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과의 싸움 '최후보루' 대학병원 속속 감염.. "진료 공백"

박민식 입력 2020. 11. 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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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체계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에서 최후의 보루로 남아 있어야 할 대학병원들이 속속 뚫리고 있다.

이처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중책을 맡은 대학병원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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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원광대병원에서 간호사와 환자, 보호자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무더기로 확진된 20일 병원 입구에는 코로나19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익산=연합뉴스

국내 의료체계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에서 최후의 보루로 남아 있어야 할 대학병원들이 속속 뚫리고 있다. 진료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북 익산에 소재한 원광대병원 관련 접촉자 조사 중 12명이 추가 확진됐다. 이날 낮 13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26명에 이른다. 추가 확진된 12명은 의료진이 지인과 방문한 음식점 등을 통해 추가 전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까지 확진된 26명은 의료진ㆍ직원이 3명, 환자 8명, 보호자ㆍ간병인 3명, 이들의 지인 12명이다.

서울에서는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 관련 확진자도 18일 첫 발생 이후 전날 1명이 늘었다. 지난 18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접촉자 조사 중 10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11명에 이른다. 이들은 환자 2명, 종사자 1명, 보호자 3명, 방문자 1명, 종사자 가족 4명 등이다.

집단감염이 진행 중인 전남대병원 관련 확진자도 전날 1명이 증가해 22일 0시 기준 누적 62명으로 집계됐다. 의사(6명), 간호사(5명) 방사선사 등 의료진만 12명에 이른다. 이 외에도 병원을 고리로 환자 5명, 보호자 3명, 입주업체 직원 2명, 지인과 가족 25명, 타 지역 15명 등이 감염됐다. ‘코로나19 전담의료기관’이라는 말이 무색한 셈이다. 특히, 방역당국은 의료진들이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광주시 방역당국은 전남대변원 의료진 등을 상대로 방역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일부 의료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동료들과 대화하거나 이른바 ‘코스크ㆍ턱스크’ 상태로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도 파악했다.

이처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중책을 맡은 대학병원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학병원은 중증환자를 위한 병상과 의료진 등을 확보한 중요시설로, 지금처럼 확진자 급증 때 그 역할은 더욱 강조되기 때문이다. 국내 확진자 수는 이날까지 닷새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또 대학병원은 종합병원(100개 이상의 병상을 갖춘 병원) 중에서도 만성질환ㆍ중증질환 치료나 난도가 높은 수술 등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상급종합병원’이란 특성을 감안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치료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실제, 앞서 신천지발 집단감염 여파로 대구ㆍ경북지역 대학병원의 응급실이 폐쇄됐을 때 응급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집에서 사망하면서 대구·경북 지역의 국민들은 극도의 공포를 경험한 바 있다.

최근 확진자가 크게 늘어 ‘코호트 격리(동일집단 격리)’ 조치가 내려진 전남대병원도 응급실이 폐쇄되는 등 의료 공백이 일부 현실화 했고, 입원 중인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해 감염병 격리 병원이나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 이들을 받은 병원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공백이 생기면 만성질환자나 긴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타 지역으로 이송돼야 하고, 이 경우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2차 피해도 나올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지역 확진자 수를 떨어뜨리고, 의료진과 병원 종사자들의 감염 차단에 더 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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