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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굿뉴스에 한숨 쉬는 금값.."폭등 끝, 내년 $1550대 폭락"

전수진 입력 2020.11.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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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국제 금값 고공 행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백신 개발 소식에 안전자산의 대표주자인 금의 매력도가 떨어진 까닭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값은 온스당 1872.40달러(약 209만 원)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0.58% 상승한 가격이긴 하지만 지난 8월3일 2035.99달러를 찍으며 ‘마의 2000달러’ 대를 돌파했던 기세는 사라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투자은행 맥쿼리 투자분석가들을 인용해 “내년엔 금값이 지금보다 약 17% 하락한 1550달러 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라며 “금값 강세장은 이미 끝났다”고 보도했다. 이런 심리는 증시에도 반영되고 있다. FT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 역시 7월에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주 최저치를 찍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이 금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금괴. [중앙포토]


올해 금값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불안을 자양분으로 폭등했다. 여기에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적극적 양적완화(QE)에 나서는 등 돈 풀기에 나서면서 추가 상승 동력을 확보했다. 화폐가치는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해지면서다. 인플레이션 헤지(hedge) 수단으로서 금의 자산 가치가 폭등한 것이다.
지난 3월 18일 올해 최저점인 1477.30달러 이후 1500~1600달러 선을 맴돌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4월엔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 10~11월께엔 3000달러 돌파까지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금값 상승 호재는 이어졌다. 코로나19확산세는 잡히지 않았고, 미국 의회는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 교착을 이어가며 시장 불안 심리를 키웠다. 여기에 제롬 파월 Fed 의장이 6월엔 “제로 수준(0~0.25%) 금리를 2022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못박은 데 이어 8월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보다 높아지더라도 고용 안정을 우선하겠다”며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했다. 금 투자 명분을 더해준 셈이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최고경영자(CEO)는 “Fed는 (달러는 찍어도) 금은 찍어내지 못한다”며 금 투자를 독려하는 발언을 내놨다.

제롬 파월 Fed 의장


풀린 돈이 주식 시장으로 몰리며 뉴욕 증시 역시 최고치 경신 릴레이를 펼쳤지만 금값 상승세 역시 꺾이지 않았다. 위험 자산인 주식과 안전 자산 금값이 동반 상승하는 기현상이 빚어진 셈이다.

고삐 풀린 말과 같던 금값을 잡은 건 백신이다. 지난 6일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3상 임상에서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인 지난 9일 금값은 곤두박질쳤다. 지난 8일 1958.20달러였으나 하루 만에 백신 효과가 반영되면서 1861.68로 5%포인트 가까이 추락한 것이다. FT는 이번 금값 조정 국면을 두고 “지속적인 하락의 신호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ETF도 금 비중 줄이기 시작.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2020년의 금값은 2013년의 데자뷔라는 분석도 나온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고 2009년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금값이 뛰었지만, 2011년 정점을 찍었다가 2013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것을 염두에 둔 분석이다. FT는 “백신 개발로 인한 위기감 하락과 함께 더 이상의 정책적 경기 부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과 2013년의 상황은 비슷하다”고 전했다.

반론도 존재한다. 지금은 일시적 조정이고 금값은 적어도 추가 하락하진 않고 상승 동력을 비축할 것이란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위기감은 1970년대 이후 지금이 최고”라고 지적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공격적 양적완화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수개월간 2300달러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3000달러 정복까지는 요원하다고 해도 앞으로 약 25%가량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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