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도 독서실도 못가" 서울서 공부하던 재수생들 급거 귀향도

김영훈 입력 2020. 11. 23. 18:30 수정 2020. 11. 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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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도 독서실도 이용할 수 없으니 어쩌겠어요. 이번이 정말 마지막인데, 코로나 상황이 덜 심각한 고향으로 내려가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22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의 입시학원을 나온 경북 안동시 출신 재수생 김모(20)씨는 고향집으로 가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곧바로 인근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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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독서실·스터디 카페 제한에 수험생 불안
사실상 집에서만 공부 가능.. 마지막 적응 변수
확진자 급증·수능당일 엄중한 방역에도 부담
부산시교육청 직원이 지난 19일 반투명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에서 시험을 치르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원도 독서실도 이용할 수 없으니 어쩌겠어요. 이번이 정말 마지막인데, 코로나 상황이 덜 심각한 고향으로 내려가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22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의 입시학원을 나온 경북 안동시 출신 재수생 김모(20)씨는 고향집으로 가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곧바로 인근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김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탓에 오후 9시 이후에는 학원이 문을 닫고, 독서실에서도 수학능력시험 때까지 출입하지 말아달라는 문자가 왔다”면서 “좁은 고시원에서는 도저히 공부가 되지 않아 서둘러 고향집으로 내려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원·독서실 등 학습공간 이용에 차질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차 유행에 접어든 것으로 보아 24일부터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서, 수능(12월 3일)을 열흘 남겨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 등 학습 공간 이용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수험생들의 막판 수험 일정에 비상이 걸렸다.

수능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다고 호소한다. 특히 학교에 다니지 않는 재수생이나, 학원 때문에 서울에서 거주하는 지방 학생들의 고충이 크다. 재수생 정모(20)씨는 “지난번 학원이 휴원할 당시 80% 정도의 학생들이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 카페 등에서 공부했고, 집에서 공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면서 “학습공간이 집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마지막 준비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거리두기 2단계 상황에서 학원에서는 면적 8㎡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하거나 두 칸씩 자리를 띄워서 앉아야 한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는 단체룸 인원을 50% 이하로 제한하고,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19일부터 2주간 실시 중인 수능 특별방역주간에 더해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입시학원들도 방역지침 변화에 분주한 분위기였다. 23일 서울의 한 대형입시학원 관계자는 “월 80시간 이상 교습하는 전일제 학원이라 식당에 준하는 방역수칙에 따라 급식이 가능하다”며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된 만큼, 수험생들의 안전을 위해 두 칸씩 띄어 급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유의 코로나 수능에도 심적 부담감

수험생들은 수능 준비뿐 아니라 코로나19 창궐 상황에서 수능을 치러야 하는 것에도 상당한 심리적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방역이 한층 강화된 수능 고사장의 모습은 예년과 달리 매우 삼엄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원 남산고 3학년 안소연(19)양은 “이번 수능에는 자리마다 플라스틱 칸막이를 설치한다고 하는데, 이전 모의고사 때는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다”면서 “시험지 크기가 커서 넘기기도 힘들기도 하고 옆이 뚫려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수능 당일 수험생 발열 검사를 실시해 미발열자는 일반 시험장에서, 발열자는 시험장 내 별도 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게 할 방침이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삼일공업고등학교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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