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노래 부른 건데"..내 얼굴이 앱 광고에
<앵커>
노래 부르는 자신의 모습이 광고로 쓰이고 있어서 내려달라고 항의했는데 몇 달째 아무런 소식이 없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노래 부르면서 짧은 영상도 찍을 수 있는 외국 앱을 이용했다가 생긴 일입니다.
전연남 기자가 제보자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노래가 취미인 A 씨는 코로나19로 노래연습장 가기가 쉽지 않자 음악 관련 앱을 자주 사용합니다.
반주에 맞춰 노래 부르는 모습을 찍어 앱을 통해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자신이 올린 영상이 해당 앱 광고로 사용되고 있는 걸 알게 됐습니다.
허락하지도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만들어진 광고 때문에 댓글 피해도 입었습니다.
[A 씨/노래 앱 사용자 : (앱 이용해) 취미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모든 지인들한테 지금 연락이 오고, 악플 같은 거 달렸을 때 저 진짜 죽고 싶었어요.]
누적 다운로드 횟수가 1억 회가 넘는 이 앱 운영업체는 미국에 있었습니다.
광고를 내려달라는 메일을 영어로 써서 여러 차례 보냈지만 넉 달 동안 회신 확인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결국 법적 대응을 결심한 A 씨는 이용약관을 살펴보고 더 놀랐습니다.
사용자 영상을 무단으로 마케팅과 홍보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놓은 건 물론 법적 문제를 제기하려면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을 찾으라고 적혀 있었던 겁니다.
가입 당시에는 영어로 된 약관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습니다.
[신하나/변호사 : 사용자의 콘텐츠를 이 회사가 함부로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놨다는 것이죠. 소비자의 허락을 요구하지 않아요, 약관에 동의만 하면. 우리 약관법에 따르면 해당 조항 역시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 법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해외 기업을 상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김승주/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해외 앱에) 국내법을 따르라고 강제성을 부여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사용자가 조심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상당수 앱이 국경을 초월해 운영되고 있는 만큼 사용자 보호를 위한 국제 공조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최대웅, 영상편집 : 이소영)
전연남 기자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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