입어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신의 직장 구성원도 충격파를 피하지 못했다. 비상 경영을 시작한 지난 9월부터 일주일에 이틀만 출근하고 월급도 50% 깎였다. 지난달 30일부터는 경주를 재개했지만 입장 정원의 20%만 받을 수 있다. 운영 규모가 축소된 상황이라 월급을 원상회복할 수가 없다. 마사회 본사와 자회사의 총임금은 지난 1~10월 기준 1363억원 삭감됐다.

경마가 사행성 산업인 만큼 도박을 줄이는 순기능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하지만 이조차 쉽지 않다. 온라인 불법 도박 때문이다. 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온라인 불법 경마 규모는 6조8898억원에 달한다. 합법적인 경마가 문을 닫은 올해는 이 규모가 더 커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 경마에서 발생하는 세수는 1조원 정도 줄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이어지는 한 특단의 조치없이는 현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말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특히 마사회 정원 감축 시 문재인정부 들어 처음으로 공기업 인력을 줄이는 사례가 된다. 마사회 관계자는 “긴축 예산을 편성하고 조직 축소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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