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연구속보] 캄보디아와 일본서 코로나19 유사 바이러스 발견..팬데믹 기원 알려줄까

한국과학기자협회 입력 2020. 11. 2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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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캄보디아에서 잡힌 박쥐의 몸에서 SARS-CoV-2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네이처, Merlin D. Tuttle/SPL 제공

아시아 소재 2개의 실험실 냉동고에서 놀라운 발견이 이뤄졌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23일자(현지시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일으킨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캄보디아에 있는 냉동고에 보관된 관박쥐류(horseshoe bats)에서 찾았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그 사이 일본 연구진은 냉동 박쥐 배설물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밀접한 바이러스를 찾았다고 보고했다. SARS-CoV-2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중국 외 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전염병의 기원을 찾기 위해 아시아 전역을 탐색하는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강력한 증거는 SARS-CoV-2가 관박쥐에서 유래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박쥐에서 직접 사람으로 전염됐는지, 아니면 중간 숙주를 거쳤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있다.

캄보디아에서 발견된 바이러스는 2010년 캄보디아 북부에서 잡힌 두 마리의 관박쥐(Rhinolophus shameli)에서 발견됐다. 바이러스의 게놈은 아직 완벽히 해독되지 않은 상황으로 발표되진 않았다. 프놈펜에 위치한 파스퇴르 연구소의 바이러스학자인 비스나 두옹 박사는 "만약 이 바이러스가 팬데믹을 일으킨 바이러스의 조상이거나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 SARS-CoV-2가 어떻게 박쥐에게서 인간으로 건너갔는지, 그리고 팬데믹의 기원과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두옹 박사는 캄보디아에서 바이러스 샘플을 찾는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11월 초 네이처에 이번에 발견된 바이러스에 대해 알려왔다.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려면 SARS-CoV-2와 게놈이 97% 이상 동일해야 하는데, 이는 이제까지 알려진 SARS-CoV-2와 유사한 바이러스보다 가장 밀접하다고 말한다.

파스퇴르 연구소의 바이러스 학자로 이번에 발견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과 게놈 분석을 계획중인 에티엔 시몬 로리에 박사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각했던 것보다 SARS-CoV-2와 거리가 멀다 하더라도, 이 바이러스 계열의 다양성에 대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c-o319로 불리는 바이러스가 이 경우에 속한다. 이 바이러스는 2013년 일본에 서식하는 관박쥐에서 발견됐다. 지난 2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 서열은 SARS-CoV-2와 81%가 유사하다. 이는 팬더믹의 기원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거리가 있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야생동물보호협회의 생물학자 앨리스 라티네 박사는 "캄보디아 연구진이 무엇을 발견했든, 일본과 캄보디아의 발견은 상당히 흥미로운데 이번 연구는 SARS-CoV-2와 유사한 코로나바이러스가 관박쥐(Rhinolophus bats)에서 상당히 유사함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중국 밖에서 발견된 박쥐에서도 발견될 수 있음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저장대학교의 감염병 연구자인 아롱 어빙 박사는 이번 발견은 또다른 냉동고 안에 SARS-CoV-2와 유사한 바이러스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도쿄대 바이러스 학자인 신 무라카미 박사는 "SARS-CoV-2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찾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해 냉동고에 보관된 동물의 바이러스 샘플을 다시 조사하는 팀의 일원이었다. RaTG13을 비롯해서 현재 소수의 코로나바이러스만이 SARS-CoV-2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aTG13은 2013년 중국 원난성에 살고 있는 관박쥐의 중간숙주에서 발견됐는데, 올해 초에 처음으로 보고됐다. 현재 과학자들은 2015~2019년 사이에 잡힌 관박쥐와 천산갑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SARS-CoV-2와 유사한 바이러스로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원헬스연구소의 트레이시 골드스테인 박사는 "SARS-CoV-2은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바이러스가 아닐 것이다. 우리가 2019년, 이 바이러스를 인지하기 전에도 이 바이러스 그룹은 존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티네 박사는 "이번 발견으로 관박쥐가  이 바이러스의 저장고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에서 관박쥐를 잡은 두옹 박사 연구진의 연구는 미국 정부가 펀딩한 '프레딕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수십년간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를 찾아왔다. 지난 4월 미국의 국제개발기구는 SARS-CoV-2의 기원을 찾기 위해 이 프로그램에 300만 달러의 연구비를 추가 투자했으며 연구기간도 6개월 연장했다.

두옹 박사가 이번에 발견한 바이러스의 짧은 염기서열(324개의 염기쌍)을 먼저 분석한 결과 이번 바이러스는 SARS-CoV-2, RaTG-13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RaTG-13나 이 바이러스가 ARS-CoV-2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어빙 박사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현재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조상이기 위해서는 적어도 염기서열이 99%는 동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RaTG13과 SARS-CoV-2는 약 4% 가량 차이가 나는데, 이 차이는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뒤 40~70년 가량 지났음을 의미한다. 비록 수십년 가량 떨어져 있지만 이 바이러스들은 세포에 들어갈 때 같은 수용체를 사용한다. 세포 연구는 RaTG13이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SARS-CoV-2와 관련된 바이러스 중 최근에 발견된 Rc-o319는 가장 거리가 먼 것으로 알려져있다. 세포 연구에 따르면 일본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로 침투하기 위해  SARS-CoV-2와 같은 수용체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박사는 올해 초 연구진이 일본에서 더 많은 박쥐를 잡았으며, 코로나바이러스를 채취해 조사할 계획이다.

※참고자료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3217-0

※출처  : 한국과학기자협회 포스트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050648&memberNo=36405506&navigationType=push

[한국과학기자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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