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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KIST '자율주행 방역로봇' 시연현장 가보니..

안경애 입력 2020.11.22. 19:29 수정 2020.11.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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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V-소독약 동시방역
많이 쓰는 손잡이·탁자엔 오랫동안 뿌리기도
감염위험 높은 곳엔 집중 분사
통신 끊길 경우 자동멈춤 기능
슈퍼컴·AI 활용한 시뮬레이션
확진자 동선파악 방역 지원도
소독약을 분사하는 KIST 에이드봇. KIST 제공
김강건 KIST AI·로봇연구소 박사가 자율주행 방역로봇 '대한민국 에이드봇'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KIST 제공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국제협력관 로비. 둥근 몸통에 사람 키 만한 로봇이 "방역이 준비됐습니다. 모두 외부로 나가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멘트를 한 후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통 부위의 덮개가 열리자 UV(자외선) 램프가 켜졌다. 로봇은 소독할 벽면 쪽으로 이동해 느린 속도로 방역상황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로봇은 KIST AI·로봇연구소 김강건 박사팀이 개발한 자율주행 방역로봇 '대한민국 에이드봇(Aidbot)'이다. 로봇이 내보내는 자외선은 벽면에 붙어있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사멸한다. UV는 옷이나 안경을 쓰면 99% 차단되지만 바로 쐬면 유해성 우려가 있는 만큼 UV 조사는 사람이 없는 공간에서 이뤄진다. 이날 시연은 UV램프 대신 일반 형광등 램프를 이용해 이뤄졌다.

벽면 끝까지 UV조사를 한 후 소독약 분무 모드로 바꾸자, 로봇이 상단 헤드 부위를 좌우로 움직이면서 소독약을 분사하기 시작했다. 로봇과 와이파이 망으로 연결된 컴퓨터 화면에서는 로봇에 설치된 카메라에 포착된 영상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김강건 박사는 "로봇은 하단의 라이다 센서 2개와 상단의 카메라 5대를 이용해 주변 상황과 사물을 인식해, 장애물은 피해가고 손잡이나 탁자 같이 바이러스가 묻어있을 확률이 높은 물체는 더 오래, 더 많은 소독약을 분사한다"면서 "관제시스템과 통신이 1초 이상 끊길 경우는 로봇 작동이 자동으로 멈춰 돌발상황을 예방한다"고 설명했다.

KIST는 오랜 기간 로봇 연구를 통해 쌓은 기술들을 에이드봇에 쏟아넣었다. 김강건 박사를 포함한 6명이 자율주행과 방역목표 자동인식 기능 구현에 초점을 두고 5개월간 개념설계부터 실물제작까지 끝냈다. 에이드봇을 이용하면 코로나 같은 비상상황에서 사람이 감염위험에 노출될 필요 없이, 로봇을 이용해 UV 조사와 소독약 분사를 병행해 방역을 수행할 수 있다. 코로나 발생 후 국내외에서 방역로봇들이 잇따라 선보였지만 UV 조사와 소독약 분사 중 한 가지 방식을 채택했는데, 두 가지를 동시에 갖춘 것은 에이드봇이 처음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방역목표를 자동 인식하고 원격에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관리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KIST는 국제협력관 건물 전체를 인공지능빌딩으로 구현하고, 에이드봇을 이용해 실제 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강건 박사는 "에이드봇을 통해 K방역에 일조하는 게 목표"라면서 "연구원 내 실증에 이어 공공기관, 학교, 병원 등에 보급해 방역작업을 수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KIST는 융합기술의 강점을 살려 코로나 대응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KIST 계산과학연구센터는 슈퍼컴퓨터와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을 활용한 코로나 확산 시뮬레이션 도구를 개발해 정부의 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이 도구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5000명 개인을 기초 단위로, 감염성 질병 전파·확산 규모를 시뮬레이션한다. 감염성 질병 특성과 개인의 나이·가족·거주지·근무지·이동행태 등을 결합해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시뮬레이션을 수행한다. 질병의 특징 자료를 바꾸면 달라지는 질병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

김찬수 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박사는 "4월 중순 제로에 가깝게 줄었던 코로나 확진자가 5~8월 사이 들쭉날쭉 발생한 양상을 분석한 결과 깜깜이 환자가 확진자의 6.2배 수준이란 결론을 얻었다"면서 "개인의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일상화, 자발적인 이동 줄이기와 함께 정부의 방역조치, 거리두기 정책이 모두 효과적으로 이뤄져야만 확진자 증가 추세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는 신속 역학조사를 위한 위치정보 기반 개인 동선파악 기술을 개발해 KIST 내에서 적용했다.

모바일 기기와 웨어러블 태그를 활용해 사람들의 위치를 파악해 일정 기간 서버에 저장해 두고, 확진자가 방문하거나 발생할 경우 서버 데이터를 확인해서 필요한 곳만 방역하고 검사 대상자와 아닌 사람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방식이다. 오차가 수십~수백미터에 달하는 이동통신 위치정보 대신 2~3미터 수준의 정확도로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함으로써, 밀접접촉자 대상을 대폭 좁힐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N차 전파를 차단하면서 사회적 불안감과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의료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택진 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 박사는 "특히 셧다운 시 비용과 사회적 손실이 큰 의료기관과 교육기관에 적용되면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과 협약을 맺고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기술 완성도를 높인 후 적용현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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