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한의 현장에서] 뚫린 철책 설명않던 軍, 뒷북 '최전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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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성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군사분계선(MDL)과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어 월남한 것은 지난 3일 오후 7시25분, 군부대가 출동해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한 것은 다음날인 4일 오전 9시50분이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는 북한 남성이 철책을 짚고 월남했지만 광망은 '먹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군의 공개 현장은 지난 3일 북한 남성이 월남한 사건이 발생한 곳과 다른 지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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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성 1명이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군사분계선(MDL)과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어 월남한 것은 지난 3일 오후 7시25분, 군부대가 출동해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한 것은 다음날인 4일 오전 9시50분이었다. ‘월남’ 이후 ‘체포’까지 14시간여가 걸렸다.
군이 자랑하는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효용성 논란이 뒤따랐다. 비싼 돈을 들여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군의 경계감시 허점이 또 발견됐다는 것이다. 군은 지난 2012년 북한군의 노크 귀순 사건을 계기로 최전방 GOP 전역에 과학화 경계 시스템 설치를 추진, 지난해까지 총 2400여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시스템을 완비했다.
이 시스템은 사람이나 동물이 철책에 닿으면 해당 철책에 설치된 광망(철조망 감지 센서)이 작동해 경보음이 울리게 돼 있다. 경보음이 울리면 인근 경계부대의 5분 대기조가 즉각 출동하게 돼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는 북한 남성이 철책을 짚고 월남했지만 광망은 ‘먹통’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북한 남성의 월남 장면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아닌 군 열상감시장비(TOD)에 다행히도 실시간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북한 남성을 체포한 4일 당일 해당 부대의 작전 상황과 감시장비 운용 상태 등의 조사를 위해 전비태세 검열단을 파견했다. 그러나 그 이후 검열 결과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취재진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군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경계 시스템에 대한 노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추가로 설명할 계획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런 입장은 과거 경계 실패 당시 군의 대응과는 다르다는 비판도 일었다. 지난 7월 탈북민의 월남 사건 당시에도 시간대별 상황을 세세히 밝혔고, 5월 중국인들의 태안 밀입국 사건 당시에도 검열 결과를 설명했기 때문이다.
군은 결국 사건 발생 이후 3주여가 지난 25일에서야 최전방 GOP 현장을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군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하겠다고 했다. 합참은 취재진에 보낸 안내문을 통해 GOP 작전 현황을 설명하고,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정밀 분석 결과 및 보완 대책 등을 설명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군의 공개 현장은 지난 3일 북한 남성이 월남한 사건이 발생한 곳과 다른 지역에 있다. 군은 ‘사건이 발생한 지역과 가장 유사한 지역으로 안내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뿐만 아니라 지난 23일 월남한 북한 남성이 신장이 작고 체중도 50여㎏에 달하는 데다가 ‘기계체조’를 한 경력이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런 특성이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조사에 참여한 관계 당국 역시 왜소한 체구에 기계체조 경력이 있어 철책 경보가 울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래저래 군의 최전방 현장 공개는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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