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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토크쇼J] 누구를 위한 '윤석열 대망론'인가? 그리고 전태일 50주기

KBS 입력 2020.11.22. 22:51 수정 2020.11.22.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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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안녕하세요? 저널리즘 토크쇼 J입니다. 최근 대다수의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인물이 있죠, 오늘 J에서는 이른바 ‘윤석열 대망론’ 언론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짚어보려고 합니다. 이어서 전태일 열사 사망 50주기를 맞아서 노동 이슈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드립니다.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임자운] 안녕하세요? 임자운입니다.

[최욱] 네, 반갑습니다. 최욱입니다.

[이승현] 그리고 J의 정연우 기자도 함께합니다. 어서오세요.

[정연우] 안녕하세요? 정연우입니다.

[이승현] 언론학자 홍성일 박사 나왔습니다. 어서오세요.

[홍성일] 네, 반갑습니다.

[이승현] 이 방송은 KBS 1TV, myK 웨이브, 유튜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영상> 누구를 위한 ‘윤석열 대망론’인가? (최근 윤석열 관련 영상‘ 모듬)

[자막] ‘유력 대권주자’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윤석열/ 검찰총장 (지난달 23일) 국민들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은 천천히 퇴임하고 나서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기사] <“퇴임후 국민 봉사” 정치권 뒤흔든 尹 한마디
[TV조선 2020.11.11 방송]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여권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난 11일)] 오늘 이 순간부터는 그렇게 1위 후보로 등극하고 이런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다면 사퇴하고 정치를 해야 되지 않나

[기사] <윤석열 현상 왜>

[이승현] 대검찰청 국정감사 지난 10월 22일었죠, 꼭 한 달이 흘렀습니다. 윤석열 대망론, 윤석열 신드롬, 충청 대망론 등 현직 검찰총장을 정치인으로 기정사실화하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정연우] 5대 종합 일간지 1면에 윤석열 총장 이름을 한 번이라도 언급한 기사는 조선일보가 14건, 또 경향신문이 12건,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2, 3일에 한 번 꼴로는 주요 일간지의 1면을 윤석열 총장이 장식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이어서 동아일보는 10건, 중앙일보 8건, 한겨레 5건 순으로 중앙일보는 <윤석열의 야성이 돌아왔다> <윤석열 현상 왜> 이런 분석 기사를 싣기도 했고요. 조선일보는 <살아있는 권력 수사가 검찰개혁>이라고 한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해서 익명의 법조계 인사들 입을 빌어서 “현 정권을 겨냥한 그런 말이다”, 또 ”추미애 장관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는 보도도 내놨습니다.

[최욱] 윤석열 총장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헤드라인이 있었는데요. <윤석열 치킨보다 관심도 높아> 12일에 YTN에 출연한 빅데이터 전문가가 한 말을 인용해서 헤드라인으로 달았는데 이걸 또 채널A가 발 빠르게 받아서 업그레이드를 합니다. “치느님보다 윤느님?”이라고요.

[홍성일] 7, 80년대 경영인 그다음에 정치인한테 되게 인기를 많이 끌었던 해적판 소설이 있어요, 대망이라고. 일본의 전국시대를 무대로 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어떻게 지역을 다 점령하고 패권을 잡는가 이런 어떤 서사극인데 대망론의 내용이 기본적으로 이 소설의, 서사구조랑 비슷하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중앙일보의 대망론을 한 번 보자면은 충청, 강원, 제주 이런 식으로 여러 마치 일본 전국시대의 지역의 영주들 언급하듯이 여기에 누가 패권을 잡고 있고 이 중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또 채널A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 당찬 검사, 사나이, 이런 말을 쓰거든요. 기본적으로 대망론은 남성 판타지, 무협지의 판타지가 아닐까. 그 사이에 어떤 빈틈, 비약, 이런 부분들이 좀 많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승현] 특히 사설이나 칼럼으로 좀 더 들어가 보면 이른바 윤석열 대망론을 바라보는 언론사의 시각차가 더 드러납니다.

[정연우] 윤석열과 대선 또 윤석열과 대권을 함께 언급한 사설이나 칼럼 등이 얼마나 나왔는지 살펴봤는데요. 중앙일보가 11건, 조선이 7건을 냈습니다. 상대적으로 많이 냈다 이렇게 볼 수 있겠고 한겨레, 경향은 각각 5건, 2건 이렇게 생산을 했습니다. 10월 28일에 <검사 윤석열> 박진석 사회 에디터가 쓴 글이랑, 11월 12일에 만물상 <윤석열 현상> 이동훈 논설위원이 쓴 이 두 칼럼을 봤는데 똑같이 검사 윤석열의 어떤 스토리, 서사에 대해서 쓰고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어떻게 쓰냐면 “지난주 국정감사에서도 윤 총장은 그다웠지만 마지막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그는 정계 입문여부에 대해 여지를 남기면서 발을 질질 끌었다,” 그러니까 윤석열 총장이 정치 입문에 대한 여지를 둔 것에 대해서 어떤 개인의 발언이 준 아쉬움에 대해서 지적을 한 겁니다. 조선일보는 “ 윤 총장이 정치권 가시밭길을 걸을 각오가 돼 있는지도 의문이다, 무도한 정권 아래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벌어진다.” 총장이 정치계에 들어올 수있다는 언급이 나오는 게 어떻게 보면 정부의 실정 탓이 더 크다는 정부 실정을 부각하는데 좀 더 집중을 합니다. 같은 사안을 보면서도 조금 다른 결로 기사들 또 칼럼들을 생산해 내고 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임자운] “대선 지지율 1위 윤석열이라는 바람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상은 아니다,” 이런 표현들이 등장은 해요, 그런데 우리 사회가 걱정하는 검찰의 정치화라는 게 언론이 윤석열은 올바른 대선주자다 라는 말을 하면서 비로소 시작이 되는 게 아니라 사실은 윤석열은 대선주자라는 이미지가 계속 유지가 되면 자연스럽게 대중들로 하여금 검찰총장이 정치인이 돼도 되는구나.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게 사실 별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 칼럼들이 뭐 바람직하지 않다. 정상은 아니다 말은 하면서도 사실상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많이 해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욱] 그 가운데 이건 너무 과한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게 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저희 J의 출연자처럼 느껴지는 분인데요, 조선일보 논설위원 김광일 씨입니다. 최소한 제 눈에는 윤석열 총장의 선대 위원장처럼 보였습니다. 일단,

[이승현] 선대위원장이요?

[최욱] 과장이 아닙니다.

[정연우] 너무 띄워주지 마세요.

[최욱] 띄우는 겁니까? 그래요? 일단은 2, 3일에 한 번꼴로 윤석열 총장 관련 온라인 뉴스와 동영상을 올리고 있고요. 그중에 백미는 12일자 김광일의 입, <윤석열, 대통령 목에 방울 다는 남자> 에서는요. “왜 윤석열인가?” 라고 묻고 “그밖에 없으니까” 라고 매우 간결하고 분명하게 스스로가 답하고 있으십니다.

[강유정] “6자로 묻고 7자로 답한다.” 딱 귀에 남잖아요. 가령 “3강 구도”라든가 “대통령 목에 방울 다는 남자”처럼 상당히 감성 구조에 입각해서 정치적 민감도가 높은 수사학을 쓰고 있다라는 겁니다.

[홍성일] “왜 윤석열인가” 묻고 “그밖에 없으니까”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요. 이 유튜브, 인터넷의 동영상을 정지했어요. 너무 당황스러워가지고요, 이거는 일타 강사 아닙니까? 주입식 교육 아닙니까?

[최욱] 주입식 교육.

[홍성일] 왜냐하면 지난 총선이 한국의 정치사에 있어서 굉장히 결정적인 국면이었다, 그니까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두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이 지금 다 감옥에 갔잖아요. 그 사이에 보수 세력은 궤멸적인 상태에 이르렀고 이거를 재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단 말이에요. 따라서 논리가 아니라 주입식 교육이 필요한 거죠, 당장 결집하자. 지금 윤석열밖에 없다,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 자체가 한때 이 보수의 브레인을 자처했던 조선일보의 당혹스러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최욱] 제가 주입식 교육 세대라 그런지 J 때문에 본의 아니게 계속 영상을 계속 보게 됐는데 여기에 노출되다 보니까 윤석열 총장이 왕이 될 상처럼 보였습니다.

[이승현] 빨려 들어가셨습니까?

[최욱] 웃을 일이 아니에요.

[이승현] 윤석열 대망론이 처음으로 언론에 등장했던 게 지난해 9월입니다. 조 전 장관을 둘러싸고 대립이 첨예했었던 시기죠, 당시에 조선일보 김광일의 입에서 나왔었고요, 그리고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싸고 법무부와 불협화음이 한창이던 6월 말에 또 등장을 합니다. 그 다음에는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 이후로 관련 보도가 급증했습니다. 여기에 윤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1위를 차지했다는 한 여론조사가 발표가 되면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무려 131건의 기사가 쏟아지게 되는데요.

[정연우] 기본적으로 이 1위를 했다는 이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 오차 범위 내에 있었던 것인데 이것을 1등, 2등으로 이렇게 명시적으로 헤드라인을 뽑아서 하는 게 문제가 있다, 단지 경합이거나 접전이거나 이런 박빙의 상황으로 가야지 단순히 1위를 했다는 자극적인 표현을 뽑아내서 관심도, 클릭수를 끌어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좀 정확한 보도와 표현이 반드시 동반돼야 되겠다, 이런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강유정] 프레임은 안에서 보면 따라 가는 미로가 되지만 밖에서 보면 조감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조금 밖에서 봐보겠습니다. 현 정부 임기가 2022년 5월 9일까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대선 후보, 대선 주자에서 이렇게 열을 올리는가를 한번 밖에서 보게 됐더니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큰 이유는 현 정부, 현 정권 때리기를 넘어서서 이제는 미래 권력으로 일찌감치 감으로써 현재를 식물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거 아닌가 그런 프레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임자운] 언론 입장에서도 이번 여론 조사 자체에다가 큰 의미를 부여했다기보다는 일종의 판 깔기? 포석 깔기라는 생각도 좀 들어요. 나중에 설령 윤석열의 가치가 대중의 인기가 떨어진다 하더라도 한때 여론 조사 1위까지 올랐던 인물이라는 닉을 이제 달 수가 있게 된 거예요, 윤석열이라는 인물의 어떤 정치적 입지를 언론이 필요에 따라서 계속 호명하기 위해서 이런 판 깔기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홍성일] 뉴스 소비의 관점에서 보자면 저도 뉴스 독자이기도 하니까 이 뉴스 바로 클릭했어요. 재밌잖아요. 소비의 관점에서 불닭 무슨 면 있죠? 자극적인 걸 한번 느껴보고 싶어서.

[이승현] 매운 거 좋아하시나봐요.

[홍성일] 예, 매운 뉴스 한 번 보고 싶은 거죠. 그런데 이거를 소비의 관점이 아니라 시민의 관점, 그리고 유권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소외되었던 사람들 정치무대로 복귀시키고, 이게 언론의 역할인데 단순히 다음 대선 누가 1위할 것인가라고 한다면 대단히 비극인 상황이다 말씀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최욱] 제 눈에 좀 띄었던 게 하나가 있어요. 11월 14일 경향신문인데 <대선 때 등장하는 메시아급 기대주, 이번에는 윤석열?> 이라는 헤드라인이에요. 저는 이 헤드라인만 보고 그냥 풍자의 목적으로 메시아라는 단어를 썼겠거니 하고 이제 들여다 봤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이승현] 그럼요?

[최욱] 본문에서도 “메시아”라는 단어를 계속 쓰고 있더라고요. 너무 깜짝 놀랐어요.

[정연우] 이 기사를 보면 비교적 되게 자세히 분석을 하고 있잖아요, 내용이. “범야권 지지는 2배로 올랐다. 또 여성과 3,40대 충청권 지지율은 3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런 하위 지표들에서도 굉장히 의미를 두는 분석을 했었거든요. 근데 이 부분에 대해서 여론조사 전문가에게 물어봤더니 이런 게 굉장히 위험하다는 거예요. 하위 지표일수록 오히려 오차 범위가 굉장히 커지기 때문에 하위 지표에서 생기는 변화에 너무 의미를 두게 되면 과잉해석할 여지가 굉장히 커진다, 자세히 분석한 기사가 아니고, 자세히 오버해서 쓴 기사다, 이런 평가도 가능해지는 그런 상황이 됐던 겁니다.

[이승현] 그런데 이 직후에 진행된 여론 조사 결과는 또 달랐습니다. 12일 발표된 한국 갤럽의 조사에서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재명 도지사가 19%로 공동 1위를 차지했고요. 윤석열 총장은 11%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날 CBS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 결과도 역시 참 비슷하거든요.

[최욱] 사실 여론조사는 추세를 보는 데는 유의미하다 이런 얘기를 귀동냥으로 많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거 뭐 추세를 알아볼 수도 없을 정도로 너무 달라서 뭘 신뢰해야 할지 참 헷갈립니다.

[홍성일] 여론조사는 사실 조사 밝히면서 자기가 오류를 인정하는 과학이에요. 계속해서 반복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기의 오류가능성을 줄여가는 일들, 예컨대 변수를 잘못 측정했다든지 샘플을 잘못 수집했다든지 이런 과정들이 있어야 되는데 한번 해본 그 결과를 가지고 과잉된 의미를 부여했던 것. 이제 여기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고요. 또 더군다나 최욱씨가 계속해서 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헷갈린다고 했는데 지금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의 비율이 무려 40%에 육박합니다. 현재의 여론 조사의 결과는 참조용으로는 꽤 의미가 있겠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다, 이걸 좀 당연히 우리가 전제되지않겠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연우] 이제는 윤석열 총장을 어떤 상수로 두고 양자대결을 시켜보는 여론 조사까지 나오는 겁니다. 그래서 17일에 아시아경제 기사를 보면 <이재명 대 윤석열, 이낙연 대 윤석열>로 차기 대선에서 양자대결을 한다는 가정 하에 “굉장히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팽팽했다” 여권의 대표적인 투톱이라고 부르죠, 이 대권 후보들과 비슷한 반열로 올려놓는 기사라고 할 수 있었고 이제 단순한 뭔가 삼자 구도 이런 것으로는 클릭이 오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양자 구도 같은 여론 조사를 하게 되고 그거를 기사화하는 점점 단계를 밟아가면서 그런 과정에 있는 거죠.

[홍성일] 양자 구도로 가기까지는 수많은 난관들이 있잖아요. 윤석열 총장이 과연 야권 후보로 나올 것인지 그리고 총장이 다음 대선에 바로 나오는 것도 적절한 것인지, 이 모두를 생략하고 그냥 양자구도를 띄운다? 이거는 그냥 자극적인, 누가 1등할까? 누가 더 인기있냐? 인기투표밖에 되지 않죠.

[임자운] 이런 식의 조사가 이루어진다는 거 자체가 하나의 굉장히 특이한 현상인 거예요. 현직 검찰총장과 여권 주자를 이렇게 비등하게 싸움을 붙였다는 거, 그다음에 실제로 싸움을 붙였더니 실제로 비등한 결과가 나온다는 거, 이거 자체는 분명히 언론이 분석해볼 만한 현상은 맞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것으로부터 우리나라 대중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서 생각하는 어떤 수위가 있다, 거기에 대해서 어떤 위험도가 있다는 생각도 할 수 있고 또 하나는 야권에 그만큼 대권주자가 없다. 그런 것도 분명하게 분석할 수는 있겠죠, 문제는 이제 언론이 그런 현상을 분석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 현상을 전달만 하고 있다. 이것이 제가 봤을 때는 가장 이상하게 보입니다.

[이승현] 가장 궁금하신 건 왜 이렇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는지일 텐데요. 여론 조사 전문가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영상> 윤희웅 오피니언 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INT

[자막] Q. 한길리서치와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윤희웅 /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 한국갤럽 같은 경우에는 사람 면접원이 실시하는 조사 방식이었고 한길리서치의 조사 방식은 사람 면접원이 실시하는 조사도 있지만 자동응답 전화 방식으로도 상당 부분 조사가 수행되었다는 것이고요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응답자들이 지지하는 또는 선호하는 후보를 직접 이름을 거명하는 자유 응답식이었다고 한다면 한길리서치의 방식은 보기를 후보 1번은 누구, 2번은 누구를 불러주고 그것을 선택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해당기관이 어떤 결과를 의도하거나 조작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 텐데요 나름의 기준을 갖고 후보 선택지를 구성했는데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주자들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에 충성도가 높은 지지응답자의 경우에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던 인물에게 (지지가) 좀 더 모아지거나 쏠리는 현상들이 크게 나타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습니다.

[이승현] 한길 리서치 측에서는 비난과 관련해서는 좀 유감스럽다는 이야기를 해서 보도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연우] 또 많이 나오는 비판 중에 하나가 유선전화의 비율이 너무 이번에 너무 높았다 5060 응답자가 너무 많지 않았나 이런 지적이 있었는데 유선 조사 결과 같은 경우에는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이 오히려 윤 총장보다 더 높게 나왔다, 연령 비율의 경우에 통계를 거쳐서 보정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그 비판도 틀렸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임자운] 앞으로 엄청 많은 여론 조사들이 쏟아질 것이고 이런 식의 보도는 계속될 것 같은데, 가이드가 있는가를 찾아봤더니 2016년에 선거 여론조사 보도준칙이라는 게 만들어졌더라고요. “여론 조사 결과를 여론과 동일시해서는 안 되며 수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 대표성, 신뢰성 의심되는 부분은 의뢰하지 않는다. 그런 문제가 있는 여론 조사 결과는 보도하지 않는다. 여론 조사 결과를 속보 경쟁의 대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등 좀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들고 내년 보궐선거나 대선을 생각해 보면 그 전에 좀 보완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정연우] 2016년도에 총선 당시에 여론 조사에 대한 문제점이 많이 지적이 되니까 5개 단체나 참여를 했어요.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 협회, 한국 기자 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까지. 문제는 이 내용들에 대해서 기자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고, 그게 벌써 4년 전의 일인데도 아직도 기사 안에 이 준칙들이 거의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봐도 무방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승현] 시간을 돌려보면 윤석열 총장의 이름이 차기 대선주자 여론 조사에 등장했던 게 올 1월이었습니다. 갤럽의 자유응답조사에서 1%를 얻어서 공동 8위를 차지했었는데요. 당시에 윤 총장은 정치적 중립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거듭 요청을 했습니다. 지금은 물론 시간차가 있습니다만 하지만 본인이 고사를 했는데 언론에서 계속 띄우기를 견지하는 상황,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자운] 이런 의심도 사실 좀 있어요, 뭐냐 하면 야권 정치인이 여권 정치인을 공격할 때 사람들은 그 공격의 정당성을 정치적 당위를 기준으로 보잖아요. 그런데 검찰이 정부 인사를 수사를 할 때 그것은 법률로 그 당위를 판단을 하죠, 하지만 검찰총장에 정치인 이미지가 씌워져버리면 검찰의 정부 인사 수사도 자칫 정치적 당위에 따라서 판단이 돼 버릴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 검찰 수사의 기준이 무너져버리는 것을 대중이 인지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고 오히려 그 상황을 응원하게 되는 굉장히 기이하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어쩌면 언론이 그런 노림수를 가진 것도 아닐까 굉장히 좀 불온한 의심을 해보는데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홍성일] 검찰 개혁 국면이잖아요, 지금. 어떤 언론은 검찰에 개입할 수 있는 일종의 지분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수도 있고, 일종의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검찰의 이해관계의 당위성이 또 관철되는 경우도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러면 국민은 어디에 있냐는 또 궁금증이 있다는 거죠. 검찰의 개혁을 국민이 바라고 있는 이유가 무엇에 있는지 이런 부분들이 사장이 된다는 측면에서 지금 현직 검찰총장을 유력한 정치 지도자로 올려놓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굉장히 많겠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강유정] 최근에 본 기사 중에 좀 이거는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게 뭐냐 하면 <이낙연, 이재명, 양강 마뜩치 않다, 윤석열 대항마로 뜨는 86>이라고 하는 기사가 중앙일보 인터넷판에 실렸습니다. 그런데 윤석열로 소위 말하는 낚시를 했지만 윤석열 총장에 대한 대권 후보 분석 기사는 아닌 거예요.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그냥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넣기만 하면 클릭을 유도하기 때문에 넣어보겠다는 식의 행위들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윤석열 대망론이라는 게 얼마나 상업주의적이고 한편으로는 이익을 위해서 재편되고 있는 것인가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나 싶고요, 일종의 인물론으로서 윤석열을 발탁하고 키워내는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윤석열 때리기를 통해서 추미애 죽이기를 하고 현 정부에 불만이 있는 세력들에 대해서 아주 카타르시스가 넘쳐다는 기사를 위해서 계속 이름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기사 내용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제목만 이름이 달려있는 기사도 많습니다.

[최욱] 언론에서 윤석열 총장의 급부상을 추미애 장관 덕이라는 분석이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을 때릴수록 지지율은 오른다, 이런 말일 텐데, 관련 만평도 사실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석이 만약에 맞다면 총장의 지지율 상승 언론 덕도 무시하지 못한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그동안에 추윤(추미애 장관 - 윤석열 총장) 갈등 중계 보도가 엄청 넘쳐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제가 만평을 하나 그려보자면.

[이승현] 그림도 그리세요?

[최욱] 네 한번 그려보고 싶은데요, 대선주자들이 언론을 향해서 저도 싸움 붙여주세요 하는 만평 하나 그려볼 수 있지 않나 싶어요. 놀지 말고 CG팀 빨리 만드세요.

[정연우] 언론이 윤석열 총장에 대한 기사를 많이 쏟아낸 것도 맞고 중심 보도를 했던 것도 맞습니다. 그래서 그런 거에 대한 자정작용도 일정부분 틀림없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보는데 다만 윤석열 총장이 이렇게까지 1위에 오르고 또 주목받게 되고 이런 과정들에 왔던 것은 사실 저는 추미애 장관의 윤석열 때리기가 상당히 큰 모습을 봤다고 봐요. 당장 이번 주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주고 있고요. 이런 부분에서는 언론의 역할로 이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 이상 언론이 어떤 특정 인물을 단순히 이렇게까지 띄우고 싶다고 해도 띄워지는 시대도 지났다. 이런 생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강유정] 만약에 언론이 개입을 제대로 했었어야 한다면 국감장에서 “정치할 것이냐”고 야권의 국회의원이 질문을 했을 때 뭐라고 대답을 하냐면 “국민에게 봉사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다“고 총장이 얘기를 했거든요. 왜 현재 권력이 왜 미래의 대선 권력으로 자기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느냐에 대해서 언론이 좀 더 검사하고 탐색했어야 하는데 그걸 내버려뒀다는 거 자체가 현재 정권과 가장 각을 세우고 있는 인물을 띄워줌으로써 어떤 반사이익을 얻고 싶어했다는 걸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승현] 이제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 선거와 더불어서 내후년 대선과 연결해서 앞으로 정말 수많은 여론 조사 보도와 또 대권 주자를 다루는 보도들이 쏟아질 겁니다. 언론이 어떤 태도로 기사를 생산해내야 될지 제안을 해주신다면 어떤 게 있으실까요?

[홍성일] 기호학에서 주로 사용되는 개념 중에 현실 효과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 현실 효과라는 게 무슨 뜻이냐면 누적된 상징기호가 상징계 안에만 갇힌 것이 아니라 이게 현실로 실제적인 효과를 미친다, 그러니까 자주 말을 하면서 할수록 이 상징들이 실제와 같은 효과를 낸다는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윤석열 대망론, 이게 반복적으로 될 수록, 현실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러한 현실 효과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극히 제한되어 있죠, 정치인 그다음에 언론, 말의 무게가 다르잖아요. 훨씬 더 많은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어떤 책임감 이런 것을 실감을 하고 조금은 거리를 두고 차분하게 이 사안을 다뤄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연우]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게 추세다. 예를 들면 다른 기관에서 다른 방식으로 시행한 조사를 두고 지난주에 1위 했는데 이번 주에 3위로 추락했다. 이런 류의 기사는 사실상 믿고 걸러도 좋다, 보지 않아도 좋다, 같은 기관에서 반복해서 수행하고 있는 조사들, 그 조사들이 가지고 있는 추세. 이런 것들을 조금 더 눈여겨 보시면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최욱] 여론 조사 보지 말라고 하셨는데 그런 여론 조사 보지 않을 재간이 없다 이런 말씀을 드리겠고요. 그런 걸 만들어내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기자님께 전합니다.

[임자운] 지금의 상황이 제일 우려스러운 것 중의 하나가 우리 사회의 각종 어떤 공직자나 전문가,전문직 종사자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소명 의식 같은 것들이 망가져버리는 뭉개져버리는 납작해져버리는 그런 상황이, 사회적 현상이 윤 총장, 윤석열 대망론이라는 이 말을 통해서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는 거거든요. 또 하나는 일단 대선 전에 보궐선거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 보궐선거가 우리나라 제일 큰 도시의 시장을 뽑는 선거란 말이죠? 그런데 지금 같은 분위기대로라면 시장 선거가 그냥 대선후보, 대선의 전초전 느낌으로, 그래서 각 시에서 어떤 사람이 행정적으로 뛰어난 수장이 되었는가를 따지지 않고 여야가 그냥 대결하는 구도로, 정치적 쟁점만 부각이 되면서 시장선거가 그냥 이렇게 넘어가버릴 것 같다는 우려도 좀 들거든요. 그런 점에 대해서도 좀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도 있겠다고 봅니다.

[이승현] 오늘 윤석열 대망론을 바라보는 언론 보도를 짚어봤습니다. 함께하신 홍성일 박사 그리고 정연우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 ‘세상의 모든 나’ 전태일들에게 (전태일 열사 소개 + 50주기 추도식 현장)

[자막] 1970년 11월 13일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인 청년 22살 평화시장 재단사 전태일
[자막]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영화‘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中
[자막] 당시 평화시장 노동자 평균 18세 여성 일당 100원 남짓
[기사] <골방서 하루 16時間 노동>
[자막] 그의 희생으로 번진 노동운동의 불꽃

[임현재 / 전태일 열사 동료] 그때부터 노조를 만들고, 그 노조를 육성하고 그 노조 깃발 아래 단결해서 지켜나가도록 하는 일을 했죠

[자막] 50년이 지났지만 현실은 제자리

[임보라 / 섬돌향린교회 목사]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김 군이 되고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목숨을 잃은 김용균 동지로 2020년의 전태일은 또 다른 노동자의 이름과 얼굴을 하고 오늘도 죽어갑니다

[이승현] 지난 11월 13일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항거한 전태일 열사의 50주기 되는 날이었습니다. J는 그간 전태일 열사 그리고 이 시대의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어떻게 언론에서 다루고 있는지 짚어보려고 합니다. 오늘 함께하실 분들 소개해 드리죠.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하종강 교수, 그리고 KBS 다큐 인사이트의 조나은 PD 어서 오세요.

[하종강, 조나은] 안녕하세요?

[최욱] 우리 하종강 교수님 전부터 많이 소개를 해드렸지만 웹툰 송곳의 실제 모델이시지 않습니까? 전태일 50주기, 감회가 그 누구보다도 또 남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종강] 제가 전태일 100주기 때 살아있으면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이런 큰 계기가 오진 않거든요. 이번에는 정말 뭔가 해야겠다 이런 중압감을 계속 느꼈습니다.

[최욱] 우리 조나은 PD님 와주셨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직종이 PD거든요. 이번에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이해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고요? 위에서 시켜서 한 겁니까? 아니면 평소에 노동 문제에 좀 관심이 많으셨습니까?

[조나은] 위에서 시켜서 하지 않고 제가 정말 하고 싶어서 했습니다.

[최욱] 훌륭하신 분이네요.

[이승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전태일 열사의 마지믹 외침은 노동 운동의 시작이 됐는데요. 한국 사회에서 전태일 열사는 어떤 의미일까요?

[하종강] 한국 노동운동사에 있는 의미 있는 사건을 모두 합한 것만큼 의미가 있다, 70년대 초는 5.16 군사정변 이후에 노동자들은 거의 숨도 쉴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전태일 사건이 터진 거죠, 그래서 그 사건이 불씨가 돼서 지금의 노동 운동이 있는 겁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영화가 베를린 영화제 본선에 최종 진출했을 때 그 번역된 제목이 ‘A SINGLE SPARK’였습니다. 하나의 작은 불씨, 그래서 그 불씨로부터 지금 한국 노동 운동의 모습이 갖춰진 거거든요.

[강유정] 저는 영화에서 가장 실감 있게 처음 접한 거죠, 어떻게 보자면. 그때 이제 첫 장면에서 우산을 팔고 있는 모습이 연출이 되거든요. 하루 일당이 50원이었는데 하숙비가 120원이었고 그걸 더 하지 않으면 임금 자체가 하루 하숙비를 충당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던 거죠. 근로기준법을 원래는 화형하려고 했던 거 아닙니까? 근데 그 마음속의 불씨로 있으나 마나했던 법. 그것을 화형하려다가 본인에게 불씨를 붙인 거잖아요. 그로 인해서 정말 사문화가 되었던 근로기준법이라는 걸 세상에 꺼내놓았던. 50주년이 지나도 똑같은 상황은 또 펼쳐지지 않나, 지금 여러 법은 다 있긴 있는데 정말 제대로 적용이 되는가 하는 질문까지도 던져주지 않나 싶습니다.

[이승현] 전태일이라는 이름의 무게, 50년이 지난 지금 언론에서는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13일 당일에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의 저녁 메인 뉴스, 그리고 다수 중앙 일간지에서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다뤘습니다. 특히 경향신문은 1면부터 6면까지의 지면을 할애해서 보도를 했는데 언론사마다 50주기를 바라보는 무게나 방향을 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하종강] 올해 가장 큰 차이점은 전태일 열사가 훈장을 받았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노동자들 내부에서는 과연 전태일 열사가 그 훈장을 기뻐했을까, 기쁘게 받았을까? 차라리 훈장보다는 요즘에 전태일 3법이라고 이야기되는 그 법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더 기뻐하지 않았을까 이런 논의가 상당히 많았는데 이런 것까지 들여다 본 언론은 제가 보지를 못했습니다. 그게 좀 아쉬웠죠.

[이승현] 중요한 건 언론이 얼마나 많이 다뤘느냐보다 얼마나 깊이 있게 접근했느냐 일겁니다. 이번 전태일열사 50주기 기획 가운데 특히 노동자들의 현실을 잘 다뤄냈다는 평가를 받은 다큐멘터리 J-PICK으로 골라봤습니다. KBS 다큐 인사이트 <너는 나다>입니다.

<영상> KBS 다큐 인사이트 <너는 나다> - 1948년생 경비원, 노동현장에 뛰어든 청년, 노동자의 어머니 + 공연

[자막] 나는 나의 가장 소중한 것을 태우기로 결심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1948년생 전태일

[자막] 처음부터 ‘나는 아파트 경비원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주민] 양해를 구하는 게 아니라 지금 잘못된 거. 다른 사람들 버리고 있는데
[자막] 경비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은 경비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 분리수거이다

[자막]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한승완/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 3학년] 손으로 사부작거리는 게 좋아가지고 세상을 반짝반짝하게 다 빛으로 빛나게 하고 싶어요
[이학선/경북기계공업고등학교 졸업생] 청년 노동자들이 만나게 될 노동 환경에서 그런 부조리를 경험하게 될 거에요. 폭언이나 그런 시선들에 대해서...

[자막] 나의 어머니
[자막] 김미숙/ 故 김용균 씨 어머니 저를 통해서 용균이가 직접 들었던 피켓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故 이소선 여사/ 생존육성 (전태일의 어머니, 1988년 11월)] 나보고 비겁하다고 말하지 마세요 우리는 절대로 죽지 말고 싸워야 한다는 것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자막] 어느날 /하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되어 당신 귀에 속삭일래요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영원히

[최욱] 제목을 보면 <너는 나다> 이렇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결국은 노동 문제는 너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다 뭐 그런 의미입니까?

[조나은] 사실 전태일이 생전에 굉장히 자기의 친필 편지와 뭔가 일기 같은 것들을 통해서 많은 글들을 남겼는데 거기서 나의 또 다른 나들. 혹은 나의 모르는 모든 나라는 표현을 쓰세요, 그래서 저는 그 문구를 보고 그러니까 그분의 확장적인 사고가 굉장히 인상 깊더라고요. 그러니까 타인에 대한 시선이 이렇게 되게 자기 문제처럼 생각하고 공감하는 사람이구나, 그래서 그런 문구에서 따서 <너는 나다>라는 제목을 지었습니다.

[강유정]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몸을 불태웠던 가장 큰 동인이 뭐냐 하면 바로 옆에서 앓고 있는 동생들. 그리고 잠을 못 자서 정말 쇠약해가는 그런 어린 친구들을 보면서예요. 그러니까 결국은 공감이라는 게 대단한 일에 있어서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건데 저는 이게 <너는 나다>가 시도한 게 그게 아닌가 싶어요,

[임자운] 저는 운동을 하면서 자꾸 기억나는 제 친구의 말 한마디가 있는데 그냥 지나가듯이 한 말이었어요. 뭐냐 하면 ‘불쌍한 사람들 이야기 들면 불편해 싫어. 그래서 안 봐,’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대중을 상대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설득하고 할 때마다 그 얘기가 자꾸 생각이 나는 거예요. 모든 사회 운동이 그런 대중들의 불편함과 대면하고 대화해야 되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저는 그런 사회적 약자 문제를 다룬 그런 다큐도 결국에는 그런 노력부터 시작해야 되는 게 아닐까? 일단 앉혀놔야 된다는 거예요.

[최욱] 맞아요, 실제로 의미 있는 다큐 보면 너무 힘들잖아요. 그래서 선뜻 손이 안 가는데 이 다큐는 요즘 표현으로 짠단짠단(짜고 달고 짜고 달고).

[이승현] 짠단짠단(짜고 달고 짜고 달고).

[최욱] 슬픔, 불편함, 분노 이런 것들 후에는 또 우리를 위로해주는 노래를 이렇게 딱 배치를 하셔서 아주 훌륭한 PD인 것 같아요.

[조나은] 전태일이라는 그 이미지 자체가 뭔가 가까이에 느껴지지 않는 부분은 있었다고 생각을 해서 일하는 모두를 위한 전태일을 만들고 싶었고. 전태일이 분신하시면서 하셨던 얘기가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에는 쉬게 하라. 그리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이 세 가지는 지금 우리에게도 통용이 되고 모두에게 통용이 되는 말이라서 일반성,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조금 더 부각하고 싶어서 음악이라는 배치를 선택했고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다큐멘터리 주인공으로 선정한 건 맞습니다.

[이승현] 치타 씨, 안치환, 양희은, 그리고 하림 씨들이 있었잖아요. 연예인들은 흔쾌히 출연에 동의를 하시던가요?

[조나은] 일단 섭외를 하면서 엄청난 거절을 많이 당했어요. 직접적으로 전태일은 부담스럽다라고 하신 분들이 꽤 많았거든요. 아직도 전태일은 우리 사회에서 금기어까지는 아니어도 좀 불편한 존재라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섭외에 되게 흔쾌히 응해주신 가수분들이 정말 모두가 진정성 있으신 분들이었거든요. 그래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최욱] 아니, 그런데 정치적인 내용도 아니고 첨예한 갈등이 있는 내용도 아닌데 그걸 우리 사회에서 부담스러워해야 된다는 것, 이런 게 다 언론으로 만들어진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는 하네요.

[이승현] 이제는 한 발 나아갈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다큐멘터리의 구조가 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다, 스며든다 이런 생각도 좀 들더라고요.

[조나은] 전태일이 만약에 살아서 지금 살아있다면 한국 사회에 만족을 할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봤고, 또 만약에 그분이 살아계시면 뭘 하고, 뭘 해 먹고 살아계실까? 그래서 지금 그 전태일과 비슷한 동년배분들을 찾아봤고 그 중에 저희가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는 경비 아저씨를 연락을 드렸고 전태일과 굉장히 닮으신 삶을 사시고 계시기 때문에 그분을 일단 첫 번째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으로 삼았고요. 두 번째 주인공은 경북기계공고 교장 선생님께서 아이들이 다 나가서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것들? 일을 빨리 찾는 철든 아이들을 존중해주지 않는 사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셔서 청년들의 노동을 다뤘고요, 세 번째는 인간 김미숙, 여성 노동자 김미숙, 어머니 김미숙으로 한 번 먼저 소개를 하고 그녀가 사실 김용균 엄마였고, 그녀의 소중했던 아들이 안 좋은 일을 당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를 풀어봤어요.

[최욱] 다들 칭찬만 하시니까 제가 지적 하나 들어가겠습니다. 가령 누군가가 눈물을 흘리면 줌을 쫙 해서 눈을 보여준다든지 우리 J에서도 유시민 이사장 눈 운다 싶으니까 바로 클로즈업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도 보니까 경비 노동자의 삶만, 삶만 보여줘도 그 안에서 우리가 바로 잡아야 될 것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이제 주민의 갑질 부분이 딱 들어가더라고요. 물론 우리 사회의 문제죠. 그런데 그 한 장면을 찍기 위해서 또 얼마나 또 기다리고 심지어 그런 것을 만들어내려고 발 동동 구르고. 그런 거 저는 싫어요.

[이승현] 이거 팩트입니까?

[조나은] 첫 분리수거날 불러 달라고 하고 처음에 밤샘 촬영을 해야지 밤새 일하신다니까 하고 갔는데 가자마자 사실 주민의 갑질 장면을 발견한 상황이었어요. 저희도 너무 깜짝 놀랐던 게 정말 저런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하면 정말 저희가 기다린 시간이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았어요. 그걸 받아들인 경비원 분들의 태도도 굉장히 늘 저희에게 놀라지 말라고 늘상 있는 일이에요, 라고 말씀을 하시는 걸 보고 저 굉장히 씁쓸했습니다. 그 부분에서도.

[이승현] 최욱씨 들으셨죠?

[임자운] 사과하셔야겠네.

[최욱]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사과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강유정] 맨날 울리는 분이 최욱씨잖아요. 울어, 여기서 울어야지.

[이승현] 오늘 최욱씨는 풀샷만 주시기 바랍니다.

[최욱] 참고로 저희 아버지가 최근까지 경비 노동 업무를 하셨던 분입니다. 다 저한테 얘기는 하시지 않았겠지만 경비 노동 업무 일상 속에서 굉장히 많은 자괴감을 느끼셨더라고요. 그거 생각하니까 또 마음이 안 좋네요.

[이승현]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통 받고 있죠, 실제로 50주기 전날이었던 12일에 제대로 된 마스크를 받지 못해서 분진을 뒤집어쓴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진이 보도가 됐습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최근에는 언론에서 노동을 좀 많이 다루지 않나, 이런 시각도 물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언론은 현실을 충분히 다루고 있습니까?

[최욱] 오늘만큼은 저는 우리 기자님들 칭찬을 좀 하고 싶습니다. 전태일 열사 50주기 기획으로 무려 11개의 언론사 기자들 12명하고 노동운동가 등이 모여서 재능기부로 신문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전태일 50>이라고. 이게 좀 편집이 안 됐으면 좋겠는데 이 훌륭한 11개 언론사 제가 잠깐 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겨레21, 경향신문, 뉴시스, 뉴스1, 매일노동신문, 미디어오늘, 서울신문, 오마이뉴스, 참세상, 프레시안, 한국일보 사랑합니다.

[강유정] 여러 가지 질환에 시달리는 노동자들 이야기도 그렇고 비정규직 노동자, 택배 노동자, 그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서울동대문 봉제공장 현재는 어떤가 이걸 다 추적해줌으로써 결국 2020년 현재 전태일들을 모두 할 수 있는 능력 그 안에서는 다 조사하고 다 취재하고 그러고 나서 기사를 썼다는 점에서 저는 최선을 다한 그런 보도다 라고 좀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임자운] 노동자의 삶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외면하고 그들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모르고 모르니까 계속 방치하고 인식의 사각지대 같은 곳이 항상 존재하는 거예요. 언론이 그 사각지대를 파고 들었으면 좋겠다, 최근에 서울신문이 달빛 노동 리포트를 한 게 있고 그다음에 JTBC가 이주찬의 발품경제 코너라고 해서 이 두 기획이 다 택배 노동자의 현장을 직접 따라다니면서 기자가 그 모습을 찍고 어떤 상황을 겪고 있는지 그냥 보여줬어요, 계속 좀 같은 시도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하종강] 제일 짐작하지 못했던 게 서울신문 1면 부고 기사였습니다. 그러니까 야간 노동하다 사망한 노동자들의 부고 기사로 전면을 채웠잖아요. 이거는 제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기획이었던 거죠. 그리고 또 한 편 드는 생각은 올해의 야간 노동하다 사망한 사람 중에서 업무상 사망으로 인정된 예만 여기 실린 거예요. 그런데 실제 산재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인정받지 못한 야간 사망도 엄청나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언젠가는 업무상 사망으로 인정받지 못한 야간 노동 사망자들의 부고 기사도 한번 모아서 추적했으면 좋겠다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승현] 최근에 택배기사의 죽음이 잇따르자 정부가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언론사마다 다루는 논조가 달랐습니다. 13일 한겨레는 1면에서 <사람 잡는 심야 배송 못한다>고 전했는데 매일경제는 <노동시간 축소 대책이 자칫 택배 업계 생존 위협할 수도>, 또 한국경제는 <야간 택배 금지, 내년 상반기 택배비 오른다>는 관점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참 많이 다르네요. 어떻게 해석을 할 수 있을까요?

[강유정] 일단 노동 문제만 나오면 무조건 비용 문제로 환산하는 게 주류 언론의 어떤 관행이 아닌가 싶습니다. 좋게 말하면 관행이고 한계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가령 중앙일보의 <택배비 당신은 얼마까지 낼 수 있나>라는 칼럼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택배 노동자 사망의 변화가 필요한데 제시한 해법이라는 게 택배비를 더 많이 내면 된다, 라는 거죠. 물론 이것도 방법이 될 수는 있겠죠. 가령 우리가 야간 근로자들에게 야간 수당 더 줍니다. 그런데 그게 야간 근로 문제 해결이 되던가요? 아니에요, 거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비용을 더 지불하면 누가 손해냐? 소비자들 손해다 라는 식의 논리까지 가고 있어요. 노동자 편에 선 게 아니라 노동자편에 서는 척하는 칼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종강] 택배비가 너무 낮다는 지적은 저는 맞다고 생각해요. 택배 회사로 갈 뿐 택배 노동자에 가지 않는 구조거든요. 이 구조가 바뀌기 전에는 택배비를 올려도 그것이 회사에 이익이 될 뿐 노동자의 삶은 달라지는 게 전혀 없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런 구조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이런 지적까지 하는 기사는 없었고요. 택배비가 굉장히 낮은 이유가 사실 택배 노동자들에게 가는 수수료, 인건비가 너무 낮기 때문인데 그게 택배 회사들이 너무 많아져서 과당 경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도합니다.

[임자운] 기사 내용이 전체적으로 그렇습니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비판이 나온다,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내용이 나왔다, 문제도 제기됐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사가 끝나요, 물론 비판할 지점이 있을 수 있죠. 이번 정부 정책에 대해서. 그런데 같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하나도 안 보이는 거예요. 이번에 낸 대책의 한계를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라는 메시지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은 전혀 없이 비판만 하다 보니까 결국 저는 어떤 느낌을 받았냐면 당신들은 이 문제에 별 관심이 없었군요. 그냥 이 대책 자체가 정부 비판의 소재였을 뿐이군요 라는 인상만 줬던 것 같아요.

[최욱] 정치인의 발언에 이러한 중요한 이슈는 다 묻혀버리는 상황이 참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50주기 당일인 13일이었는데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추모한다면서 SNS에 글을 남깁니다. 52시간 근로, 중소기업 전면 적용을 코로나 극복 이후로 연기하는 게 전태일 정신을 진정으로 잇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었습니다. 사실 좀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논란이 좀 일었습니다. 그런데 언론은 논란 또 좋아하지요? 그래서 다수의 언론이 정치인의 발언을 따옴표 보도하기 시작합니다. 이 언론사들은 전태일 열사 50주기 보도에는 대단히 소극적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임자운] 저는 이 52시간제라는 말부터 일단 틀렸잖아요. 40시간제잖아요. 그런데 자꾸 52시간제라고 이야기를 해서 마치 기본이 52시간제라는 것처럼. 그리고 윤희숙 의원의 발언은 전태일 열사는 노동법을 지켜라 라고 분신을 한 건데 전태일 정신을 살려서 노동법 유예하자 라고 주장을 한 거니 사실 이만한 오독도 나오기 어려워요. 저는 개인적으로 더 불쾌하게 느꼈던 거는 전태일 열사를 선량하고 반듯한 젊은이라고 소개하면서 금기법과 노동현실의 괴리가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간다고 썼어요, 답답해서 분신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그러니까 어떤 요구를 하면서 자신의 몸에 불을 질렀으면 그 요구가 왜 그토록 간절했을까부터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 고민부터 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엉망진창이 돼버린 것 같아요. 그러면 거기에 대해서는 최소한 우리 언론이 같은 목소리로 비판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졌는데 아니었던 거죠, 중앙일보 기사를 봐도 <전태일 끌어들이자 싸움 커졌다. 윤희숙 불붙인 52시간 논쟁> 여기에 윤희숙, 민주당 대변인, 그리고 진중권 전 교수, 다시 윤희숙, 이명태 교수까지 중계만 계속 해놨어요. 여기에 대해서 기자가 어떤 가치 판단도 하지 않았는데 판단할 능력이 없는 건지 판단한 생각조차 없었던 건지 좀 의문이기도 합니다.

[이승현] 이런 선을 넘는 발언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데 한국경제는 11일에 <그리운 사상가 이건희와 전태일>이라는 칼럼에서 50주기의 “경건함을 깨는 것은 노동해방 인간 해방의 전태일 정신을 계승했다는 거대 노조의 일탈과 폭주다”라면서 “귀족 노조가 비정규, 저임금 근로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서울경제도 12일 칼럼에서 <48년생 전태일, 98년생 전태일>이라는 제목으로 썼고요. “48년생인 그가 살아있다면 일흔을 넘겼을 테고 98년생 손주를 뒀을지도 모른다”라고 시작해서 “경직된 노동 구조가 98년생 청년들의 실업난을 만든다”고 전했습니다.

[강유정] 저는 명예훼손이, 사자 명예훼손도 가능하다면 이런 글이 아닌가 싶은 게 이건희의 전태일을 비교하는 것에서부터 의구스럽지만 여기에 갑자기 귀족 노조 얘기가 나오면서 이런 식의 논리를 뻔뻔하게 이렇게 진행시킨다는 게 너무 놀랍고 거기에다가 이건희의 어떤 사주로서의 고용주 정신을 굉장히 높이 사면서 이렇게 나란히 병치를 시켜서 얘기를 할 수 있는지 이게 한국 언론의 지금 수준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최욱] 이거는 이건희 회장한테도 욕 먹이는 일같이 보입니다. 이게 요즘 인터넷 표현으로 지능적 안티 이런 표현을 쓰지 않습니까? 저는 그렇게까지 지금 보고 있습니다.

[임자운] 서울경제 같은 신문에 50주년을 기념해서 나름 그것을 거기에 의미를 두고 내일은 전태일 열사 50주기다로 시작하는 칼럼을 쓴 거예요. “기업에 대한 어떤 노동법 관련된 규제를 풀어야 한다, 노동 시장 유연화가 필요하다,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도 문제다” 이런 말로 끝나요, 그런데 사실 그거는 전태일 열사를 언급하지 않고서도 서울경제가 계속 해왔던 말이잖아요. 전태일 열사를 나름 의미를 두고 언급을 했다면 이제까지 쭉 해왔던 말과 조금은 다른 얘기를 할 수 있잖아요. 정말 대기업 노조가 문제라면 비정규직 노동자를 이야기하면 되잖아요. 조금도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하종강]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우선 기업을 살려야 한다. 이런 정서가 사회 전체에 집약이 된 거죠. 그러니까 기업의 이윤 추구가 모든 인류 도덕 가치에 군림하면서 언론도 노동 문제를 보도하는 프레임이 점점점 더 악화된 거예요. 그래서 최저임금, 일자리 감소. 대기업 정규직, 귀족 노동자, 이런 프레임 속에 갇혀 있고 계속 재생산되다 보니까 이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또 같은 기사를 쓰게 되는 겁니다. 제가 바로 어제 한 청소년들을 만났는데 파업은 필연적으로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키고 심지어 불편을 초래하지만 사회 전체에 유익하기 때문에 헌법상에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설명을 했어요, 어떤 질문이 나오냐 하면 그러면 그것은 내가 자전거를 훔쳐서 열심히 그거로 돈을 벌어서 사회에 기부하면 사회에 유익한 거다, 이거와 같은 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이렇게 질문하는 학생의 머릿속에는 노동자의 파업을 거의 자전거 훔치는 도둑들과 같은 행위로 보는 시각이 내제되어 있는 거죠.

[이승현] 범죄로 보는 거네요?

[하종강] 그런데 이런 프레임은 대개 언론이 만든 거거든요.

[이승현] 어떻게 하면 노동자들의 목소리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까요? 제가 <전태일 평전>의 글귀를 좀 인용해 보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언론 역시 강한 자, 부유한 자의 속성이 뒤틀리고 있다, 언론의 주인은 대재벌급의 기업가. 그들이 밑바닥 인생들의 문제에 기본적으로 관심을 표시할 이유가 없다,” 신문이라고 되어 있는 걸 언론이라고 바꿔봤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지금 2020년에 살아 있었다면 지금의 언론 보도, 노동을 다루는 언론의 태도에 어떤 반응을 했을까요?

[임자운] 똑같은 얘기를 했을 것 같아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 준수하라고 외쳤는데 이 언론들은 법을 바꿔야 된다라고 말을 하는 거잖아요. 오히려 노동자들한테 불리하게. 여전히 노동자들은 법을 지켜라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거죠, 생각해보면 법을 준수하라는 외침을 하기 위해서 몸에 불까지 저질러야 하고 집회까지 해야 하고. 다 사회적 약자들이에요. 그러니까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들은 법 지키라고 요구 안 하죠, 왜냐하면 그들을 위한 법은 잘 지켜지고 있거든요. 굉장히 복잡해져요. 여러 가지가. 근로 계약 관계 복잡해지고 임금 체계가 복잡해집니다. 복잡해지는 이유는 제가 봤을 때 아무리 생각해봐도 딱 하나밖에 없어요, 그게 사용자한테 유리하기 때문에 복잡해지는 거예요. 그런 것들을 자꾸 파헤쳐내서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 위한 전문성 이런 것들을 갖춘 기자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강유정] 시작은 노동전문기자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의 대형 신문사들에는 노동 전문 기자라는 직함이 있다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자를 좀 돌이켜보면 노동부 출입기자들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노동 전문기자라고 하기는 어렵다라는 거죠, 노동 전담 기자가 그 뉴욕 타임스의 스티븐 그린하우스라는 기자가 2014년 명예 퇴직을 했을 때 이제 그렇다면 이 노동 전담 기자는 없어지는 것이냐고 그 문제에 대한 언론사들 안에서의 논의가 이루어졌다는 거예요. 월스트리트저널이라고 하는 경제지에서 이 노동전담기자를 더 남기려고 애를 썼다는 거예요. 왜냐면 오히려 기업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노동에 대한 이 문제를 더 깊숙이 들여다봐야 되기 때문에 가장 친기업적인 저널에서 노동전문기자를 남겨놨다는 거예요.

[하종강] 전태일 열사의 이야기 중에서도 그 생애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냐 하면 경향신문이 평화시장 노동자 실태를 보도했을 때예요. 그런데 그 보도가 사실은 전태일 열사가 노동청을 찾아갔다가 거기서 박대 받고 나올 때 노동청 출입 기자를 만나게 된 거예요. 그래서 기자실까지 찾아가게 되거든요. 다시 조사를 광범위하게 해서 노동청에 고발하면 우리가 그때 기사를 써주겠소, 이렇게 약속했고 그 약속을 그때 지킨 겁니다. 언론인들이. 그래서 그때 대서특필됐을 때 같이 활동했던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때는 다 이룬 것 같았다, 이런 느낌이 들었대요. 그래서 경향신문을 찾아가서 시계를 맡기고 300불을 찾아와서 뛰어다니면서 평화시장에 그거를 나눠주고 막 이랬던 거거든요. 그 순간이 전태일 열사의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고 많은 성취감이 높았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언론이 그런 역할을 계속해야 하는 거죠.

[최욱] 이번에 아주 훌륭한 다큐를 만드셔서 칭찬 많이 받았는데 일회성으로 끝나지 마시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리고 나 좀 써줘요. 여기까지입니다.

[조나은] 사실 노동 문제를 다루면 시청률이 굉장히 많이 안 나옵니다. 왜냐하면 불편한 얘기,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치부되는 경향이 많아서 그런지. 나의 문제로 인식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 열심히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이승현] 옆자리에 시청률 요정이 앉아있네요, 마침. 이제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밤인데 이 시각에도 졸음을 쫒아가면서 야간 노동에 매진할 분들 많으시겠죠. J에서는 언론이 이 시대 전태일을 제대로 조명하는지 지켜보면서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겠습니다. 오늘 함께해주신 하종강 교수, 조나은 PD 잘 들었습니다. 저널리즘 토크쇼 J 오늘 준비한 소식 여기까지입니다. 이 방송은 KBS 1TV, myK 유튜브, 웨이브, 그리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언론 개혁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일요일 밤 9시 40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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