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향신문

[단독]윤 총장 비위혐의로 언급한 '울산·조국 사건 대검 보고서'에 '물의야기 법관' 내용 없다

이혜리 기자 입력 2020. 11. 25. 11:12 수정 2020. 11. 26. 19:39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경향신문]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를 발표하면서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을 문제삼으며 근거로 ‘물의야기 법관 해당 여부 등이 기재된 보고서’를 지적했다. 하지만 추 장관이 언급한 대검찰청 보고서에는 울산 선거개입·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 재판부의 ‘물의야기 법관 해당 여부’ 관련 내용이 없는 것으로 2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나타났다. 대신 사법농단 사건 재판부에 대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지난 24일 윤 총장의 비위 혐의 중 하나로 ‘재판부 판사들에 대한 불법사찰’을 언급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조 전 장관 사건을 직접 거론하면서 “재판부 판사와 관련 주요 정치적인 사건 판결내용,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 가족관계, 세평, 개인 취미, 물의야기 법관 해당 여부 등이 기재된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하자, (윤 총장이)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대검 보고서에 쓰여있다는 내용 중 ‘물의야기 법관 해당 여부’는 법원행정처에서 작성한 법관 인사자료인 ‘물의야기 법관 문건’에 포함된 것으로, 사법농단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사법농단 사건 수사 때 법원 내에서 검찰이 법관 인사자료를 입수하면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검찰은 명확한 수사를 통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인사 불이익 혐의를 확인해야한다는 이유로 확보할 수 있었다. ‘물의야기 법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법원행정처 문건을 확인해야만 알 수 있는 사실이고, 추 장관의 발표 내용은 검찰이 ‘수사자료’로 확보한 법관 인사자료를 ‘다른 목적’으로 활용했다는 것이어서 사실이라면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추 장관 발표 내용의 문맥상 대검이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조 전 장관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의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이해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출처 연합뉴스


이날 검찰 관계자는 기자에게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조 전 장관 사건에 대한 대검 보고서에는 ‘물의야기 법관 해당 여부’ 관련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통상 공소유지를 위해 재판의 일방 당사자로서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려왔는지 등을 분석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두 사건의 보고서도 그런 틀에서 작성됐다고 전했다.

‘물의야기 법관 해당 여부’가 언급된 것은 울산시장 선거개입과 조 전 장관 사건이 아니라 사법농단 사건 관련해서다. 사법농단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의 재판부 중 한 명이 ‘물의야기 법관 문건’에 언급됐고, 변호인이 해당 부분을 삭제한 뒤 증거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재판의 쟁점 중 하나라는 차원에서 검찰은 ‘물의야기 법관 해당 여부’를 내부 보고서에 기재하게 됐다는 것이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에 대해 전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의 소임을 다해왔다”며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