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계일보

연봉 2배 넘는 고액 신용대출, 23일부터 못 받는다

이희진 입력 2020.11.22. 20:42

이번 주부터 은행에서 고액 신용대출을 받기 더욱 어려워진다.

정부가 정한 규제 시행일(30일)보다 일주일가량 빠르게 은행권이 자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당초 정부는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차주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해서만 'DSR 40%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KB국민은행은 소득과 관계없이 신용대출만 1억원 이상이면 해당 규제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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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정부 규제일 보다 앞서 조이기 나서
국민, 1억원 이상 대출 심사 강화
소득 관계없이 DSR 40% 적용
규제전 '영끌' 막차행렬 이어져
일주일새 대출 1조5000억 폭증
"고신용자까지 대출 일률적 규제
금융원리에 역행" 비판도 이어져
모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연합뉴스
이번 주부터 은행에서 고액 신용대출을 받기 더욱 어려워진다. 정부가 정한 규제 시행일(30일)보다 일주일가량 빠르게 은행권이 자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부동산 구입자금 마련을 위해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이른바 ‘영끌 대출’이 사실상 막히는 셈이다. 정부가 고신용자에 대한 1억원 초과 대출을 일률적으로 막은 데 대해 ‘금융 원리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3일부터 1억원이 넘거나 연소득 200%를 초과하는 신용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다. 신용대출이 1억원 이상인 차주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내 규제를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DSR는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로, DSR 규제가 적용되면 차주가 받을 수 있는 대출액은 줄어든다.

당초 정부는 연소득 8000만원이 넘는 차주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해서만 ‘DSR 40%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혔지만 KB국민은행은 소득과 관계없이 신용대출만 1억원 이상이면 해당 규제를 적용한다. 일반 차주들이 신용대출을 받기 더욱 팍팍해진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연소득 200%를 초과하는 신용대출도 23일부터 금지한다. 소득에 비해 과도한 신용대출을 억제한다는 취지다.

농협은 대출 한도와 우대금리를 줄이며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농협은 지난 18일부터 우량 신용대출과 일반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각 0.2%포인트, 0.3%포인트 깎았고, 지난 20일엔 연봉이 8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의 신용대출 가능 한도를 ‘연소득 2배 이내’로 축소했다.

우리은행도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를 다음 주 중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발표한 규제 실행 시점은 30일이지만 우리은행은 관련 전산 시스템 개발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일정을 단축해 조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은 최근 실무자 회의에서 ‘규제 조기 시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이 정부가 정한 규제 시작일보다 빨리 자체적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선 건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신용대출 막차를 타기 위한 영끌이 급증해서다. 신용대출이 급증하면 은행은 정부에 제출한 대출 총량 목표를 지키기 어려워진다.
지난 1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1조354억원으로, 규제 발표 전날(129조5053억원)보다 1조5301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한 달간 은행권 신용대출이 3조2000억원 증가한 걸 감안하면 최근 일주일 새 벌어진 ‘패닉 영끌’ 현상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마이너스 통장 개설도 급격히 늘었다. 규제 시행일 이후 개설한 마이너스 통장 한도는 신용대출 총액에 합산돼서다. 5대 은행의 1일 신규 마이너스 통장 개설 수는 지난 18일 4082개로 지난 12일(1931개) 대비 111.4% 증가했다.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을 막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방안에 대한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부실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고소득자를 규제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다. 신용도가 좋고 상환능력이 높은 차주가 더 많은 돈을 대출받는 건 금융시장의 당연한 논리다. 정부가 급증한 신용대출 규모를 단기간에 줄이고자 고소득자를 규제한다는 시각도 있다. 고액 신용대출을 줄이면 신용대출 규모를 쉽게 축소할 수 있어서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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