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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발목 잡힌 '우주여객기 시험 비행'

이정호 기자 입력 2020.11.2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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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권 밖 무중력 관광 등 주목
발사장 있는 뉴멕시코주 '봉쇄'
과학계 "연기돼도 큰 문제 없어"

[경향신문]

2018년 비행 중인 우주여객기 ‘스페이스십2 VSS 유니티’. 버진 갤럭틱 제공

지구 대기권 밖에서 무중력 체험 등 이색 관광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우주여객기의 시험 비행 일정이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발목이 잡혔다. 우주여객기를 만드는 민간기업 버진 갤럭틱의 기지가 있는 뉴멕시코주가 전면적인 봉쇄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버진 갤럭틱의 마이클 콜글래지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공식 입장을 내고 “뉴멕시코주 보건부의 최근 지시에 따라 우주기지의 운영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달 19일부터 23일 사이로 예정됐던 뉴멕시코주 소재 우주기지에서의 시험 비행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버진 갤럭틱이 개발 중인 우주여객기 ‘스페이스십2 VSS 유니티’는 대기권의 끝자락인 고도 약 80㎞까지 상승해 지구와 우주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게 하는 관광용 운송 수단이다. 전체 형상은 소형 자가용 비행기를 닮았으며 승객 6명과 조종사 2명이 탑승한다. 지상을 이륙한 대형 항공기의 바닥에 매달렸다가 1만5000m 상공에서 분리돼 로켓엔진의 힘으로 솟구치는 독특한 운항 형태를 갖고 있다. 2018년과 지난해 시험 비행에 성공했는데, 이달 3번째 시험 비행을 하려다 일정이 무산된 것이다. 현재 버진 갤럭틱은 좌석당 25만달러(2억8000만원)짜리 탑승권을 일반인 600명에게 판매했다.

시험 비행 일정이 무산된 건 최근 최악으로 치닫는 미국의 코로나19 상황 때문이다. 하루 10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생기면서 뉴멕시코주에선 지난 1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주간 자택 대피령이 떨어졌다. 주민들은 응급 진료나 식품 구입을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러야 하며 비필수 사업장의 운영은 중단된다. 목숨이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우주여객기의 시험 비행은 언급하기조차 곤란한 상황이 된 것이다. 버진 갤럭틱은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가급적 빨리 시험 비행 일정을 다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과학계에선 시험 비행 연기가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고 본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버진 갤럭틱의 우주여객기는 로켓 기술의 성숙도 측면에서 일정 단계 이상 올라와 있다”며 “앞으로 시험 비행 횟수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사람을 태우는 만큼 생명유지 장치의 안정화를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에 따라 개발 완료 시점이 조정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주개발이 지장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3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선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 지시가 내려졌다. 비슷한 시기 유럽 우주기업 아리안스페이스는 지역 주민과 직원의 안전을 위해 남미의 기아나 우주센터를 폐쇄했다. 기아나 우주센터는 세계 상업위성 발사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리안스페이스의 주력 기지다. 코로나19의 파고가 인류의 생활 영역을 지구 밖으로 확장하려는 오랜 꿈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과학계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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