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외면' 제주도의회..연봉 올리고 안마의자 타령까지(종합)

오미란 기자 2020. 11. 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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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민생을 외면하는 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논란의 행보는 23일 오전 제389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의회운영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더군다나 24일부터 제주도의회 각 상임위원회 별로 내년도 제주도·제주도교육청 예산안 심사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일찍이 민생·경제에 중점을 두고 예산안을 손질하겠다던 제주도의회의 엄포에도 다소 뒷심이 떨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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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 월정수당 2.8% 인상..공무원 보수 인상률 3배
"연봉 적고 퇴직금·직업 없는데 노후는?" 황당발언도
23일 오전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제389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의회운영위원회 제1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 /© News1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도의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민생을 외면하는 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다.

논란의 행보는 23일 오전 제389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의회운영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는 이 자리에서 '제주도의회 의원 의정활동비·월정수당 등 여비 지급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의원의 직무활동에 지급되는 월정수당을 제주도 의정활동비 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전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인 2.8% 만큼 인상하기 위함이다. 이는 내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인 0.9% 보다 무려 3배 이상 높은 인상률이다.

이 조례안이 다음달 15일 제주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올해 3917만7000원이었던 의원들의 연간 월정수당은 4082만9000만원으로 165만2000원 오르게 된다.

여기에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따라 의원들에게 고정 지급되고 있는 연간 1800만원의 의정활동비를 포함하면 의원 1인당 연봉은 5882만9000원이 된다.

사실상 제주특별법 특례 조항으로 이를 코로나19 시국에 맞게 현실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도 의견수렴 없이 해마다 전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 만큼 월정수당을 올리도록 한 2018년 제주도 의정활동비 심의위원회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의회의 한 관계자는 "제주특별법에 특례 조항이 명시된 만큼 이를 활용해 월정수당 등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데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진척은 없는 상태다.

더군다나 24일부터 제주도의회 각 상임위원회 별로 내년도 제주도·제주도교육청 예산안 심사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일찍이 민생·경제에 중점을 두고 예산안을 손질하겠다던 제주도의회의 엄포에도 다소 뒷심이 떨어지게 됐다.

양영식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제주시 연동 갑·더불어민주당)이 23일 제389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의회운영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제주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들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제주도의회 제공) /© News1

뒤이어 제주도의회 사무처를 상대로 진행된 '2021년도 일반 및 기타 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 심사에서는 건강상의 이유로 안마의자를 사 달라는 한 의원의 황당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양영식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제주시 연동 갑·더불어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요즘 의원들이 안쓰러울 때가 상당히 많다. 비회기 뿐 아니라 주말에도 많은 의정활동을 하면서 주말·저녁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며 "연봉도 적고, 퇴직금도 없고, 다른 직업도 못 갖는데 우리 의원들의 노후는 어떻게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의원 3명이 잇따라 사망하고, 어떤 의원들은 의정활동 중 쓰러지기도 했는데, 의회 안에서 이에 대한 경각심이 전혀 없다는 게 이상하지 않느냐"면서 "왜 의원들은 계속 희생만 해야 하느냐"고 거듭 되물었다.

양 위원장은 "이거 해 달라, 저거 해 달라는 게 아니라 의정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것"이라며 "휴게실도 있어야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좀 그렇지만 안마의자 같은 것도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그는 "안마의자가 여자 의원님 것 하나, 남자 의원님 것 하나 이렇게 한 2개 정도 있으면 번갈아가면서라도 (쓸 것)…"이라며 "이렇게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하기도 했다.

양 위원장은 끝으로 "우리 의원들이 정주여건 개선이라든가 제주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어떤 (의정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것들은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오정훈 제주도의회 사무처장은 "다방면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며 "잘 대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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