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분 4달러 '아스트라제네카'..가난한 나라들도 혜택 받는다

김윤나영 기자 2020. 11. 2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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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냉장 '가성비 백신'
"코백스 통해 비영리 공급"
화이자·모더나 코백스 불참
가격 협상력 높이기 전략

[경향신문]

코로나19 백신에서 소외됐던 중·저소득 국가들에 백신 확보의 길이 열렸다. ‘백신을 더 싸게, 널리 공급하겠다’고 해오던 영국 옥스퍼드대와 영국·스웨덴 합작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사진)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구매하려고 만든 초국적 기구인 ‘코백스(COVAX)’에도 참여하고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3일 미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95% 효능 있는 백신’ 개발 소식은 미국과 유럽에 희소식이겠지만,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개발 소식은 전 세계에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카는 전날 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 자사 코로나19 백신 후보군이 평균 70%, 최대 90%의 효능을 보였다면서 “저소득·중간소득 국가들에 영구적으로 백신을 비영리적인 기준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최대 장점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다. 1회분당 3~4달러(약 3300~4500원)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20달러(2만2000원), 모더나의 32~37달러(3만5000~4만1000원)의 5분의 1도 안 된다. BBC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만드는 방식이 까다롭지 않아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고 운반 비용도 덜 든다고 22일 전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이 각각 영하 20도,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는 것과 달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일반 냉장고 온도인 영상 2~8도에서 6개월 보관할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백스를 통해 백신 10억회분 이상을 중·저소득 국가에 지급하기로 약속했다. WHO가 모든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백신의 혜택을 골고루 나누자는 취지로 출범시킨 코백스에는 현재 한국을 포함해 184개국이 가입했다. 코백스의 목표는 92개 저소득·중간소득 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에 내년까지 코로나19 백신 20억회분을 보급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3상 임상시험 성공을 발표한 3개 제약사 중 아스트라제네카만 코백스에 참여했다.

그럼에도 중·저소득 국가들의 사정은 아직 열악하다. 우선 아스트라제네카가 생산하는 백신 물량 전부가 중·저소국 국가들에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중·저소득 국가들에 12억4000만회분을, 미국·유럽연합(EU)·영국·일본·호주·캐나다에 11억7000만회분을 팔기로 했다.

코백스의 자금도 부족한 실정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코백스에 43억달러(약 4조8000억원)가 긴급하게 필요하다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또 화이자와 모더나는 코백스에 불참하고 북미, 유럽 등과 개별협상을 통해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화이자는 내년 말까지 생산할 예정인 백신 13억회분 중 85%인 11억회분을 미국·EU·캐나다·일본·영국 등에 먼저 팔기로 했다. 미 정부의 개발 비용을 지원받은 모더나도 올해 생산량 2000만회분 모두를 미국에만 유통하겠다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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