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경기도 감사 이틀째 거부..이재명 "부정부패 없앨 것"(종합)
이재명 "인정·관용이 기득권의 불법·부정부패 옹호하는 방패 돼선 곤란"
(의정부·수원=연합뉴스) 김도윤 류수현 기자 = 조광한 경기 남양주 시장이 24일 경기도가 시를 상대로 보복 감사를 하고 있다며 이틀째 감사를 거부하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감사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서 갈등이 증폭할 전망이다.
남양주시가 "절차적으로나 내용적으로 감사가 위법하다"며 도 감사 담당 직원들에게 철수를 통보하는 초유의 상황도 벌어졌다.
조 시장은 이날 의정부에 있는 경기도북부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정부패와 불법 행위는 법으로 밝혀져야 한다"며 "다만 세 가지 사항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감사 절차에 위법성이 있고 일부 감사 내용은 적법하지 않다"며 "경기도 감사 담당 직원이 하위직 공무원에게 인권을 침해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조 시장은 "지방자치법 제171조는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광역자치단체의 사무 감사는 법령 위반에 한정하고 미리 위반사항을 확인하도록 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경기도의 이번 감사는 이를 위반, 지방자치권을 침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 감사 담당 직원들이 특정 광역단체장을 지지하는 댓글은 합법이고 비판하는 댓글은 법률 위반이라는 정치적 편향성을 보였다"며 "남양주시에 대한 경기도의 이번 감사는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의와 차별, 억압이라는 이름으로 탱크들이 너무도 당당하게 행진할 때 약하디약한 살과 피만 가진 인간이 막아설 힘은 분노뿐이고, 이것은 신이 허락한 '정당한 분노'다"라며 조병준 작가가 쓴 '정당한 분노'를 인용하기도 했다.
조 시장은 "위법성이 해소될 때까지 경기도 감사에 더는 협조할 수 없으니 감사 담당 직원들은 지금 즉시 경기도로 돌아가길 바란다"며 "경기도의 위법 부당 행위에 대해 형사상 조치를 심각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남양주시청 2층에 마련된 감사장에서 '계속되는 보복성 감사 더 참아야 하나요!'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인정과 관용은 힘없는 사람들의 것이어야지 기득권의 불법과 부정부패를 옹호하는 방패가 돼선 곤란하다"며 남양주시에 대한 감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주로 힘 있는 사람들에게만 '인정과 관용'을 베풀어왔다. 정말 인정과 관용이 필요한 사람들은 그 때문에 피해를 입어왔다"며 이렇게 밝혔다.
남양주시를 기득권 부정부패 세력에 비유하며 감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지사는 이어 "산적한 시정업무 속에서 감사까지 처리해야 할 조광한 남양주시장님의 고충도 매우 크다는 점 잘 알고 있다"며 "부정부패의 싹이 틈을 비집고 살아남도록 두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저의 충심을 끝내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지난 16일부터 '특별조사'라는 이름으로 남양주시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다음 달 4일까지 3주간 예정됐다.
감사 대상은 양정역세권 개발사업 특혜 의혹, 예술동아리 경연대회 사업자 불공정 선정 의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여부, 공유재산 매입 관련 특혜 의혹, 기타 제보 사항 등이다.
도는 특정 기간 남양주시의 언론보도 자료제공 내용·배포 경위, 청사 대관 내용·출입자 명부 등 언론에 언급하지 않은 부분도 감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경기도와 남양주시간 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갈등에 따른 '보복성 감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지사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것을 요구했으나 남양주시가 현금으로 지급하자 도 차원의 경제적 지원을 차단하고 보복 감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국민의힘에 몸담고 계시거나 뜻을 함께하는 분들께서 저를 '추미애 장관과 샴쌍둥이'라시니 칭찬인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저를 보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니시니 기왕이면 힘없는 국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 지에 더 큰 관심을 가져주시길 당부 드린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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