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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RCEP 서명 中, 미국 주도 CPTPP 가입 검토 왜?

강유빈 입력 2020.11.23. 04:31

중국이 한때 미국이 주도했던 다자간 무역협정인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기로 하면서 의도와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얼마 전 CPTPP의 대항마 격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서명했던 터라 거듭된 다자 무역기구 가입에 의문이 증폭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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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중국 포위망 와해 위해
CPTPP 들어가 美 다자구도 미리 견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화상회의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대화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중국이 한때 미국이 주도했던 다자간 무역협정인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하기로 하면서 의도와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얼마 전 CPTPP의 대항마 격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서명했던 터라 거듭된 다자 무역기구 가입에 의문이 증폭된 것이다. 중국 정부는 표면적으로 개방 확대와 갈등 완화란 이유를 내세웠지만, 내년 백악관의 새 주인이 부활시킬 미국 중심의 다자무역 구도를 견제하겠다는 속내가 묻어난다. 중국 포위망이 될 수 있는 CPTPP에 직접 들어가 주역으로 올라서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화상으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RCEP 체결을 환영한다”며 “CPTPP 가입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주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CPTPP 가입 문제를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면서 검토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부통령을 지낸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추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미국 내 일자리 증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탈퇴했다. 이후 나머지 11개국이 수정을 거쳐 구성한 CPTPP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면 곧바로 TPP에 복귀해 중국 주도로 체결된 RCEP에 대항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윌밍턴=AP 연합뉴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1일 중국 내 전문가들을 인용, 중국이 통상 분야에서 개방 수위를 높이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싱크탱크 세계화센터의 왕후이야오(王輝耀) 주임은 “RCEP과 달리 CPTPP는 첨단기술과 지식재산권, 디지털 경제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춘다”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협정에 중국이 합류하려는 건 개방 심화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미중이 같은 경제 공동체에 들어가면 자연스레 긴장이 완화될 것이란 관측도 곁들여졌다.

다른 한 편에선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중국이 선수를 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CPTPP 회원국과 협력을 확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견제 효과를 반감시키겠다는 노림수다. 중국은 CPTPP 안에서도 리더가 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이라는 위상과 역내 성장동력을 감안할 때 중국은 CPTPP에서 주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도 “CPTPP 가입 검토는 미국의 일방주의가 팽배한 상황에서 다자주의를 수호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중국은 이제 세계화의 가장 강력한 리더가 됐다”고 역설했다.

문제는 가입 자격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지식재산권이나 데이터 이전, 환경 보호, 국유기업 개혁 등 각종 분야에서 중국이 CPTPP 기준에 근접하고 있다며 가입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 상무부 국제시장연구소의 바이밍(白明) 부소장은 “차기 미 행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를 통해 중국의 가입을 좌절시키거나 중국에 가혹한 조건을 내걸어 견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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