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 근무 첨엔 좋았는데 이러다 나도 잘리나"..인사 앞두고 '좌불안석'

강성규 기자 2020. 11. 2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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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길어지며 불안감↑..타격 큰 업계 속속 구조조정 착수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의 모습 /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처음 주4일 근무제와 유급휴직을 할때는 좋았어요. 삶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고 느꼈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길어질지 몰랐네요. 요즘엔 집에 있어도 미래에 대한 걱정에 편히 쉬지를 못하겠습니다"(면세업계 관계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직장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연말 인사철이 다가오면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특히 호텔·면세·레저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종 종사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고용과 생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연말 인사를 앞두고 주3~4일 근무제, 유·무급휴가 등 '비상경영' 체제가 유지·강화되면서 구조조정 공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주 3~4일 근무에 줄어든 월급…"대기업도 '안전지대' 아냐"

당장 얄팍해진 지갑이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심거리다. 주 3~4일 근무제가 정착된 업종의 경우, 근무일이 줄어들면서 기본급과 수당 등도 기존보다 최대 3분의1 가량이 줄어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두달 정도 '한시적'인 조치라면 충분히 수용 가능하지만 길어지다보니 상대적으로 느끼는 '박탈감'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생활과 육아에 드는 비용은 그대로인데 수입은 계속 쪼그라든 상태다. 이러다 '생활고'에 처하게 될까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결국 벗어나지 못해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가장 크다.

대기업 계열 호텔과 면세점 등은 '그래도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대기업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점차 팽배해지는 분위기다.

특히 면세업계처럼 매출을 도저히 회복할 수 없는 경우 인건비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해 '슬림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동반고사 위기에 내몰린 여행업계는 물론 한때는 '철밥통'으로 여겨졌던 조종·정비사, 승무원 등 항공업계의 대규모 구조조정도 현실화됐다.

또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업계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관이 대표적이다. 업계 1위인 CGV에 이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상당수 직영점을 폐점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CGV는 전국 119개 가운데 30%에 달하는 35~40개 가량을, 롯데시네마는 전국 100여개 직영관 중 손실이 막대한 20여개 지점을 폐점하기로 했다.

파라다이스도 핵심 수익기반인 카지노 사업이 '개점휴업' 상태에 처하면서 역시 고강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지난 7월부터 전직원 대상 희망퇴직 또는 1년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내년, 내후년까지 매출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 됐다"며 "이대로면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대기업이라고 절대 '안전지대'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출국장이 한산하다. 이© News1 황기선 기자

◇비상경영 체제 유지·강화…주4일 근무가 이젠 '스탠다드'

올초에 시작한 비상경영 체제는 이제 일상이 되는 분위기다. 재택근무와 주 4일 근무제, 유·무급 휴직 등이 보편화되고 있어서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이같은 근무체제가 사실상 '스탠다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 차원의 조치들이다. 하지만 운영난으로 인해 업무량·필요인력이 줄어들었고 인건비 등 막대한 고정비를 절감하기 위한 고육지책 성격도 강하다.

대표적으로 면세점의 경우 상반기부터 시작한 주 3~4일 근무체제가 정착화된 단계다. 직원들 대상 유·무급 휴직도 신청을 받고 있다.

특급호텔 업계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을 분산해 유연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곳이 대다수다. 팀원들을 두 조로 나눠 반은 금요일, 반은 월요일에 출근하는 식이다.

임산부와 희망자를 대상으로 유·무급휴직이나 재택근무를 신청받아 시행하기도 한다.

한 호텔 관계자는 "매월 초 재택근무와 유·무급휴직 휴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신청을 받아 각자 상황에 맞게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는 한 이같은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타격이 큰 업체의 경우 아예 직원들이 돌아가며 한달씩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곳도 있다. 무급휴직을 확대하고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선제적으로 착수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sg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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