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중천 성폭행 피해자 "김학의·윤중천 다시 경찰에 고소"

2020. 11. 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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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도 김학의·윤중천이 따라다녀..꼭 책임 물을 것"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연루된 '별장 성폭력'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의 성범죄 혐의는 끝내 무죄로 결론이 났다.

대법원 1부 (주심 김선수 대법관)은 26일 강간 등 치상(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특수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중천 씨에게 징역 6년6개월과 추징금 14억8000여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성범죄 혐의에 대해선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면소 판결하거나 고소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이날 선고 후 '김학의·윤중천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시민 공동행동'(공동행동)은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를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법원은 성범죄 사건 발생 맥락에서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판결했던 대법원은 스스로를 부정했다"며 "'그들은 반드시 처벌될 것이다'라는 수사기관의 말을 믿고 용기를 내 성폭력 피해를 진술했던 피해자에게 오랜 시간 걸려 내 놓은 대법원의 대답은 한국사회에 사법정의가 있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피해자도 이날 입장문을 보내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입장문은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의 최현정 변호사가 대독했다. 피해자는 "도대체 얼마나 힘을 내야 하나. 길을 가다가도 김학의·윤중천이 따라 다닌다"며 "언제쯤 대한민국 사법부는 억울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느냐"고 했다.

피해자는 김학의 전 차관과 윤중천 씨를 다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검찰은 윤중천은 3건의 성폭력, 김학의는 뇌물로 기소했다"며 "두 사람을 성폭력으로 다시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실이 권력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꼭 김학의·윤중천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별장 성폭력' 윤중천 씨에게 대법원이 26일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한국여성의전화

다음은 피해자 입장문 전문
아직도 2006년 윤중천을 처음 만난 날이 생생합니다.

기억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시간이 멈춰 있습니다.

사람의 상처를 공소시효라는 법리로 무너트리는 현실이 원망스럽습니다.

전 1심과 2심에서 공소시효라는 법리로 또 한 번 무너져야 했습니다. 전 또다시 죽을 힘을 다해 검찰에 대한 원망을 법리로 따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믿고 있었던 경찰은 당시 검사들을 불기소하였습니다.

사법부는 2013~2014년 검찰조사의 판결을 지적 하였습니다. 현실은 검사들의 불기소로 윤중천 김학의는 공소시효로 처벌을 면하는 이 현실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 드려야 할지, 이 원망을 이 한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숨을 실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사법부는 저에게 "네가 죽어야 끝난다, 넌 권력을 이길 수 없어" 라고 메아리치며 제 뇌를 치고 있습니다.

"얼마큼 도대체 얼마큼 힘을 내야 하나요?"

길을 가다가도 김학의 윤중천이 따라다닙니다. 그들이 구속 되어 있어도 항상 저를 따라다니는 것 같습니다. 가슴에 이 멍을 어떻게 보여야 할까요? 한 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너무나 원망스럽습니다. 언제쯤 대한민국 사법부는 억울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가슴의 한을 풀어 줄 수 있을까요? 전 힘이 없습니다. 대한민국 검찰, 사법부는 너무나 강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권력의 힘에 눌려 억울한 사람들이 가슴에 한을 품고 사는 세상이 오지 않길 바랍니다.

너무나 지칩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다시 일어나 싸워야 합니다. 검찰의 프레임으로 인해 뇌물죄로 기소된 김학의,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저를 수십 차례 성폭력을 가한 윤중천에 대해서는 단 3건만 기소되었습니다. 전 분명 일관된 진술을 하였지만, 검사는 저를 이해시키며 윤중천은 3건의 성폭력과 김학의는 뇌물로 기소하였습니다. 전 이 두 사람을 성폭력으로 경찰에 다시 고소하였습니다.

법정에서 누가 보아도 김학의라는 증거 앞에서 본인이 아니라고 하고, 저를 모른다던 김학의, 윤중천이 이제 저를 안다고 진술하는 뻔뻔함. 이들의 뻔뻔함이 진실 앞에 처참하게 무너지는 그날까지 전 진실을 말하고, 그들이 처벌을 받을 때까지 죽을힘을 다할 것입니다.

전 또다시 처음부터 시작하여야 합니다. 전 또 다시 2006~2007년 당시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고통은 대한민국 검찰과 사법부가 저에게 준 부메랑입니다. 전 진실이 권력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믿을 것입니다. 그리고 꼭 김학의, 윤중천에게 그에 따른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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