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도 도마뱀처럼 잘린 꼬리가 다시 자란다

조홍섭 2020. 11. 25. 16: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사람 등 포유류나 새들은 사지의 끄트머리가 잘려나가도 새로 자라지 않지만 도롱뇽이나 일부 물고기는 완전하게 원상 복구하기도 한다.

신디 수 미국 애리조나대 생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젊은 미시시피악어가 잘린 꼬리를 몸길이의 18%인 23㎝까지 재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마뱀은 골격근을 되살려 꼬리를 휘두를 수 있지만 재생된 악어의 꼬리는 그런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애니멀피플]
미시시피악어 23cm까지 복원 확인..연골과 혈관, 신경도 되살려
미국 미시시피강 유역에 널리 분포하는 미시시피악어는 4m가 넘는 큰 몸집으로 자라지만 도마뱀처럼 사고로 잃은 꼬리를 재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루스 엘시, 루이지애나대 야생동물 및 어류학과 제공.

사람 등 포유류나 새들은 사지의 끄트머리가 잘려나가도 새로 자라지 않지만 도롱뇽이나 일부 물고기는 완전하게 원상 복구하기도 한다. 도마뱀은 그 중간으로 원래 형태와 기능은 아니지만 손상된 사지나 꼬리를 되살린다. 같은 파충류이지만 덩치가 훨씬 큰 악어류 일부에서도 이런 재생 능력이 확인됐다.

신디 수 미국 애리조나대 생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젊은 미시시피악어가 잘린 꼬리를 몸길이의 18%인 23㎝까지 재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동물의 재생 능력을 잘 이해하면 관절염 등 사람의 질환 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같은 척추동물이지만 상처를 복구하는 능력은 제각각이다. 손톱개구리 올챙이나 멕시코 도롱뇽, 제브라피시는 잃어버린 다리나 꼬리를 원상태로 고스란히 재생한다.

포유류와 조류는 이런 능력을 거의 잃어 조직 내부에서 피부와 혈관, 신경, 근육을 되살릴 뿐이다. 그러나 도마뱀은 형태와 기능은 떨어져도 상실한 꼬리 등을 재생한다(그림 참조).

다양한 척추동물의 재생 능력 비교. 신디 수 외(2020) ‘사이언티픽 리포츠’ 제공.

미시시피악어는 다 자라면 4m가 넘는 거대한 파충류여서 도마뱀과 비교하기 힘들다. 도마뱀은 꼬리의 재생을 믿고 꼬리를 자르고 도망쳐 당장의 위험을 피하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미시시피악어가 수컷끼리 격렬한 싸움을 벌이거나 큰 악어가 작은 악어를 잡아먹으려는 과정에서 또는 모터보트에 치여 종종 꼬리가 잘리는 일이 벌어지고 몇 년의 기간이 걸리지만 잘린 꼬리가 재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처음으로 이뤄진 해부학과 조직학적 조사 결과 악어는 꼬리를 재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생한 꼬리는 원래의 것과 형태는 달랐지만 겉의 비늘과 내부의 연골, 혈관, 신경 등 복잡한 구조가 고스란히 살아났다. 도마뱀의 재생 꼬리와 비슷하다.

잘려나간 꼬리 척추뼈는 연골로 된 막대 모양의 내골격으로 대체됐는데 관 모양의 내골격 속으로 혈관과 신경이 이어졌다. 골격근은 콜라젠 섬유로 대체됐다. 도마뱀은 골격근을 되살려 꼬리를 휘두를 수 있지만 재생된 악어의 꼬리는 그런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악어의 원래 꼬리와 재생된 꼬리의 비교. 신디 수 외(2020) ‘사이언티픽 리포츠’ 제공.

악어와 새의 조상이 갈려 나온 것은 2억5000만년 전이다. 이후 쥐라기에 살았던 바다악어 화석에서도 재생된 꼬리 흔적이 발견됐다. 공동 저자인 켄로 쿠스미 애리조나대 교수는 “악어가 복잡한 꼬리를 재생하는 능력을 여태껏 간직했지만 새는 언제부턴가 그런 능력을 잃었다”며 “새의 조상인 공룡도 잃어버린 꼬리를 재생한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포유류와 새가 왜 재생 능력을 잃었는지는 수수께끼이지만 유력한 가설은 이들이 염증반응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면역체계를 진화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 든 악어가 이런 재생 능력을 유지하는지는 후속 연구과제라고 연구자들은 덧붙였다.

방어 자세를 취하는 미시시피악어. 수컷끼리의 싸움과 동종포식 과정에서 꼬리가 잘리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가 상처를 치료하고 관절염 같은 질병을 이기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에 참여한 레베카 피셔 애리조나대 교수는 “다양한 종류의 동물이 손상된 조직을 어떻게 수선하고 재생하는지 이해한다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용 논문: Scientific Reports, DOI: 10.1038/s41598-020-77052-8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